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살에 한국 돌아가기…

  • #158798
    고민 124.***.212.142 9675

    잠시 한국나와 있습니다.
    한국나이로 41세.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정하던 7년 전 처럼 인생에서 다시 한번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인거 같습니다. 몇년만에 들어와서 많은 선배, 동기들을 만나고 사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나름 잘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어려운 사람들도 있지만…. 한편으론 자리 잡고 사는거 같아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도 치열하게 살고 있어 보이고 50에 정년들을 생각하고 있어서 안되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유명 대기업 아님)와 그동안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고, 미국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저에게 이번 기회에 들어 오라는 오퍼를 받았습니다.

    역시 가족이 젤 걸리는 문제입니다. 미국선 그 동안 아마 서울의 타워 팰리스에 사는 사람들처럼 살고 있다고 비유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집 가격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생활 패턴과 애 환경을 얘기하는 거라고 이해들 하실거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오면 강북구석에 전세금 정도 밖에 안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생활의 질이 많이 격하되는게 사실인거 같구요. 영주권도 있고, 와이프가 작은 수입이지만 일을 하고 있어서…. 아주 검소하게 살면 현상유지. 그리고 저금한 약간의 돈으로 당분간 제가 미국서 일을 잡을때 까지 버틸 수는 있을거 같습니다.

    미국서 3년을 더 살면 얘가 시민권을 받고 국내에서 외국인 학교를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정말 3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러기로 살 생각을 하면 와이프 혼자 고생할게 보여서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한편에선 지금 아니면 못 돌아 온다고 하고…..
    한편에서 한국경력에, 미국 경력에 45살에 들어 온다고 해도 일할때 없겠냐고 위로도 받고…….교수 직도 45살까진 기회가 있으니 미국에서 계속 트라이를 해보라고 합니다.

    내일이면 일단 미국으로 돌아가는데….잠이 오지 않는 밤이군요. 

    • Korea? 65.***.124.10

      Sending your kids to international school?
      I went to internation school for about 3 years in Seoul… If you know how expensive they are, (at least they were when I went to school years back) you wouldn’t be so happy to say “I can send my kids to internation school.”
      If you are a greencard holder.. and kids are citizen.. I’ll definitely try to make a living in US.

    • ㄹㄴ 71.***.117.142

      그게 현실이죠
      미국에선 모게지 내면서 큰집 살수 있지만
      같은 돈으로 한국에선 조그만 전세나 겨우 얻을수 있다는..

    • 공대 65.***.250.245

      원글님의 커리어 전체를 놓고 길게 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당장 돌아가서의 삶을 비교하실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옵션들이 있는지 생각해보시고 원글님의 장기계획에 맞는다면 돌아가시고 아니라면 미국내에서 다른직장을 알아보시는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4cents 66.***.247.202

      맘에 있는 말을 다쓰시지는 않으셧겠지만, 글말 읽어보면 미국쪽에 무게가 실려보입니다. 단순하게 보자면, 자기발전과 가족이라는 두 이슈를 고민하시는데, 가족의 삶의 질이라는 궁국적인 목표를 위해서 경제적인 이윤을 추구한다는 보편적인 논리측면에서 본다면, 그리고 가족분들이 이곳에서의 삶을 만족해 하신다면, 이곳이 정답이겠지요. 그리고 님의 자기발전 이라는 측면은 님 혼자서 더욱 노력하셔야 할 문제이겠지요. 가족들 불만족 과 님의 목표를 위한 더많은 스트레스와 노력 이라는 두가지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 님은 후자를 선택해서 가족들에게 만족을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걸 잘 압니다. 이것 저것 따져보면 엄청난 변수가 많지요. 하지만 그럴수록 간다하게 보시는게 답인듯 싶습니다.

    • 12.***.178.5

      저랑 처지가 비슷하시네요. 미국온지 7년여 3년만 있으면 시민권 신청할 수도 있고…
      제가 님보다 나이는 좀 어립니다만…
      저도 인생의 큰 결정을 해야할 때인거 같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느냐…지금을 지나버리면
      제 생각엔 나이 40넘어서는 돌아가기 힘들거 같아서요.
      45세라고 하시면…어느 조직 속으로 들어가시긴 힘들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임원이 안되면 나오는 시기에 임원급이 아니면 들어가기가 힘들겠지요.
      한국에서는 그 정도 나이면 기술, 경력 그런것 보다는 그간의 실적이나 인맥등으로
      ‘살아남는’ 시기인거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일년정도 노력해보고 들어갈 수 있으면 영주권 포기하고 들어가고, 아니면 계속 여기 살 생각하고 있습니다.

