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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글은 아니고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평균 겨우 넘은 점수를 받아서요.
저는 미국에서 박사졸업 후 포닥으로 남아있고 현재 employer 와 일한지는 1년 반이 되었습니다.
제 보스가 자신이 작성한 performance evaluation을 한 번 같이 보자길래 이런 적은 처음이었지만 예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둘 사이에 오해가 없기 위함인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 방금 zoom meeting으로 (원래는 만나서 미팅 하려고 하였으나 보스가 오늘 아파서 줌미팅으로 전환) performance evaluation 을 하였습니다.영미권 문화가 워낙에 겉으로는 나이스하고 저보고도 자주 잘한다 잘한다 해줘서 저는 제가 정말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걸 겪어보니 보스가 저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보다 명확히 알겠더군요.
사실 아무래도 박사과정 졸업한지 얼마 안된 후 이 실험실에 조인한 거라서 그동안 박사과정 dissertation 논문들을 짬내서 끝마쳤는데 그게 내심 보스 맘에 안 들었는지 그걸 언급했구요 (아무리 최대한 주말 시간을 활용했다 쳐도 이게 저의 productivity에 영향을 안 끼친 건 아니니 이건 인정합니다)
그 외에는 좀 더 independent researcher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발표할 때 clarity 와 pacing을 보완해주길 바라는 점이 주요 지적할 점인 거 같았습니다.
솔직히 보스가 아주아주 나이스하게 말해줬지만 제 총점은 5점 만점에 3점 (3-4점 사이라지만 결국 준 점수는 3점이죠;;)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맘에 안 들었는지가 명확히 드러나서 마음이 조금 심란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충격받을 정도는 아니고요 납득도 갑니다.
한편으로는 이게 표면적으로는 나를 위한 거지만 보스가 거의 유일하게 포멀한 자리를 빌어 나의 고칠/맘에 안드는 점을 지적할 수 있는 자리기도 하구나, 그래서 굳이 미팅까지 하면서 이걸 말해주는 거구나 싶었구요.
조금 충격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저 잘 되라고 그러는 거니까 (제가 잘되길 원하니 이렇게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짚어줬겠죠) 좋게 받아들이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살면서 아무래도 사기업 경험이 적다보니 이렇게 구체적으로 평가받은 적은 별로 없었거든요.아주 추상적으로 저는 잘하고 있다 싶었는데 그리고 살짝 번아웃도 있었는데 이걸 보니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나는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아쉬운 점은 저도 나름대로 보스에게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걸 말할 기회는 거의 없다는 점이네요. 아무리 수평적인 문화고 보스랑 사이는 좋은 편이라고 해도 서운한 점을 꺼내기는 아주 힘들어서요… 긴 얘기라 여기에 쓰긴 힘들지만 그동안 보스와 조직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분명 저의 퍼포먼스에 준 영향이 없지 않은데 이걸 반영할 길은 없으니 그저 다 제 탓으로 안고 가는것이 순리인건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