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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에 결혼하고 미국으로 왔습니다. 대기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구요.
여러 개발환경 하에서 개발자부터 시작해서 품질관리,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여러 역할을 수행하면서 일했습니다.
미국으로 와서는 곧 아이를 갖게 됐구요, 중간에 2년 반 정도 개발자로서 일을 하다,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일을 하면서 육아를 한다는게 정말 어렵더라구요. 그 외 아이들이 아프기도 했습니다..)미국에서 일을 그만둔 후, 6년정도 일을 쉬었구요.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 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씁니다. 조지아텍의 OMSCS 과정에 지원했다가 최근에 reject 되었구요. (공부를 하고 관련 분야로 일을 계속 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거 같아요.)
미국에서 학위가 있어야 취업하기에 좋을까요? 미국와서 일했던 곳은 한국회사였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볼 때, 다시 일을 시작할 때는 미국회사에서 시작하는 게 길게 봤을 땐 더 좋을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국에서 학부전공은 CS랑 전혀 상관없는 곳이었구요. 한국에 있을 때, IT 대기업에서 10년간 일을 했습니다.1.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직장을 알아본다.
2. 미국 회사를 계속해서 부딪혀 본다.
3. 한국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을 생각해 본다.위 세가지 중, 실질적으로 어떤게 가장 좋을까요?
커뮤니티 컬리지라 하더라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것이 향후에 더 도움이 될까요?
현재는 온라인으로 Python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40대 중반입니다.어떤 조언이라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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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주신분들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글들 여러번 읽으면서 생각이 정리되었어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OMSCS에 지원할 때 제 Resume를 보면서, 제 경력상의 기술이 너무 분산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Full Stack 개발자(정말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고, DB까지 다루었습니다.) 에 프로그램 설계부터 품질관리, 프로그램 매니저먼트 경험까지 많으니 좋은 거 아닌가 싶다가도, Job Description을 여럿 보면서 미국은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더 원하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국에 와서 사용한 프로그래밍 언어도 또 새로운 것이었거든요.
조언해 주신대로 Python class도 얼른 끝내고, 관련 certification을 추가하여 Resume를 업뎃해야겠어요.
Leecode 풀면서 영어인터뷰 준비도 하겠습니다.
일단 Job을 구해서 경력을 쌓고, OMSCS는 다시 지원해 볼거에요.미국와서 제 모습이 처음 계획과는 많이 달라져 있지만, 이제서라도 힘내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씀도 감사드립니다. 제 삶의 모토가 긍정, 긍정, 긍정이었는데 상황이 계속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다보니 살짝 위축이 됐었나봐요.아, 그리고.. 제가 괜한 얘길써서 논란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육아하면서 직장을 다니는게 쉽지가 않다고 일반화 시켜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니까요.굳이 말씀드리자면, 미국에는 일단 남편과 두 아이 외에는 가족이 없습니다. 남편은 제가 출산한 다음날 출장을 떠나야 할 정도로 출장이 잦은 사람이구요. 아이들은 둘다 제가 음식부터 하루종일 챙겨야 하는 건강상 문제가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쓰고 직장을 계속 다녔더라면 제 경력을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아침에 정신없이 아이들을 맡기고, 아프다고 연락오면 일하다 중간에 데리러 가야 하고,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다들 집에 가고 저희 아이들만 덩그라니 어린이집 사무실에 남아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밤에도 아파서 보채는 둘째아이 달래느라 한숨도 못 자고 출근하기도 하구요. 중간에 개인사업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껌딱지처럼 떨어지지 않는 아이 때문에 재우고 일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정말 피곤했어요. 그 외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한국에 있었더라면, 가까이 다른 가족들이 곁에 있어서 좀 안심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어딜 가더라도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좀 더 많아서 제가 굳이 싸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하는 것들 때문에 저런 얘기를 저도 모르게 썼던 거 같네요.
이제 아이들 건강도 많이 좋아지고, 꽤나 자라서 스스로 하는 일들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이젠 제가 하고 싶던 일 하려구요.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 결실을 맺는 날이 오겠지요.
여러분 덕분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 모두 원하시는 바 이루시고, 즐거운 미국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