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점점 인간이 되어가는구나

  • #3540647
    칼있으마 73.***.151.16 176

    하늘에 구름 떠 가네
    보라색 그 향기도
    이 몸이 하늘이면 얼마나 좋을까~~~

    구창몬

    나중에 분명

    하늘로 태어날거야 이?
    .
    .
    .
    .
    .
    살면서
    언제 한 번 제대로
    하늘을 쳐다 본 적 있었던가?

    창몰 따라 흥얼거린김에

    실컷 하늘이나 보잤더니

    파랗게 하늘을 닦고도
    여분으로 남은 구름들이
    여기저기 떠가길래

    저 구름들은 모아뒀다가

    상처난데
    아까징끼 바를 때 쓰면 요긴하겠다.

    싶자

    노래가 바뀌는데,

    나는 그대 모습을
    꿈속에서 보았네.
    사랑하는 사람이여 꿈속에서
    그댈 봤네~~~

    여진은

    꿈을 꾸면서 님을 봤다고
    노랠 잘도 부르더만서도

    꾸는 꿈마다 난 어찌
    개꿈 뿐인지……
    .
    .
    .
    .
    .
    “짠~~~”

    아이고머니나.

    현관문을 여는 순간 기절할 뻔 했다.

    꿈에,
    개꿈에
    개가 품에 안기는 꿈을 꿨는데

    반대라더니 것도 아닌개벼.

    날 기쁘게 한답시고
    개 한 마릴 사 왔다고 디미는데

    내 정서론 도저히
    개가 집안에서 산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기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 갖다 버려.
    팍 쌔려버리기 전에.
    어디 집에서 개를 냥.

    “아니 왜 활 내고 그래에?”

    야이 이핀네야.
    내가 시방 활 안 내게 생겼어?

    암캐

    가 아니잖아아?

    그런 날 보곤
    휑~~~삐쳐 돌아서는 마눌이
    므라므라 혼잣말로 씨부리며 흘린 단어들을
    내 귀가 가지런히 주워모았다.

    “내가 저 인간을 어딜 믿고 집안에 암캐를 들여.”
    .
    .
    .
    .
    .
    마눌의 개사랑은 가히 개학대라겠다.

    산책이라도 하는 날엔

    옷을 입히고
    선그라스도 끼워주고
    나이키 운동화도 신겨주고

    산책을 하곤 하는데,

    하룬 따라나섰더니

    분명 앞에 오는 이가 한국사람이라.

    반가움에 그만

    안녕하세요?~~~

    “아, 예, 예.”

    엉거주춤, 꾸부정한 자세로
    내 곁을 지나가는 폼이

    “개노무 색휘가 그냥 갈 일이지
    지가 날 언제 봤다고 안녕하세요는 무슨 안녕하세요야.
    깜짝놀랐네이 씨.”

    꼭 그 폼으로 읽혀지길래

    속으로
    뭔 저런 개노무색휘가 다있어 그래에?

    하곤 말았는데

    이틀 훈가?

    다시 글 만나게 되어서
    이번엔 부러 내가 인살 안 했더니

    아니나 달러?

    어영부영 눈깔을 먼 데 보는 척 하면서
    애써 그냥 지나치는 거 있지.

    아, 뭐 저런 개같은 인간이 다있냐 그래에?

    날 완전 개로 보고
    개무실 하네 저색휘가?
    .
    .
    .
    .
    .
    마눌은 아침 일찍 또 개에게
    옷이니 안경이니 신발이닐 신기고 나가길래

    야이사람아.
    적당히 좀 해.
    남들이 보면 개가 아니라

    인간인 줄 알겠다
    인간인 줄 알겠어 이사람아.

    라며 따라나섰더니
    또 재수없게 그색휘라.

    기분도 거시기 해서
    나도 모른척 하고 지나치는데
    그 색휘의 씨부리는 소리.

    “개가 점점 인간이 되어가는구나.”
    .
    .
    .
    .
    .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봤더니
    뿔따구가 나는 거라.

    아니 색휘가 우리 개에게
    사룔 한 번 사주기를 해 봤어
    옷을 사줘봤어
    신발을 사줘봤어.

    남이사 갤 이리저리 꾸미고 다니든 말든
    제깟게 뭐라고 지라랴 지라리.

    냘 이색휠 만나면 한 번 따져야겠어.

    얌마, 너 어제

    “개가 점점 인간이 되어가는구나.”

    그 말,

    나한테 한 거냐?
    .
    .
    .
    .
    .
    근데 얘.

    넌 어디서 한국사람 만나면

    안녕하세요?~~~멋진 스타일야

    아, 예, 예. 꾸부정한 스타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