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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4
데이비드 스코필드(David Scofield)英 셰필드 대 동아연구소 선임 연구원로버트 김, 미국 군사 정보 넘겨줘…(한미)동맹관계에도 악영향 미쳐
최근 한국의 언론과 정치인들은 간첩혐의로 구속된 후 7년 6개월 만에 풀려난 로버트 김에 대해 연일 치켜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는 지난 화요일 뚜렷한 결말 없이 끝나버렸다.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은 지난 1974년 미국에 귀화한 이후 美 해군정보국에서 1급 기밀정보를 다루는 컴퓨터 분석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이곳에서 근무 중 북한과 중국 잠수함의 배치현황 등에 관한 군사기밀 자료를 1990년대 중반 주미 한국대사관의 해군 무관이었던 백동일 대령에게 넘겨주었다. 증거에 따르면, 그는 신뢰를 쌓고 미래에 잠재적으로 더 수지맞는 이중행위를 위한 길을 닦기 위해 한국측에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의 감청 기록에 따르면 로버트 김과 그의 동생인 김영곤씨는 미군이 보유한 비밀 컴퓨터 시스템과 이에 대한 제조 기술 등을 한국정부에 판매할 계획(plan)을 고안(devise)했다. 만일 이 계획이 성공했다면 두 형제는 횡재(windfall)를 했을 것이다.
당시 로버트 김은 계약을 통해 수출 허가를 받아 냈으며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미국의 민감한 기술이 한국에 넘어갈 뻔했다. 한편 지난 2000년 6월 美 상공부는 이 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를 명령했다. 스파이활동은 대개 돈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로버트 김은 그의 행동 동기가 단지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대한 애국심 때문이었다며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해 혼란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그의 말을 여과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로버트 김의 선동 행위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는 국가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음모를 꾸몄던 사실에 대해 변명을 하고 있다. 체포 당시 수사관들이 조사한 산더미 같은 증거 자료를 그에게 들이댔을 때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변명을 했다. 특히 그는 북한에 대항해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했던 한미관계를 고려해 선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한국의 언론들은 보도 하지 않았으며 한국인들은 이 사실을 무시해 버렸다. 현재 한국에서 로버트 김은 좌파와 우파 그리고 정부 내에서 모두 그는 사심 없이 조국을 위해 일한 애국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로버트 김은 그가 정말로 사랑한다는 한국에 정착을 할 의사가 없다. 물론 그가 여전히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의사를 표명한 적도 없다.
로버트 김과 관련해 한국의 언론과 정부가 취하는 태도는 다음과 같다. 복잡한 세계를 단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태도로 본다는 점, 그리고 국가의 안보와 관련된 모든 행위는 선한 행동이 된다는 논리이다. 결국 이러한 인식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현실성과 타당성을 벗어나 로버트 김이라는 인물을 국가적 신화(myth)로 만든 후 혈맹관계인 미국을 내던지는(cast) 결과를 낳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은 로버트 김과 그의 가족을 후원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 로버트 김의 동생인 김성곤씨는 열린당의 의원이며 최근 국회는 로버트 김 사진전까지 열었다. 언론들은 연일 로버트 김씨의 한국행을 희망하는 논조의 사설을 쓰고 있으며 그가 일선 학교를 돌아다니며 어떻게 하면 애국자가 되는지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하고 있다.
로버트 김은 애국자가 아니다. 그는 단지 미국에서 가졌던 높은 신뢰를 요구하는 지위를 이용한 부패한 한국계 미국인일 뿐이다. 그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간첩행위는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논리를 만들어 냈다. 이는 결국 ‘(한미)동맹의 미래’(future of the alliance)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아시아타임스 2004/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