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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 대학 다니고 있는 junior입니다. 전공은 물리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물리를 좋아해서 학계로 가든, 산업으로 가든 일단 학부 전공은 물리로 가자 생각하고 열심히 물리 수업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선 물리 전공으로 갈 데도 (비교적) 많으니..
그런데 이제 봄 학기 끝나면 senior고, 본격적으로 졸업 후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은데 이제서야 또 고민이 듭니다.막연한 꿈 하나는 괜찮은 대학에서 교수하면서 물리로 밥 벌어 먹고 사는 건데, 어느 학문이 안 그렇겠냐마는 물리 교수 되는 것도 정말 힘들어보이더라구요. 탑텐 대학원에 진학해도 운과 실력이 따라 줘야 가능한 꿈일 텐데 제 스펙으로 일단 탑텐을 노릴 수나 있을지 걱정입니다… 학점 관리는 잘 해서 3.8~3.9 정도로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연구실적 등을 내세울 게 없네요.
일단은 대학원을 진학해서 교수를 노려보고 안 되면 산업으로 빠진다… 라는 방법도 있겠지만 제가 그 삶에 만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고, 또 산업에서 물리 박사를 다른 전공에 비해 뽑아줄 이유도 별로 느껴지지 않아서 걱정도 됩니다.그러던 와중 운 좋게 신분 문제가 해결이 되어서 내년부터는 영주권자인데, 생각하지 못했던 의대라는 옵션이 열렸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만 해도 의학엔 별 관심도 없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지원이 가능해지니 너무 달콤한 이야기 같네요. 미국에서 의사는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고소득 직종이고, 제 성격이 크게 사치스럽지도 않은지라 의사 평균 정도만 벌어도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바깥에서 보고 있는 거라 종사자 분들께서 보시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만요.
성적 관리는 열심히 해놓은지라 괜찮은 의대에 이곳저곳 써 볼 수는 있을 것 같고, MCAT은 생물 쪽을 좀 열심히 파면 30점대 중반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제가 생각하기론 만약 의사를 할 수 있다면 교수를 하는 것만큼 행복하지는 못해도 인더스트리에 있는 것보단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땐 일단 끝까지 물리로 밀어보고 안 되면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면 비현실적인 꿈은 접고 좀 더 가능성 있고, 기대값이 더 높은 일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치기 어린 대학생의 질문이지만 여러분들의 의견 들어보고 싶어 글 올립니다. 모든 댓글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ps) 한편 천문학적인 의대 등록금이 걱정이 되긴 하는데, 이거 낸만큼 나중에 벌어들일 수 있을지 또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