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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분야에서 8년 동안 장수 포닥하다가 학계에 자리잡는 것은 불가능하겠다 싶은 생각에
2년 전에 제약회사에 사이언티스트 포지션으로 취직하여 다니고 있습니다.
취직할 당시에는 포닥이라는 비정규직을 드디어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만족하며 다녔습니다만
아카데미에 있을때에 비해 오히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네요.
일단 포닥때 했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기도 하고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향해서 가다보니
여기 회사에 있는 포닥들보다도 성과가 적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위에서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빅파마에서 일하다 보니 내가 하는 일이 아주 작게만 느껴지고 대부분 다른 팀과의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여기 팀원들은 서로 뭘 하겠다고 나서는 반면에 저의 경우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하지 못하네요. 이러다보니 메니저한테 인정도 잘 못 받는 것 같고 승진도 아무래도 쉽지 않을것 같네요. 메니저들 나이가 저와 같거나 적은것도 종종 제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에 하나네요. 물론 제 밑에 분도 저 보다 나이가 좀 많아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이해할려고 합니다.
한국이긴 하지만 학석박 좋은 곳에 나왔고 포닥때 논문만 대박나면 교수로 갈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하루하루 버티자 라는 생각만 듭니다. 가족들 생각하면서요….
주위 다른 회사 다니시는 한국분들에게 여쭤보면 회사 생활이 다 그런 거다 라고 말씀해주셔서 이해도 하고 조금씩 적응도 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일기 같은 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그냥 어디든 푸념섞인 글 남기고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