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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져서 난감한 케이스를 덧붙이자면, 보통 버스터미널이 정차한 버스의 앞문과 터미널 게이트가 딱 붙게 설계되어있고 승객들은 터미널 건물안에서 줄을 서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제가 정기적으로 가는 관광지 버스터미널에서는 승객들이 밖에서 쭉서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이게 참 웃기는것이 한겨울에 추워죽겠는데 난방들어오는 터미널안을 마다하고 덜덜덜 떨며 밖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더구나 터미널안에는 의자가 일렬로 나란히 쫙 배치되어 있어 서서 기다릴것도 없이 편안히 앉아서도 줄을 만들수도 있음에도 밖에서 날고생을 합니다. 저도 처음에 멋모르고 따라 쌩겨울에 밖에서 한시간 가까이 줄섰다가 죽는줄 알았습니다. 이 미친짓을 왜하지?미련하도다 미련하도다 하면서도, ” 여러분 안에 들어와서 줄을 섭시다 ” 하고 상황을 정리하고 싶은데 아래서 언급한데로 제가 상황을 정리해보려다 씨알도 안먹힌 과거 경험도 있어서 답답해만 할뿐이죠.그런데 더 재미있는건, 누구보다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으면서도 추운데 밖에서 있기 싫고 서서 기다리기도 싫고, 큰 가방같은걸로 줄의 자리 맡아놓지도 않은 상황에서 터미날 안에서 따뜻하게 앉아있는 승객들이 있습니다.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안에서 기다리던 그 사람들이 뛰쳐나가 줄 맨 앞으로 돌진합니다. 당연히 미리 맨 앞에 서있던 사람들이 당신들 뭐냐고 따지는데 맨앞으로 돌진한 사람들 말이 걸작입니다. 내가 줄은 서있지 않았지만 오기는 제일 먼저 와있었으니 자기가 제일 먼저 타야 한다는거죠. 거짓말하는거 같지는 않고 정말 제일 먼저 와있었던거는 사실 같지만 기본적으로 어떻게 그 말을 믿고 순서를 내줄수가 있나요.노인들도 그러지만 젊은 사람들도 그러는데 이것 때문에 주먹싸움이 난거 두번씩이나 목격했습니다. 미국에서 주먹싸움 구경하는거 정말 드문 경우일텐데, 그 싸움장면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오히려 싸움이 매일같이 안나는게 이상하네~하는거였습니다. 구조적으로 싸움이 안날래야 안날수가 없는 상황이니까요.이게 추운데 밖에서 벌벌 떨며 줄서는 사람들이나 줄은 안서있었지만 오기는 먼저왔으니 먼저 버스 타겠다는 사람이나 둘 다 미련하고 한심하면서도, 역시 양쪽 다 일리가 있고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습니다. 줄서는 사람들이 멍청하고 민도가 낮아서 싸움질을 한다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당장 터미널 직원이 밖에서 줄서있는 사람들보고 안으로 들어와서 줄서라고 안내를 하면 정말로 간단하고, 모두들 평화와 안락함을 누릴수 있는게 빤히 보이는데, 그거 하나를 못해주는게 아쉬웠습니다. 줄을 이렇게 서라는 안내사항이라도 벽에 붙여놓으면 나을텐데 그것도 없습니다. 선 같은거라도 세워놔도 훨씬 낫지 않을까 합니다.직원과 얘기를 좀 해봤는데, 자기 맘대로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그걸 지시할 수 있는 윗사람에게 건의할 의욕도 없더군요. 거기 직원들이 승객들 줄서는것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는 싸움났을때 시큐리티 부르는 것밖에 없어보였습니다.시큐리티건 직원이건 대충 생각하는걸 보니까 만약에 승객들 사이에 줄서다 싸움이 났다하면 이건 일부 예의없고 무식한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들하는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이건 줄서는 승객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수수방관하는 터미널측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제가 이처럼 어이없어보이는 현상들을 보면서 느끼는게 있다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도 수많은 갈등과 타툼이 벌어질텐데, 물론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없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의외로 조금만 신경써주면 아주 간단히 해결될수 있는걸 그냥 귀찮다고 방치하니까 생기는 경우 또한 대단히 많지 않겠나 하는 것입니다.