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미국경제를 체험하며 느낀 것… (미국의 자본은 아주 거대해 더 무섭습니다)

  • #290026
    미국자본은 거대한 악 66.***.224.36 2579

    달러를 찍어낼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그 자체가 미국에게 엄청난 이익을 갖다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아래 우리나라 현실을 잘 지적하는 글이 있네요..

    [여의도칼럼]‘우량 투기꾼’을 키우자

    지난 5월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시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의 한적한 시골에 있는 한 관광호텔과 부속 놀이시설이 미국계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로 넘어갔다. 미국자본이 일본 벽촌까지 들어가 돈되는 ‘물건’들을 게걸스레 먹어치우는 현장이다. 시골 호텔뿐인가. 가치가 폭락한 부실기업, 빌딩, 골프장 등을 마구 인수하고 있다. 이걸 보니 경제대국 일본도 불황에는 별 도리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70∼80년대 일본인들이 그렇게도 미국의 자존심을 짓밟고 농단하더니 지금의 처지는 그 반대가 됐다.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은 한때 일본자본 침략의 흔적으로, 아직도 일본인 소유다. 그 당시 하와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골프장, 대표빌딩들이 줄줄이 일본인들에게 넘어갔다. 그런 일본도 10년 디플레(자산가치 하락)라는 망령에는 손을 들고 말았다. 일본의 오랜 불황이 미국자본의 일본공략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돈냄새 잘 맡기로 유명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투자회사들이 일본에서 부동산, 부실기업 등을 사고 팔면서 최근 손놀림이 빨라진 것은 다름아닌 일본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메시지다. 아니나 다를까. 올들어 일본의 성장률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사실 우리시장만큼 먹이감 많은 신흥시장도 별반 없다. 경쟁력�^자본력 만만한 대기업들 많겠다, 정치는 조변석개하겠다, 시장은 자주 출렁대겠다… 여하튼 돈벌기 좋은 토양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돈되는 것은 죄다 내다팔면서 우리시장은 외국자본의 놀이터로 변했다. 이제 안방까지 통째로 넘길 판이다. 우선 은행들이 그 대상이었고, 지금은 제조업과 부동산까지 외국인들 잔칫상에 올라 있다. 요즘 삼성전자 주식 58%, 10대그룹 44% 이상, 국내증시 43%가 외국인들 차지다. 멕시코가 서너차례 외환위기를 거치며 은행들을 모조리 외국인에게 넘겨 아예 ‘금융주권’을 포기했다. 우리가 지금 그 꼴로 가고 있다.

    알토란 같은 국내 대표빌딩 17%도 외국인계다. 브릿지증권 을지로사옥, 현대상선, 코오롱, 극동빌딩, 두산중공업 등 굴지의 빌딩들이 줄줄이 넘어갔다. 지난해에는 미국계 자본 론스타가 강남에 있는 서울의 간판빌딩 스타타워를 6632억원에 인수했다. 당장 팔아도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데 순식간에 떼돈 버는 이만한 장사가 어디 있을까. 사정이 이런데 제기랄 노조로 골치아픈 제조업을 무엇하러 하겠나.

    외국자본은 위기 속에 왔다가 위기가 찾아오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게 생리다. 외환위기 때 우리가 뼈저리게 경험했다. 시장불안이 심화될수록 외국자본의 탐욕은 거세진다. 벤처가 붕괴하고 부실기업이 급증했다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사냥철이 왔다는 신호다. 외환위기 때 그랬고, 불황이 지속되는 요즘도 그런 시기다. 그래서 기복 심한 우리시장은 외국인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이다.

    하지만 안보가 흔들리고 행정수도이전 등 불가측성이 커지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만에 하나 미군철수가 기정사실화된다면 자본철수는 철군에 앞서 이뤄질 것은 자명하다. 이보다 더 끔찍한 가정은 없다. 우리가 외국인의 자본철수에 대비하고, 외국의 음모에 대항하고, 부실기업이나 빌딩 등 각종 자산을 헐값에 외국인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거대자본을 만들어야 한다. 싱가포르 정부투자청 같은 국가차원의 펀드도 좋고 개인이든, 기업펀드든 상관없다. 국내 주요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고, 여유가 생기면 외국에서 부동산과 부실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불안한 외국시장 헤집고 들어가 막말로 투기라도 해서 국부를 창출하는 일은 자본전쟁시대에 글로벌적 추세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돈이 없는 게 아니라 투자할 데가 없다. 시중에 떠도는 돈이 400조원에 달한다니 100조원만 펀드로 흡수해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도 이제 소로스펀드같이 외국시장을 쥐고 흔들 ‘한국펀드’를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안팎에서 위력을 떨칠 ‘우량 투기꾼’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지난주 국회 재정경제위에서 우여곡절 끝에 사모펀드 설립을 허용하는 법이 개정됐다. 취지는 좋았는데 이 법안을 살펴보니 산업이냐, 금융이냐… 여전히 자본성격이나 따지고, 이런저런 규제로 우리자본의 손발을 또다시 묶어놨다. 출발부터 제구실을 할까 회의적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세상판세를 아직도 못 읽는 것을 보니 철들려면 멀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