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5년만에 좋은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 #3486118
    허허 73.***.176.185 3630

    대학 졸업 후 FAANG같은 소위 A급 대기업에 들어갈 실력이 되지 않아

    코딩 인터뷰도 정말 대충 하는 B-C급 대기업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연봉도 지역 평균보다 덜 받으며 일했죠.

    거기서 만난 매니저는 하는 일이 뭔지 모를 정도로 얼굴도 보이지 않았고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물어보면

    갑자기 전화를 받아야 한다며 사라지고 하루종일 보이지 않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일은 상당히 널럴했고, 매니저가 사실 매니징을 포기한 상태였으니

    회사 다니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회사는 큰 경영난을 맞았고

    저는 레이오프 되기 전에 절 받아준다는 회사를 찾아 단번에 오퍼를 물었습니다.

    그 회사에서 첫 만난 매니저는 정말 다시는 같이 일하기 싫은 유형입니다.

    사람이 너무 부족해서 세네명이서 할 일을 한명이 몰아 하고 있는 상황에

    자기 실적과 influence를 늘리려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일을 더 만들고 더 받아왔습니다.

    저는 처음 1년은 주말도 거르고 매일 12-15시간 일했지만

    매니저는 그런 절 보며 “너는 너무 shy하다”라는 평가와 함께 봉급인상을 거의 안해줬습니다.

    그리고 매니저가 나는 경력이 부족하니 팀의 시니어가 될 사람을 대려왔는데

    그 사람은 정말 실력은 없으면서 정치질은 열심히 하고,

    뭐 한번 만졌다 하면 모든게 고장이 나서 내가 세벽까지 수습하게 하고,

    결정적으로 절 경쟁자로 여겼는지 밤 늦게까지 은근히 괴롭히는 등

    정말 24/7 짜증나게 만들었습니다.

    매니저는 테크니컬쪽으로 아는게 없으니

    제가 일 관련 중재를 요청해도 하는게 없었습니다.

    나쁜 사람은 절대로 아니었는데, 매니징을 잘 못하는 사람이

    매니징 하려는 의욕이 넘치다 보니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자기와 팀원들 모두를 괴롭게 했던 매니저였습니다.

    그래서 그 팀에서 딱 2년 채우고 이직을 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기로 작정했는데

    마침 2년 채우기 직전에 제 스킵레벨이 절 시니어로 승진시켜줘서

    지금 일하고 있는 부서로 이전하는게 수월하게 되었습니다.

    현 매니저는 정말 이전에 같이 일했던 매니저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말 딱 필요한 일만 팀원들에게 시킵니다.

    일이 좀 많아질 것 같으면 사람을 빨리 더 뽑고,

    항상 일이 더 많아질 것을 대비해 컨트랙터 두명을 여분으로 대리고 있습니다.

    사람을 뽑을 때도 경력만 보는게 아니라 반드시 정치적인지 아닌지를 가립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전 매니저는 제가 아무리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해도

    “계속 이렇게 열심히 하면 승진을 빨리 할 수 있겠는걸?” 같은 밀당성 멘트만 남발했는데

    이번 매니저는 팀원들이 조그만거라도 하나 했다 하면

    그 성과를 performance evaluation때 어떻게 써먹어서 연봉을 늘릴 수 있나

    같이 연구하고 의논하며, 대부분 그렇게 얘기한 대로 봉급 인상이 됩니다.

    알고 보니 이번에 대학 졸업한 초년생들 채용할 때도

    우리 팀에서 뽑은 사람이 제일 돈을 많이 받더군요..

    매니저가 직접 HR에 가서 하이어링 패키지 협상을 해줘서.

    돈 버는 것에 있어선 한 가족같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일에 있어선 정말 필요한 것만 지시하고 나머지는 optional입니다.

    솔직히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으니 여기서 받는 연봉이 타 회사보다 모자라도

    그냥 계속 남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른 사람들 보면 매니저랑 같이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있던데

    이 매니저를 만나니 그게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운이 좋은가 봅니다 5년만에 그런 팀을 만났으니.

    • hp 108.***.17.196

      축하드립니다. 근데 아마도 앞으로는 그런 좋은분 못만나실 수도 있어요. 직장생활이 그렇더군요. 좋은 매니저한테 잘배우시고 더 좋은 매니져 되시길 바랍니다.

    • j 76.***.84.205

      자기 복입니다. 행복하세요!