어쨌거나 주먹싸움 구경까지는 했는데 계속 이렇게 나아가다가는 누가 죽을것 까지는 없겠지만, 대신 누가 크게 다쳐서 신문에 한번 크게 나지 않겠나 싶던데요.얼마전에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고 춥던 날씨때 웬일로 사람들이 다 안에 들어와서 줄들을 서 있더군요. 대충 눈치를 보니까 그 관광지에 처음 와본듯한 사람들이 일찍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밖이 날씨가 험하니까 안에서 기다리자고 솔선수범을 보여서 먼저 안에서 줄을 서서 그리 된것같았는데, 그중에서도 극소수는 그렇게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꿋꿋이 밖에 나가서 기다리더군요.. 그렇게 줄 앞부분이 뚝 끊어져 있는 와중에 한참 나중에 도착한 몇몇 사람들이 안에서 줄 서있는 사람들을 일부러 외면을 하는건지 정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 모르고 그러는건지, 안에 들어와 줄 끝에 설 생각을 안하고 밖에서 풍상을 맞으며 서있던 사람들 뒤로 딱 붙더군요.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다 웅성웅성 거리는데 그중 한 백인 아줌마가 분연히 나서서 나가 밖에 나중에 새치기 줄 선 사람들한테 들어오라고 말을 했지만 전부들 무시하고 그냥 꿋꿋이 버티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건 그렇게 나중에 와서 새치기 비슷하게 해버린 사람이 8명 정도 되는데 그중 4명이 유학생으로 보이는 한국 젊은이 남자 둘 여자 둘이었습니다.처음으로 관광지에 놀러와서 만족스러웠던듯 즐겁게 자기들끼리 하하호호 웃고 얘기하는데 안에서 이를 갈며 쳐다보는 사람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어보였고 백인아줌마가 나와서 줄이 안으로 이어지니 들어오라고 할때도 자기들끼리 깨같은 대화를 나누는데 정신이 팔려 귀담아 듣지를 않더군요.드디어 버스가 도착했는데, 이미 어디선가 사람을 잔뜩 태우고 나타나서는, 줄 서있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앞머리 극히 일부만을 태우고 떠나버렸는데, 밖에서 새치기한 8명 전원은 다 버스를 탔고 저는 그 8명 때문에 또 순서가 짤려 두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그런데 제가 그 네명의 한국유학생을 욕하려는게 아니라, 걔네들 잘못이 절대 아니고 걔네들도 외관상으로 봤을때 절대로 욕심을 내서 새치기할 애들이 아니였죠. 자기들끼리 깨가 쏟아지게 얘기하면서 밖으로 터미널에 도착하고 보니 몇명 밖에서 줄서있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끝에 붙고나서 또 깨가 쏟아지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걸뿐이죠. 그냥 처음 와본곳에서 몰라서 그랬을 뿐입니다. 나중에 눈치를 챘을텐데도 그냥 그 자리에서 뭉갰던건 좀 아쉽지만.이런 덤앤더머같은 꼬라지를 계속 봐야 한다는 상황이 기가 막히다 자구책을 낸게 아예 줄을 안서버리는 거였습니다. 멀찍히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다가 한번에 승객이 다 탈수 있을거 같으면 줄 맨 꼬리에 슬쩍 붙어서 타고, 승객이 많아서 한번에 다 안들어가겠다 싶으면 아예 포기하고 느긋이 떨어져 앉아 한시간이든 두시간이든 기다리되 기다리는 동안 생산적인 것을 하기 위해 뭔가를 미리 준비해와서 알차게 계속 읽고 보고 듣고 그랬습니다.그러니까 마음의 평화도 얻고 분노도 잦아들고 제법 효과가 좋았었는데 그래도 그게 또 빨리빨리 버스타고 휙 가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거죠. 근래에 그냥 별 생각없이 정상적으로 줄을 서버렸다가 결국 또 제 바로 뒤로 그 두 흑인 아줌마들이 줄 중간에 끼어드는 광경을 목도하고 말았네요.이젠 줄서는게 무섭기까지 합니다. 또 어떤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져 제 속이 뒤집어질까 겁납니다. 무섭다 겁난다는 표현을 남발하는 제 자신이 딱하기도 한데, 수양을 쌓자 쌓자 하고 다짐을 하다가도 누가 무심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새치기를 한다거나 또 제 앞에서 순서가 짤리는 상황이 닥치면 뚜껑이 확 열려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