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l’s Advocate (악마의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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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디장 64.***.68.20 5869
    알 파치노와 키아누 리브스가 주인공이었던 이 영화 (Devil’s Advocate) 에는 악마도 나오고 귀신도 나온다.  초현실적인 영화인데 나는 어떤 영화보다 더 변호사 생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현실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플로리다의 형법 변호사다. 돈, 명예, 승부욕때문에 고객의 무죄를 믿든지 말든지 어려운 케이스들을 맡아 유능한 실력으로 무죄로 이끈다.  이번에는 학생을 성추행한 선생의 변호를 맡게 되었고 재판 준비중에 그가 유죄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승부욕때문에 성추행 당한 학생에게 견디기 힘든 질문들을 던지고 결국 케이스의 결과를 무죄로 이끌어 낸다. 

     

    이 때 뉴욕의 굴지 로펌에서 키아누 리브스를 스카웃한다.  알 파치노는 그 펌의 대표이며 최고로 인정받는  변호사중 하나이다.  로펌에서 마련해준 최고가의 아파트로 이사하고, 키아누 리브스가 일로 휩싸인 동안 와이프는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자살한다. 
    키아누 리브스는 곧 알 파치노가 사탄, 악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알 파치노에게 원성을 퍼붇자 사탄은 나는 무대를 마련해주었을 뿐이며 넌 언제든 떠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키아누 리브스는 대가가 무엇이든 이기길 원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사탄에게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한다.  난 여기서 키아누 리브스가 드디어 사탄에게 이긴 줄 알았다. 

    깨어보니 키아누 리브스는 아직 성폭행 사건의 막바지 단계이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음에 기쁜 그는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당할 위험을 무릎쓰고 성폭행한 선생을 더 이상 변호하지 않겠다고 물러난다. 

    이 때 리포터가 나타나 너무 훌륭하다며 간곡히 인터뷰를 요청한다.  키아누 리브스는 처음에 거절했다 와이프의 권유로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다.  그때 리포터는 다시 알 파치노, 사탄, 으로 바뀌며 ‘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죄’라고 내뱉는다.  그때의 섬찟함이 지금도 생각난다.  아마 나 또한 허영병을 앓고 있었다는 깨달음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변호사 업계에 널리 퍼진 돈에 대한 야망, 승부욕, 이들을 버리고 난후 찾아 오는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라는 세상의 칭송이 주는 유혹, 즉 허영, 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한번 재미있는 설교를 들었다.  목사님도 젊어서 능력을 달라고 부르짓고 기도하셨다고 한다.  기도만 하면 병자가 일어나고 마귀가 떠나고 기적이 일어나는 이런 능력을 받아 하나님을 더 잘 섬기게 해달라고.  그런데 안 주셨다고 한다.  그런 능력을 통해 한순간에 일어나는 결과보다 오랜 기간동안 꾸준하게 일어나는 결과가 더 내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한다.

     

    나 또한 유능한 변호사가 되기를 절실히 간구해 왔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즐거워 하는 일이지만 더불어 날 찾아오는 이들의 문제를 다 해결해 주고 싶었다.  주변에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도저히 있는 법의 틀 안에서는 내 지식안에서는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데 문제만 해결해 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승부욕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명예욕이라 부르지 않았고 자기 만족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고객을 위해 능력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그럴듯한 껍질 안에는 내 자존심이 도사리고 있었다.  케이스 한건 한건에서 내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법률계에 장기간 몸담고 있다 보니 내가 변호사로서 존경하는 변호사들은 항상 승리하는 변호사나 가장 뉴스에 많이 거론되는 변호사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 자신을 세워 볼줄 알고 매 케이스마다 새로운 도전인양 공부하는 성실한 자세를 가진 이들이다. 

     

    지금도 간구한다.  좋은 변호사가 될 수 있기를.  처음 가졌던 그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수많은 고객을 만나도 타성에 젖지 않고 매번 새롭게 그를 이해하고 성실할 수 있기 바란다. 

     

    Copyright© Judy J. Chang, Esq. All rights reserved. (쥬디 장 변호사, J Global Law Group. E-mail: Contact@JGlobalLaw.com; http://www.JGlobalLaw.com; http://twitter.com/JGlobalLaw  )
    • 하늘낭자 184.***.216.72

      변호사님, 글을 읽다 보니 크리스천이신가 싶네요. 저도 크리스천입니다. 반갑습니다. ^^
      저는 방금 웹사이트 통해 온라인상담신청을 드린 남정현이라고 합니다. 시애틀 옆 벨뷰에 살고 있습니다.
      저도 그 영화를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그 영화 덕분에 advocate 이라는 단어를 지금까지도 기억하게 되었지요. ^^ 하지만 너무 오래돼서 스토리라인조차 희미해져있었는데 변호사님 글을 보면서, 특히 마지막 리포터(사탄)가 ‘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죄’라는 부분에서 제 마음이 찔립니다. 저는 어쩌면 장애인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너무 많은 칭찬을 들었고 지금도 분에 넘치게 듣고 있는 가운데 어느새 그것이 저의 허영, 혹은 자기자랑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죄, 교만과 이어지는 것이겠지요.
      변호사님 덕분에 오늘 아침에 이 부분에 대해 묵상하게 되네요. 회개해야 할 일입니다. 귀한 묵상? 나눠주셔서 감사드려요. ^^ 고객의 입장에 자신을 세워볼 줄 알고 매 케이스마다 새로운 도전인 양 공부하는 성실한 자세를 가진 변호사님들을 저도 존경합니다. 저도 비록 변호사는 아니지만, 늘 상대방의 입장에 나 자신을 세워볼 줄 알고 매 순간 어려움이나 새로운 일을 만날 때마다 도전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은 너무나 게으르고 자기 중심적일 때가 많은 부족한 사람이지만요.
      아침부터 변호사님 글들을 읽으며 도전받고 감동받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평안한 하루 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