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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ayoff에 관한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노동 시장에 있어서 유연성은 “at-will”에 따른 자유로운 해고와 탄력적 고용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로인해 사기업의 이윤 창출이 극대화 될 수 있고 노동력의 순환이 매우 빠른 편이지요.저는 Software developer입니다. 그리고 이번 화요일에 Layoff 되었지요. 사실 Separation paper를 보면 애매모호합니다.
이게 대체 Layoff인지 아니면 resign인지 분명하게 구분이 안되더군요. “양측의 동의하에 XXXX(본인)는 현재 직위에서 Resign한다”
아침에 사장이 부르는 순간 올 것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천천히 Separation 서류를 읽어보니 요약하면1) 회사에 부정적인 내용을 폭로 금지- (Glassdoor 나 indeed 같은 사이트)
2) 법적인 문제로 이의 금지
3) Reference는 반드시 사장한테만 부탁할 것
4) 기타 회사 기밀 유지 물품 반납 등등사인하면 Severance Package로 몇달치 월급하고 보험 유지….
마지막으로 주정부에 제출하는 서류에 Separation 사유란을 확인했습니다. 이유는 “현재 Position에 부적합”
5년간 두개의 프로젝트를 끝냈고 가장 최근인 3주전에 대형 프로젝트를 끝냈습니다.
나중에 확인차 Bitbucket commit history보니 제가 가장 많은 코드를 작성하고 넣었더군요. 지난 5년간….근데 부적합 ? 이게 뭔..
5분간 갑자기 안돌던 머리가 급하게 회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반론 없이 “나는 이해한다. 사인할게 그동안 고맙다”
물건 정리하는데 사장이 떠나기전에 전직원한테 한마디 하라고했습니다. “다들 너무 고마웠고 앞날 행복하라..” 라고 간략하게 연설아닌 연설했습니다.일일이 악수하고 팀원들은 전원 벙찐 표정..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하는..
파트너들하고 악수하는데 저를 제대로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집에 와보니 문자가 계속 날아오더군요. 같은 팀동료들 거의 전부가 대체 왜 제가 떠난건지 이유라도 알자고. Layoff인지 resign인지 fire인지 물어보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갈 이유가 없는데 왜냐고. 그냥 Severance package 넉넉하게 받았으니 나중에 밥한끼 먹자고 답장들했습니다.
사실 이렇습니다. 5년 조금 넘은 동안 3년간은 잘 했고 Team lead도 했습니다. 2018년에 아내가 암선고 받고부터가 문제였지요. 미취학 아들 2명이나 있는데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일했고 헌신했습니다. 3차례의 큰 수술과 Chemotherapy, radiation therapy 도 끝내니 2년이 훌쩍 지났고 그간 회사에서도 가급적이면 flexible하게 스케쥴 짜서 쓰라는 허락도 받고 일했습니다.
다만 치료중 아내가 몇번 위기 상황도 있었고 일이 연속성이 가끔씩 끊어져서 Back-end쪽 큰 덩어리는 가급적이면 일을 안한건 사실입니다. 또 그러라고 허락받았구요. 마지막 수술이 끝난게 작년인데 갑자기 파트너 한명이 부르더군요.
PIP 뭔지 아실겁니다. 60일 기간을 줄테니 퍼포먼스를 올려라.
보는순간 직감했습니다.
전 회사는 규모가 작은 Startup이었고 보험 혜택이 그닥이었습니다. 아내가 2년에 걸쳐 치료 받다보니 알게 된 것인데 2019년도 보험이 무려 200프로 넘게 뛰더군요. 대충 20명 정도의 인원을 커버하고 거기에 회사 부담금까지 생각하니 엄청나게 회사에 압박이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결국 명분 쌓기 준비에 들어가는구나 싶었지요. 말도 안돼는 요구를 그 동안하더군요.
예를 들어 저는 C#위주이고 외부 DLL은 C++짠 것인데 외부 DLL은 다른 팀이 책임지는것임에도 불구하고 (Marshaling이라고 브릿징하는 것 까지는 합니다) C++쪽까지 신경써라부터..
가장 황당한게 한국측 커스터머가 상담을 요구해서 제가 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업무시간 외에 하라” (???? 시차가 반대인데 제가 그걸 모르겠나요..) 등등그래도 60일 내에 평가 2번도 전부 살아 남았습니다. 평가 받을 때마다 그동안 한 내용은 1일 단위로 적고 코드 까지 History 요약했으니 딴지 걸고 싶어도 못걸죠. 그리고 “6개월 후에 Raise할때 이야기해”가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근데 그 회사에서 마지막날 결국 불려갔습니다.
“It’s really really hard to say but we should let you go”눈물이 나거나 억울한 감정도 없었고 그냥 허탈했습니다.
사장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무슨 반박을 할지 겁이 났는지 눈도 못맞추더군요.결국 돈입니다. 저로 인해 20명의 직원들이 보험료로 고통 받느니 조용히 물러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 at-will로 포장한 해고는 정말 잔인하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걸 악용하는 악덕들도 있지요. 하지만 그래도 임원들 눈에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미안함 (인간이라서 그랬겠죠)이 진심으로 보였습니다.이상으로 제 Layoff에 관한 경험담을 줄입니다.
그날 돌아와서 바로 Resume리뷰하고 3군데 넣었고 이미 한 곳에서 서류 Screening, 1차 Phone interview 끝내고 다음주 최종 인터뷰를 합니다. 잘되길 바래야죠. 팀원들이 자꾸 자기들이 Reference 해준다고는 하는데 이게 참…어찌해야하는지.멀리 미국까지 와서 뿌리내리고 직장생활 하시는 여러 USLife 회원님들. Layoff는 당하는 사람이야 당연히 황당하고 속상한 일이지만 하는 사람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봅니다.
또다른 도약을 위한 기회라 생각하고 담담히 이겨내야지요. 가족을 위해서라도요.
혹시나 실직 하신 분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