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홈리스의 세금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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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실 76.***.224.91 2844
     50대 후반의 백인 남자가 가든그로브 커뮤니티센터에 무료 세금보고를 하러 왔습니다. 신분증과 3,000달러가 적힌 W-2한 장을 내놓습니다. 이름과 소셜, 그리고 집주소를 입력하면서 운전면허에 있는 주소가 현주소인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사연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년 전 직장에서 해고 당하고 이혼하고 집도 차도 잃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실업수당을 받았고 작년 가을 새 일자리를 찾아 몇 달 일했는데 그 회사도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요. 어서 직장을 찾아 아파트를 얻는 것이 희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뒤져 주소가 적힌 서류를 내놓았습니다.

     

    저는 점심을 먹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배는 고프지 않고 목이 마르다고 했습니다. 종이컵 두 개에 찬 물을 가득 담아오는데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교회에서 잠자리를 제공하고 식사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주 옯겨다녀야하기 때문에 자기같은 사람들을 위해 공동의 주소를 만들어 준다고 했습니다. 잘 접힌 하얀 종이에 그 사람의 신분과 주소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것을 작성한 사람들의 착한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그 주소로 491달러의 세금이 환급될 것이라고 알려줬습니다.

     

    그는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금세 어두운 표정으로 가방에서 다른 서류를 꺼내 놓았습니다. 전년도에 밀린 256달러의 세금을 내라는 국세청의 편지더군요. “그러면 받을 돈에서 그 금액을 빼고 보내줄 것이라며 설명드렸습니다.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던 그는 다시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고지서를 받고 걱정이 많았는데 해결됐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그를 배웅하고 다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그의 모습이 바로 제 모습이고 많은 다른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두의 모습인 것이죠.

     

    사무실에 돌아오니 한 고객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투자 건으로 회사를 설립해 드렸는데 수고비를 받아가지 않는다고 직접 가져다 주신 겁니다. 수표를 보니 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 수표는 천사의 선물입니다. 저희 회사 은행 어카운트의 예명(Nick Name)이 바로 ‘A Gift of Angeles’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믿고 일을 맡기시는 모든 분들이 저의 귀인이고, 제가 그분들의 사업과 재무관리에 시간을 아껴드리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삼십여 년전 유학생으로 미국에 왔을 때,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아파서 한국 병원에 찾아갔는데 10달러만 받고 감기약 두통약 소화제 등의 샘플을 한 봉지나 주었습니다. 미국은 병원비가 그처럼 싼 나라인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제가 취직하여 보험이 생기니 병원을 한 번 방문하는데 100달러를 내라고 하더군요. 샘플을 달라고 하면, 남은 약이 없으니 약국에 가서 사먹으라고 했습니다. 미국을 배울 때 나의 스승이 되어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늘 격려해주고 도와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법적인 유한 책임과 절세를 위해 회사를 설립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세금보고를 하시면서 필요없는 법인을 dissolve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Final Tax Return’ 이라는 도장이 찍히도록 전자메일 (혹은 우편)을 보내시고, Secretary of State Certificate of Dissolution 을 작성하여 보고하면 됩니다. 주주가 여럿일 때는 Certificate of Election to Wind Up and Dissolve 를 작성하실 경우도 있습니다. Minutes of a Special Meeting of the Board of Directors Written Concent of Shareholders를 만들고 사인된 주주 명단을 준비하셔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수입이 별로 없는데도 매해 800달러씩 세금을 내고, 또 별도의 비용을 들여 회사의 세금보고를 하는 것이 부담되신다면 법인을 끌고갈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다 어려운 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저력은 힘들 때 빛을 발합니다. 어렵지만 새로운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다같이 화이팅!’입니다.

    714-733-3555

    이영실 공인세무사

    프리미어 세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