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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H비자 소유자로 회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하는 바람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이전 회사가 한국인이 대부분이었던지라, 몇년 되었지만 영어도 무척 서툴고 대학 졸업한지도 오래되서 이론도 물어보면 버벅대기 일쑤입니다.
지금와서 따져보니 5월 초부터 이력서 올리고 전화 인터뷰 보기 시작했군요.
몇개월 지나고 나니 예전에 떨어졌던 회사가 어떠냐며 리크루터가 연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는걸 보면,
아마 베이 부근의 거의 모든 회사와 전화 인터뷰를 한번씩은 한것 같습니다. ㅡ.ㅜ저같은 경우는 (자랑이 아니라 창피함을 무릅쓰고 적습니다만) 취업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미국 회사들은 어떻게 뽑는지 조차 모르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냥 monster같은 곳에 이력서 올리니 처음에는 무지하게 전화가 와서 기분 매우 좋더군요. 그게 리크루터들이 떡밥 던지는거라는걸 알게 될때 까지는 말입니다.크레이그리스트나 각종 회사 사이트에 Job란을 보고 이력서도 좀 보내봤습니다만, 이건 참 확률이 적더군요.
제가 보기에 100% 확실한 회사들인데도 메일 보내면 인터뷰는 커녕 메일 답장해주는 회사가 단 한군데도 없었습니다.리크루터들이 사탕발림 해가며 이회사 어떠냐 저회사 어떠냐며 job description을 보내주는 것들도, 사실상 그쪽 회사와 얘기가 끝난게 아니라 지원하겠다고 하면 그제서야 넣어보는데 그것도 안될 확률은 마찬가지 같고요.
그나마 좋은 경우는 리크루터가 좀 능력이 되서 이미 그쪽 회사와 컨택을 했는지 아니면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이 회사가 너와 꼭 인터뷰 하고 싶댄다. 관심있니?’와 같이 오면 대부분 전화 인터뷰는 보게 되었습니다.
뭐 이 경우로 온사이트 인터뷰까지 가능한 곳도 있었습니다만, 처음 하는 온사이트 인터뷰이다보니 중간에 ‘더할 필요 없겠다. 나중에 연락하마’하고 내쫓기기도 했습니다. ㅠ.ㅠ제일 확률이 높은 경우는, Monster와 CareerBuilder 두군데에 올려둔 제 이력서를 보고 회사가 직접 컨택하는 경우였습니다.
그쪽도 제 이력서를 보고 이미 관심이 있어했고, 대부분 전화인터뷰도 큰회사들은 온갖 퀴즈나 별 쓰잘데기도 없을 것같은 CS이론들을 물어봤지만, 작은 회사들은 실제 한 일이나 제가 할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더군요.그렇게 성사된 (귀중한 기회인) 온사이트 인터뷰에서도 버벅거리길 몇차례, 제가 보기엔 ‘별것없는 회사’에 ‘제 실력이면 충분할것 같은’ 그런 자리들도 떨어지니 자신감 상실이었습니다.
그나마, 3개월을 넘어서니 전화인터뷰는 그냥 아무 준비없이 해도 긴장없이 (물론 영어는 서툴지만 깡으로) 볼정도는 되었는데, 분명 머리속으로는 아는데 영어로 설명하라니 그걸 못해서 떨어지니 미치겠더라구요.비자는 다 되어가지, 한국에서 가져온 돈 다 떨어졌지, 애덜은 학교도 가야하고 마누라는 카드값 어떡하냐며 한숨만 푹푹쉬지…
한국으로 유턴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루에 몇번을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흡연자였다면 담배 피다가 폐암 걸릴정도로 폈을겁니다. 스트레스 받아서…)그러던 중에, 어떤 조그마한 회사에서 제 이력서를 봤다며 메일로 연락을 해왔고,
전화 인터뷰도 나름 그쪽 사람과 잘 얘기했고 바로 온사이트 인터뷰하자고 연락도 왔고,
온사이트 인터뷰에서 퀴즈나 문제풀이 없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뭘 할줄 알고 어떤걸 써봤는지 정도만 2팀+매니저 한명과 얘기하고 온 후에 며칠이 지나서,
메일로 ‘니가 울 팀에 좋은 보탬이 될거 같다. 니가 바라는 연봉이 어느 정도냐?’라는 메일을 오늘 받았습니다.아직 월급 협상도 안했고, 싸인도 안했지만,
이 정도라면 긍정적으로 봐도 되겠죠?솔직히 영어가 매우 딸린다는 자격지심때문에 걱정도 많고, 한국인 하나 없는 곳에서 일하게 된다는 스트레스도 장난 아닙니다만….
일단 목구녕에 풀칠을 할수 있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저는 대략 5개월동안 수십개 회사에 메일 지원, 4-50번 이상의 전화 인터뷰, 3번의 온사이트 인터뷰 만에 희망이 보이니, 몇달 안된다고 실망하지 않으시기 바라구요, 저도 여기서 인터뷰 후기들과 위로에 많은 도움 받았고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혹여 이 회사가 틀어지더라도 힘을 잃지 않도록 기원해주세요.이쯤에서 질문을…
– 연봉 협상 단계에서도 안맞거나(지금은 제가 사정이 급한만큼 ‘저임금 노동착취’수준만 아니라면 받아들일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 이후에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나요? 있다면 무슨 이유로?
– 연봉 협상후에 정식 오퍼레터를 받고, 거기에 동의하면 절차가 완료되는건가요? 아니면 이후 서류작업이나 비자 문제가 다 풀려야 완료되는건가요?
또, 이후에 무슨 절차를 거쳐야만 취업 완료되었다고 할수 있나요?– 혹시 연봉 협상까지 했다가 영어가 딸린다거나 하는 이유로 취소하는 경우는 없겠죠? ㅡ.ㅡ;
– 회사에서 영주권 취득 지원이나 이사가 필요한 경우 도와줄수 있느냐를 그쪽 기분 상하지 않게 물어보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 연봉 협상시에 하는 금액은 세전 금액이겠죠? 그 외의 혜택이나 스톡, 보너스같은 것은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요? (제가 CS쪽 영어나 잘 알지, 금융이나 회계쪽은 완전 젬병입니다)
– 연봉 협상 단계부터 어떤 것이라도 도움될만한 일이 있다면 조언주세요.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