    • …… 24.***.91.140

      저도 한국내의 국제학교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학비가 1년에 1인당 적게 잡아 초등학생이라도 2000만원 이상입니다. 더구나 제가 겪은 경우는 생각보다 교육환경이나 인적구성(선생님,학생)이 기대이하입니다. 물론 거기 다니는 아이들은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들이 많지만 집안이 부자인 외국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특성이 결코 분위기 좋은 한국의 일반학교보다 좋다고 볼 수 없는것 같았습니다. 아는 한 경우는 외국인 학교 다니는 내내 괴로워 하다 한국학교로 옮기고 나서 훨씬 선생님이나 아이들이 좋다고 하더군요(초등학교). 안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비용대 효과까지 생각할때 외국인학교 보다는 저학년의 경우 분위기 좋은 한국학교도 괜찮을 듯 합니다.

    • 한국에서는 그냥 서민층 66.***.113.229

      유명 대기업 아닌 그곳에서 어느정도 다니시다가 나오시면 그 다음에 뭘 할지 고민해보셨는지요? 주변 선후배들이 50 본다고 했는데, 그것도 분야에 따라서는 많이 보는 겁니다. 과장 아니고…

      강북 언급하신 걸 보니 직장이 서울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보이는데요… (강북에서 경기 북부에 있는 곳에도 다닐 수 있겠지만) 연봉도 많지 않으실 것이고 (아무리 많이 받아도) 그걸로 별로 잘 사는 축에 못 드실 겁니다. 강북 언급하신 걸 보면 가지고 계신 재산이 많지 않으신 것으로 추측되기에…

      주변에 잘 사는 사람들 많아서 서울에서 지내다보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을 겁니다. 미국에서 아무리 여유 있게 사셨다고 하셔도 그건 과거일 뿐…

      영주권 가지고 계셔도 한국와서 몇 년 살면 다 없어지고 미국 돌아올 길도 막힙니다. 취업하고자 해도 취업비자부터 다시 시작해야되기에…

      근데 마지막 부분은 좀 헷갈리게 쓰신 것 같습니다. 미국경력, 한국경력, 교수 쓰신 문단.

      아무튼 가고자 하시는 곳에서 나온 다음에 어떻게 하실 건지 답을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스스로…

    • 안오시는게 61.***.146.193

      제가 2년전에 미국가서 대학원 졸업하고 금융위기 터지던 해에 어렵게 취직을 해서 8개월 다니다가 레이오프 되서 작년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들어올땐 한국취업은 정말로 고민을 안했었는데..현실은 너무 다르더군요. 제 나이가 45입니다. 대기업에서 15년간 일했고 컴터사이언스로 탑4에 드는 켈리에 있는 학교 졸업했습니다. 45가 정년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작년부터 계속 내리막길로 접어들어서 이젠 완전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그냥 한달 100만원 이라도 받는 프로그래머 라면 행복할것 같습니다. 나이 앞에선 능력이고 배경이고 다 무너지더군요. 평균수명이 80을 넘어서는 시점에 이제 반을 돌았는데..참 어의가 없기도 하지만 현실입니다. 여기에 자식 교육문제..이건 더 심각한거 같기도 하고요..

    • 공감 146.***.4.157

      참 오갈데가 없는 미아같다는 생각 들때가 많읍니다.
      미국물 오래 먹어, 한국에 적응하기도 불가능하고 (오라는데, 갈데도 없고), 그리고 이곳에선 계속해서 아웃사이더로 살아가고…

      이민 1세대의 아픔 과 고통을 잘 견뎌내어, 우리 자녀들에게 그래도 한국보다 “기회” 가 있는 미국땅에 씨앗을 뿌리자 스스로 위로하며 하루 하루 버티고 있읍니다.
      40이 넘어가면서 부터는 나의 “꿈” 은 사라지고, 아이들의 “꿈” 을 꿈꾸며 사는것 같읍니다.
      윗글 쓰신분의 “나이 앞에선 능력이고, 배경이고.. ” 참 안타깝습니다….

      • 흐미 96.***.7.130

        공감님…저를 울리시는 군요. 영원한 아웃사이더-퇴근길에 스스로에게 가끔 묻습니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냐?”

    • 안오시는게 님 66.***.113.229

      안오시는게 님께서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어이 없고 말도 안 되는데 그게 현실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경력이 있어도 나이 앞에선 장사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걱정입니다. 살아야 될 날이 많은데… 뭘 하라는 건지…

      공감님 말씀대로 미아라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

      그래도 미국이 좀 나은 것 같습니다. 늙어서까지 일 하기에는… 대우도 괜찮고 근무 환경도 좋은 편이고…

    • John 64.***.223.234

      저도 29에 미국와서 벌써 39이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40인데, 직장생활은 늘 빠듯합니다. 그래도 이곳미국에서 살면서 가족이 소중함을 늘 느끼고, 술 유혹도 없이 살수 있는것이 참 좋은것 같습니다. 영어 땜에 아웃사이더 처럼 느껴질때도 많지만, 그것이 오히려 잘잘한 감정싸움들에 휘말리지 않아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