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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 2주 노티스를 주게 될 것 같습니다.
2006년에 작지만 따뜻한 회사에 정말 운 좋게 들어가게 되어 너무 기뻤던 순간은 잠시, 2008년 초에 현재의 회사에 합병이 되어 말 못할 서러움을 겪었더랬습니다. 말을 못하는 이유는 남의 나라에서 남의 집 살이(?)가 다 그렇고, 더 못 할 수 있었다는 생각때문에가 첫째고, 회사에 달려있는 영주권때문이기도 했었죠.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에 영주권은 받았고요. 시민권까지 생각하고 있었기에 6개월을 감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최근 3개월간 잡서치를 해왔고 아직 인터뷰 진행중인 가고 싶은 회사도 있지만, 오늘 오퍼 보내주기로 한 곳으로 옮기려구요.
지금 회사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필요한 지원이 거의 없는 곳이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가도 해결되지 않는 소통단절이랄까, 너무 많이 느낍니다. 매니지먼트도 전혀 경영 원칙이나 사업 노하우 같은 것은 없이 가격 경쟁력으로만 시장을 헤쳐나가려는 것 이상 보이지 않네요. 덕분에 경험있는 전 회사 사람들은 모두 나가고 남아있지 않습니다.
사실 약 3주 전에 그래도 좀 이야기가 통하는 제 보스에게 경제적으로도 경력상으로도 발전가능성이 안 보여 그만두는 것을 생각중이다라고 이야기 했더니, 자기가 고민해보고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일주일 쯤 지난 후에 관리 부사장이 미팅을 하자고 해서, 상세히 현재 제 입장을 객관적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 담지는 않겠지만, 연봉인상과 회사부담의 교육참가를 이야기 했고 자기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다고 하더군요. 2주가 흘렀네요.
이제는 정말 결정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알량한 자존심도 조금은 상처를 입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일언 반구의 말도 없는 상황을 보면 달리 방법도 없는 것 같구요. 나갈려면 나가라 정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9년 경력이 있고 이제 총 16년 경력이네요. 한국 학위에 영어도 시원찮은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미국에서 계속 노력해보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를 발전시켜서 적어도 아이들에게만은 떳떳한 아빠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