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 애매한 2인자입니다.. 어떻게 한 계단 올라설 수 있을지

  • #3461675
    d 73.***.32.220 2035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30대 초반 SWE고 학부 졸업 후 경력은 4년 정도 됩니다.
    다들 어린 편이고 (20대 초중반) 제가 조금 일찍 입사한 편이어서 회사 짬이 좀 됩니다.

    저희 팀 매니저는 20대 중반이고 저보다 조금 더 일찍 들어왔는데, 솔직히 엔지니어링 능력은 많이 떨어집니다. 근데 코넬 나온 상류층 유대인이고 뭔가 리더쉽이나 사람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서 엔지니어링 매니저로서 능력은 인정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팀들은 새로운 팀들이라 똑똑한 애들이 많은데 저희 팀은 솔직히 좀 어중간한 애들 데려다 놓고 제일 중심인, 그러나 이미 다 만들어진 프로덕트를 유지 보수 하는 것 위주의 업무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VP of Eng이 새로 들어오고 새로운 feature 개발보다 퀄리티에 중점을 두면서 팀이 갑자기 중요해졌고 팀원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중순부터 그나마 오래 있었고 경험이 많은 제가 팀에서 비중 있는 프로젝트들을 맡게 됐습니다.
    저희 팀이 자잘한 버그가 많은 편인데 처음 여기로 좌천(?) 됐을 때 애들이 근본적으로 해결은 안하고 계속 그 문제만 해결하고 있었는데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아이디어들을 내고, 제가 그동안 보고 느낀 개선점들을 바탕으로 큰 프로젝트를 리드해서 디자인하고 개발했습니다. 석 달 정도가 걸렸고 다른 모든 팀원들이 제가 낸 솔루션을 적용하는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입니다. (제가 integration 하나를 가지고 그걸 개발했고, 나머지 integration들에도 이걸 적용하는 것)

    새로운 방향 때문에 Testing이나 Contract 같은 것도 중요성이 확 늘어났는데, 그것도 제가 다 리드하기로 돼 있습니다.
    팀원들이 뭐 모르는 게 있으면 제가 많이 도와주는 편이고 의견도 제가 많이 내는 편입니다.
    문제라면 실수를 좀 한다는 건데 지난 1년간 많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퍼포먼스 리뷰도 아주 잘 받았습니다.

    이제는 시니어를 달든 새로운 팀을 리드하든 뭔가 한 계단 올라설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더 보여줘야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계획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한다고 해도 이 회사가 저를 승진을 시켜줄지, 팀을 맡게 해줄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일단은 그 유대인 매니저가 저를 많이 신뢰하고 제가 리더가 되길 바란다는 얘기는 하는데… 그냥 responsibility만 많이 주고 공은 자기가 챙기려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닥 믿음이 안 갑니다. 리더가 되길 바라면 먼저 승진을 받든지 하면 열심히 할 것 같은데 그런 게 없이는 내가 그렇게 해야 하나 싶습니다. chicken and egg problem이죠…

    그리고 회사에 요직들은 거의 99% 백인 남자입니다. 물론 회사가 잘 굴러가고 뛰어난 애들이기도 해서 불만은 없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엔 같은 자리를 두고 비슷한 후보 둘이 있으면 거의 항상 백인이 자리를 차지해서… 더구나 영어나 대인 관계 능력이 미국인보다 떨어지는 저에겐 아주 불리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직은 어렵습니다. 영주권 신청 중이고, 여러 다른 이유로..)

    지금 팀에서 원하는 프로젝트 하고 그런 건 좋지만, 아직은 제대로 인정 받지는 못하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인정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큰데… 그냥 계속 주도적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인정 받고 다른 기회도 많이 올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팀 내에선 저를 사실상 제일 실력자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꼭 회사에서 직급이나 연봉을 생각만큼 올려주지 않더라도, 버그를 줄이고 코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이런 저런 큰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리드한 경험을 이직하거나 할 때 높이 쳐 줄까요? 솔직히 그냥 Ruby 서버라 데이터베이스나 UI나 그런 쪽으로 일은 많이 못 하고 있습니다. 테스팅이나 코드 퀄리티에 대해서는 많이 배우고 있는데 이런 게 얼마나 다른 회사에서 높이 쳐주는 스킬인지 궁금합니다.