    • 부럽습니다 67.***.215.242

      정말 부럽습니다. 이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라 사람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전 경험상 사람이 좋으면 리더십이 부족하고. 리더십이 좋으면 인간성은 별로 였던 보스들이 대부분이 었는데 부럽습니다.

      좋은 인연 잘 유지하셔서 잘 되시길 바랄께요!

    • 음… 73.***.165.32

      사람뽑을때 경력뿐만 아니라 정치적인지 본다는거에서, 분명 좋은 매니저를 만나신듯.
      분위기 좋은팀도 이상한 정치짓만 하는애 들어오면, 팀 분위기 다 망쳐놓고 한순간에 산으로 갑니다. 지금 제가 그래요.
      매니저가 어디서 완전 이상한 애를 데리고 들어와서 (다른 플젝에서도 다 버려진듯…플젝 끝까지 못가고 쫒겨난 애) 팀 분위기 완전 개판입니다.

    • 와우새끼 131.***.249.84

      악플 달지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느냐.

      축하드려용 ^^

    • 쭈욱 45.***.110.137

      부러우면 지는 건데… 쩝.
      보스와 소통 잘 하면서 Aspiration 성취해 나가시길..

    • 99.***.251.199

      저 와우 라는 아이디. 한번도 직장생활 안해본 애다에 건다 . 좋은 메니져 만나기가 얼나마 어려운데.

    • 111 172.***.19.250

      정말 부럽네요. 저는 1년째 매일매일 정신분열이 올것 같은 참담한 기분으로 출근중인데, 집에 오면 너덜너덜해진 마음 다스리거나 쓰러져 잠만 자다 보니 시간도 정말 느리게 가네요.. 오랜 시간 고생하셨으니 좋은 매니저분 만나신것도 다 복이고 노력으로 얻은 인연인것 같아요. 축하드려요

    • 기다림 108.***.114.11

      복받으셨습니다~ 나중에 좋은 매니져 되셔서 더 많은 복 누리시길 바래요

    • 밤토리 73.***.65.136

      정말 인복이 많으시네요~ 축하드려요. 저도 나중에 매니저가 된다면 그런 매니저가 되고싶네요. 현재 제 매니저는 실력있고 성실하고 다 너무 좋은데 나이가 70세라 이메일에 알아들을 수 없는 오타난발에 중요한 업무들을 계속 까먹으셔서 힘드네요 ㅠㅠ

    • 욕심쟁이 68.***.148.76

      좋은 매니저 밑에서 많이 배울수 있겠네요.. 부럽네요..

    • 자연사 98.***.109.4

      나는 내 첫 직장에서 알게된 좋은 사람들이랑 결국 다른 회사에서 만나 잘 지냅니다. 우리 라인 VP까지 다 친한 사이에 뭐든지 투명하고 바르게 처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서로 잘 챙겨주고요. 이래서 내가 이 회사를 못떠납니다. 대접도 괜찮은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보스가 좋아서.

      항상 이랬던건 아닙니다. 최악의 메니저 시절에는 미팅하며 소리 지르거나 뛰쳐 나오고 싶은 분노를 느낀 적이 자주 있었어요. 스마트폰이 나를 살렸죠. 개소리할 때마다 무시하고 스마트폰 꺼내서 봤습니다. 애뉴얼 리뷰에 팀원들이 최악의 리뷰와 진정을 넣어도 그 윗선이 신경을 안쓰니 아무 일도 안일어났고, 팀원들 모두 다른 회사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로젝트가 바뀌고 좋은 상사가 와서 결국 그 메니저는 짤리고 좋은 사람을 대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어노잉 막장 메니저는 MS /Expedia 갔다가 GoDaddy로 옮겨서 VP 됐어요. 그 밑에 사람들이 불쌍.

    • 20년차 64.***.218.106

      좋은 메니져는 오늘 직장 생활 할때 좋지만 악독하고 악착같은 뱀파이어 메니져는 평생 커리어를 유지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나중에 알게됩니다.

    • 잠재라 174.***.134.136

      좋은 매니저라는게 쉽고 설렁설렁한걸 말하는게 아닙니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팀이 불필요한 마찰없이 잘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죠. 대외적으로도 잘 하고요.

      나쁜 매니저는 디맨드가 많고 바쁘게 해서 나쁘다는게 아니라, 일을 망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 밑에 있어봐야 커리어 개발은 커녕 암걸립니다.

    • 123 24.***.226.138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진 모르지만.. 마윈이 그러더군요.. 30대엔 롤모델이 될 상사를 만나, 뭐 잘 배우고 따라다니랫엇나? 암튼 님은 만나셧군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