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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추석 전쯤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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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람쥐만할 때다람쥐가 다 따간다고
다람쥐가 다 따가기 전에
다람쥐보다 먼저 가다람쥐가 밥그릇 다 챙기기 전에
다람쥐 밥을 뺏어야 된다며청설모 같이 생긴,
청설모만한 동네 형들이청설모 밥그릇은 더 크다고
청설모가 밥그릇을 챙기기 전에
청설모의 밥도 뺏어야 된다며
청설모가 간 쪽이라고3시 방향으로 오른발을 틀며
땡땡이 치고
밤따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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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깻대에 가려
참깻대에 가려
콩대에 가려알곡 몽땅 털려 앙상한
옥수수대에 가려오후 다섯시만 되면
되게도 거만해지는운동장 모퉁이의 국기계양대.
계양대 꼭대기의
낮달같이 동그란 국기봉이까치발로
보일락말락하는 지점쯤에서궁민핵교 3학년 때
5,6학년 동네 형색휘들을 따라
3시 방향으로 오른발을 틀며총총총
다람쥐 걸음으로 따라 나선
땡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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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잎으로 얼굴이 씻기고
산삼 잎으로 정강이가 긁히고
산삼 잎으로 귓때기가 베이며산 속으로 속으로……
산의 내장까지 훑을 때쯤
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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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옻칠이 끝난 교자상처럼
윤기가 반질반질한
밤색의 밤.반은 벌어졌고
반은 안 벌어졌고
벌어진 반의 반은
떨어져 있고
떨어진 반의 반은다람쥐, 청설모가
제 밥챙겨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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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부모님도
형들도오늘만큼은 머리 속에서
빼내 팽개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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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까지 가 보자~~~~~~~~~~~~~~~~~~~~~싸이가 내 외친 저 소릴 표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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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돼교실에서
공부하다 먹으라던 변또,산에서
밤 따며 먹는 밥
와, 게 또 별미라.밥 먹다 밤 먹고
밤 먹다 밥 먹고밥 먹어서 부른 밴지
밤 먹어서 부른 밴지무튼
부른 배
딱 그만큼행복이 불러 오는데
그 때 알았지.
이런 행복이 있어
땡중들이 산으로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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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도 먹고
내낼도 먹을,나만 아는
소나무 밑을 파고 묻고평소보다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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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손 허리에 차고
짝다리 짚고미간,
쟁기로 갈아 엎은 논 보다
밴 더 골 깊게 찡그리고
날 째려보는 엄마,아니,
오늘 저 엄마가 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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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일루와.부지깽이로 패다패다 부러지자
붴 빗자루로 패다패다 부러지자
싸리비로 패다패다 부러지자
삽으로 패다패다 부러지자쇠스랑을 들고 휘두르길래
찍히면 간다
싶어
졸라리 토끼는데,
학교 갔다 오던 작은형색휘,
검은모자 중앙에 중이라고
금뺏지가 박힌 모잘 벗으며
자전거에서 내리더니너 일루와.
비열한 색휘,
개겨 볼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엄마에게 흠뻑 맞아
그로키 상태일 때의 날자전거 뒷자리 가방 묶는
굵디 굵은 고무줄을 풀러선뒷산
할아버지 산소 옆내 키 밴 되는 비석에 날
꽁꽁 칭칭 묶더니닥치는대로 패는데
아,
드디어 내가
할아버지랑 나란히 누워
젯밥 나눠먹게 생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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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 너이 개새
너 늙으면 내 손에 디질 줄 알어.이 한 마디
비명으로 질렀다가10분 정도 더
덤으로 졸라리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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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내가 커서
아무리 못 돼도 최소한대통령은 될 줄 안 귀한 자식여서,
차선으로
유엔 사무총장쯤은 될 줄 알아서(돌이켜 보니 이 건 아님,
엄만 유엔이
어디서 파는 건지
어떻게 먹는 건지
지금도 모르고 계심)허튼 길로 빠질까의 염려가 아니라
산에 함부로 다니다간
한여름 모기떼처럼 흔한
사자, 하이에나, 치이타뭐 이딴 것들의
간식거리나 되지나 않을까
그게 걱정이셨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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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비밀리에 양심선언한
내부고발잘 알고 봤더니동네
것도 옆 집같은 반 지지배 그 써글년
현자,
이 년이 언제부터 울엄마와 우정이 돈독한 사이였다고
참 착하게도“칼 오늘 학교 안 왔어요.”
의
투서 한 방에
그 날
완전범죄는 쫑치게 되고
할아버지와
나란히 눌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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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고 보니
별 생각이 다 난다.나 시방
가을을 타고 있나 보다.차암!!!!!!!!!!!!!!
엊그제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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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잘 것 없는 밤.고향생각이 나
둬 근 사들고 온 밤.궈선 잡술려고 껍데길 깠더니
알맹이는 없고
현자
그 써글년이 씨익 웃으며
안부를 묻는다.저 써글년 뒤에선
작은형 저 개새가
자전거 뒤에서 고무줄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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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로타로티로리로롱~~~어, 작은형, 어쩐일야?!!!
“난디, 시골에 온김에
강경에 가서
새우젓하고 황새기젓 좀 사서 부쳤다.
한 일 주일쯤 걸린댜.”내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걸 눈치챘는지
아부가 이만저만이 아닌 작은형.
고마워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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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얘,넌 젓 좋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