    • 이직 73.***.107.43

      그런 회사는 있어봤자 백인들끼리 요직을 해먹는 회사입니다. 님이 이미 알고 있네요. 미국에 그런 회사들이 있습니다. 꾹 참고 일하다가 영주권 받고 이직하세요.

      • GRGE 134.***.220.36

        미국 대기업도 큰차이 안납니다;;;

    • .. 209.***.20.6

      경험 상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말과 사람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것이 제일 장점입니다. 그런 실력이 인정 되면 그 밑이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긴 합니다. 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하신 일과 contribution 되는 것을 수치/계량화 하셔서 보고 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레주메에 버그 줄이고 코드 퀄리티를 높였다는 말 한마디 써 봐야 와 닿지 않습니다만, 버그를 줄여서 문제 발생 빈도가 50% 이하로 줄었다든가 코드 퀄리티를 높여 전체 수행 시간이 30% 빨라 졌다든가 하는 식으로 다가 가셔야 합니다.
      무엇을 개발했다 가지고는 좀 부족하고 그래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수치로 보여 주면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엔지니어가 일에 맡으시면 엔지니어 트랙으로 계속 있으시는 게 좋습니다. 매니저부터는 말과 정치 싸움입니다.
      또 한가지 가만히 열심히 하고 있으면 잘 안 알아 줍니다. 어필할 시간들을 가지시는게 좋습니다. 팀 미팅이 있으면 이렇게 저렇게 프로젝트 이끌어 이만큼 좋아졌다 발표도 하고 매니저에게 이만큼 좋아졌다 항상 어필하셔야 합니다.
      좋은 결실 있으시기 바랍니다.

      • d 73.***.32.220

        네.. 회사에서도 그 점을 사서 매니저로 승진을 시킨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링에 있어서는 무지한 게 많아서 같이 일하다 보면 답답해서 속으로 욕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어려운 대화도 쉽게쉽게 해 나가고 아무하고나 쉽게 친하게 지내고 그런 거 보면 역시 어릴 때부터 사람들 두루 사귄 상류층 집안 백인이라 내가 따라갈 수 없는 뭔가 있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애초에 테크니컬 인터뷰를 떨어졌는데 인터뷰어를 설득시켜서 입사할 정도로 (낮은 레벨로) 카리스마나 설득력이 있는 애라… ㄷㄷ

        일단은 올해 안으로 시니어라도 달고 싶긴 한데, 나중에 제 회사를 차리는 게 목표여서 대인관계능력을 키워서 언젠가는 매니저 트랙으로 나가고 싶긴 합니다. 근데 미국 친구 하나 사귀기도 버거워 하는데 언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고민은 됩니다.

        성과 어필해야 하는 것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팀에 다른 비슷한 타입 키 크고 잘 생긴 백인 애가 있는데 (대인 관계 같은 게 좋지만 부트캠프 출신에 실력은 떨어짐..) 무슨 미팅만 하면 자기가 한 아무 것도 아닌 것 가지고도 대단한 성과처럼 말하는데 제 성격상 못 볼 꼴 같이 느껴지면서도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 한국미국 220.***.149.158

      미국에서 대기업을 다녀 본 경험으로는 인종적 차별보다 더 큰 벽이 문화적, 언어적 차별입니다. (이걸 차별이라고 하면 좀 뉘앙스가 다른데 벽으로 해도 될 듯 하네요.)

