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회사에서 프로모션

  • #3528643
    미국생활 76.***.187.17 2386

    50이 다되어갑니다.
    30대에는 잘나갔었죠, 매니징 하는 엔지니어도 4-5명정도는 있었고, 40대중반에 팀을 옮기면서 Independent Contributor 로 일을 하게 되었죠. 40대초반까지 남들보다 몇년씩 빨리 승진했었는데 매니저 트랙을 놓는 바람에 다음 레벨로 가는데 거의 10년이 걸려 버렸네요. 이번에 승진이 안되면 회사를 옮겨야 하나 생각했는데 마지막 찰나에 그나마 기회를 주는군요. 한국에 예전 S사는 부장에서 8년이 지나면 승진 불가였었는데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네요. 거의 10년을 같은 포지션에 있으니 이건 거의 나가라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 옮기기도 쉽지 않아서 맘이 힘들더군요.

    30대 중후반에 미국을 왔고 계속 미국회사만 다니는데 아직도 한국식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매니징 할때보다 일하는건 부담이 줄었는데 승진에 계속 누락되고 같은 레벨이었던 친구들이 더 올라가니 자괴감이 들어 악몽까지도 꾸기도 하더군요. 뭔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한국처럼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위로 올라가고 하는것이 짜증나고 받아들이기가 싫습니다. 꼰데가 되어가나 봅니다.

    그래도 한국 같았으면 아마 진작에 회사를 나왔을것 같은데 그래도 미국회사라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것같기도 하고요.
    예전에 보스가 “everybody should recognize his ceiling” 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참 이사람 부정적인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찌보면 난 이정도까지 프로모션 되었으면 이제 난 만족하고 내삶을 살거야하는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가질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마인드로 10년을 미국 회사 생활을 한 저를 어떻게 고칠까요?

    다시돌아보면 감사할거리가 차고 넘치는데 …
    미국으로 오게 해준점에 감사. 영주권에 감사, 집사게 해주심에 감사, 아이 잘자라게 하심에 감사, 회사 안잘리고 다니게 하심에 감사, 가족들 건강에 감사.

    • 직딩 160.***.104.241

      축하드립니다.

    • adfgㅇㄹ효ㅕㅗㅓㅑ 68.***.226.209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고생한만큼 좋은 일 많으셨으면 좋겠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Whaah 174.***.42.3

      오랜만에 좋은 글이네요. 32살에 엔지니어 미들팀 리드 6-7명 매니지하는 저를 돌아보는 글입니다. 저도 지금 제 자리가 ceiling인것 같아요. 그리고 곧 IC가 되고 싶겠죠 힘달려서.
      나보다 테뉴어 낮은애가 잘나가면 배아픈것도 맞아요. 너무 공감되네요. 수고많으셨고 축하드립니다.

    • ㅁㅁㅁ 107.***.213.122

      대기업 테크 트리에는 대부분 터미널 레벨이 있지요… 그 위로 넘어가기는 정말 힘듭니다. 구글의 경우 나이 50이 다 돼 가도 L6에서 대부분 멈춥니다. 아무튼 10년간 인내 하심에 진정 경의를 표합니다. 저도 시기, 질투, 자괴감, 악몽 다 경험 했습니다. 나이 들면 다 꼰대입니다.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저도 늘 매사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집, 건강, 가족… 네….. 안 잘리고 여기까지 온 게 어딥니까..

    • 98.***.8.171

      뭔가 원없이 못해봐서 그런듯 보이네요.
      큰팀 꾸려서 이끌어봤는데 힘이 너무 들더라 IC로 일하는게 나아..이런 패턴이면 마음을 내려놓게 되던데..
      모든것이 마음의 문제죠.
      크게 놀아봤건 아니건 어차피 비슷하게 힘딸리는 상황으로 귀결될거같은데..

    • yejwiw 76.***.97.202

      10년 걸려서 시니어에서 프린시펄급 되신건가요? 그러면 자책하실게 아니라 축하하실 일 같아요 한국사람이 시니어 넘어서 진급하리가 엄청 힘든데..

    • rrgr 24.***.115.67

      Wow congrats

    • a 64.***.218.106

      예전에 어떤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사랑도 팔 수 있을때 가치가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직장을 운명이나 평생직장으로 받아들이는것은 대단히 심각한 착각입니다.
      내가 옮기고 싶을때 옮길수 있어야 합니다. 직장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근본은 바로 그 능력 부족입니다. 떠날고 싶을때 떠나지 못하는 능력부족…그것때문에 비굴해지고 초라해지고 사내 정치를 하게 됩니다.

      나이 탓하지 마시고 능력을 더 키우시기 바랍니다. 저는 23년차 엔지니어입니다. 주기적으로 회사를 7군데 정도 옮겨 다녔습니다. 맘에 안들면 떠나는겁니다. 직장 생활로 갈등하는 사람들은 갈 회사가 없는게 아니라 갈 능력이 없는겁니다.

      • 은퇴희망나이 68.***.217.230

        맘에 안들면 무조건 떠나는것 보다 어느정도 참고 사는것도 좋아요… 왜냐하면 내 성격이 모가나 맘에 안들수도 있고 내가 변화되어야 할 부분도 있을 수 있고 그걸로 통해 내 자신이 발전할 수도 있거든요^^ 물론 정 싫다면 중이 절을 떠나는게 맞지만 …

        • ㅁㅁㅁ 107.***.213.23

          물론 경우에 따라 옮기는 것도 괜찮습니다. 40 중반 즈음에 구글 L5-6 혹은 애플 ICT4-5에서 stuck 되면 FAAG 내에서 같은 급 혹은 그 이상으로 옮길 수 있으면 좋은데, 그 급에서 멈춘지 오래 돼서 옮기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요새는 레벨 후려 치기가 빈번합니다. 30대/L4 급이면 옮겨 다니기 좋을 때죠..

      • 엔지니어 173.***.118.177

        /a

        멋있는 분이시네요. 부럽습니다.

      • chang 73.***.225.93

        ” 나이 탓하지 마시고 능력을 더 키우시기 바랍니다. 저는 23년차 엔지니어입니다. 주기적으로 회사를 7군데 정도 옮겨 다녔습니다. 맘에 안들면 떠나는겁니다. 직장 생활로 갈등하는 사람들은 갈 회사가 없는게 아니라 갈 능력이 없는겁니다. ”

        we all thinking, talking, hoping and trying, everybody is different.
        some just don’t want to deal with their time on energy on interviewing, relocating, temp housing, selling/buying a house and making friends again even finding new doctors. you can blame me I just became a lazy person ?. but I hope you realize this “If you let go a little, you will have a little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