      대기업에 있을 때도 윗쪽은 대부분이 백인들 이었습니다. 간혹 유색인종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2, 3세거나 아주 어릴 때 이민 온 1.5세대였죠. 1세대 이민자로서 회사 윗쪽에 가는 유색인종 비율은 정말 1%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의 가장 큰 이유가 문화적, 언어적으로 뒤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죠? 같은 주장을 하고 의견을 제시해도 물 흐르듯이 부드럽고 상대방 기분이 덜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언어적 능력. 사람들과 사회적 연대를 공감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공명하고 상대방을 공명 시킬 수 있는 문화적 능력.
      미국에 있는 외국인은 이 두가지가 매우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글님은 젊은 나이에 실력도 있고 열심히 하며 어느 정도 야망도 있어 보입니다. 즉, 사회적으로 성공할 요소를 갖추고 있어요.
      미국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문화적, 언어적 벽을 낮출 정도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미드나 미국 뉴스만 보고 영어는 거의 네이티브에 근접할 수준이 되어야 하지요. 이런 고민 글도 미국 커뮤니티에 가서 영어로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준이 되어야만 합니다. 엔지니어적 실력만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이게 불합리해도 원글님이 일하는 곳이 미국이라 어쩔 수 없어요.

      • 73.***.32.220

        조언 감사드립니다.
        보통 고민 글 같은 건 reddit에 많이 쓰는데 이 문제는 여기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여기에 올렸습니다.
        하루에 영어책 1~3시간씩 읽고 영어 컨텐츠만 보고 (한국 책, 한국 드라마 등 시간 낭비라 절대 안봄) 읽고 한 게 몇 년인데도 아직 부족하기만 하네요. 미국 친구 하나 사귀기 힘들어 하는데 뭐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여기 언어 문화에 녹아들 수 있길 바랄 뿐이죠.
        말씀하신 그 언어적 문화적 능력의 벽을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극을 좀만 더 어렸을 때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미국에 이민 와서 취직까지 한 사람들이면 다들 뛰어난 사람들이고 영어 공부 다들 열심히 하는데도 대부분이 이런 언어, 문화의 벽에 부딪힌다는 건 그만큼 그 벽이 엄청 높다는 증거일 거고 그 벽을 넘기 위해선 정말 웬만한 노력을 뛰어넘는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언자 63.***.130.177

      여태까지 5번의 직장을 옮기면서 본 리더의 조건은 순간판단력과 추진력입니다. 님은 그걸 갖고 있으신가요? 엔지니어가 ceo가 힘든 이유는 이런 감각적 정무적 판단을 해본 경험이 미천하다는 것과 실제 사업은 기술력보다 마케팅과 재무관리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본인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이런 능력들은 실제 프로젝과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배울수 밖에 없어요. 사람과 부디끼는게 싫은 대부분 엔지니어는 그냥 2인자로 남는거구요. 그리고 싫으나 좋으나 윗 상사와의 관계는 항상 좋아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금 보스를 승진시켜서 그가 당신을 승진시키게 만드세요. 더럽고 치사해도 그게 지금 미국 직장 생존 방법입니다.

    • cs 209.***.109.83

      저라도 같은 자리에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언어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을 뽑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퍼포먼스를 더 높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 매니저 98.***.233.52

      매니저 해보니까 알겠더라구요.
      매니저는 일 나누어 주고 보고하는 자리지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매나저가 그거 하게되면, 다른일을 소홀히 한다는 이야기더라구요

      • 유학 50.***.27.253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란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팀원들이 일을 해결하도록 도와야죠.
        이게 proactive한 ,manager 입니다.
        또한 leader죠.
        단순 manager는 일주고 보고 받고,,윗선에 보고하고,
        이건 manager이하도 이상도 아니고 발전도 없습니다.
        팀원이 문제가 뭔지 파악해 할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죠.
        그 팀원에 문제가 생기면 그 감당은 그 manager의 이력에 남겠죠..

    • ㅎㅎㅎ 174.***.207.173

      승진 시켜달라고 하세요.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