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직장을 잡은걸까요.. (후기 & 약간의 질문)

  • #154695
    백수 75.***.18.180 7890

    일단 제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H비자 소유자로 회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하는 바람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이전 회사가 한국인이 대부분이었던지라, 몇년 되었지만 영어도 무척 서툴고 대학 졸업한지도 오래되서 이론도 물어보면 버벅대기 일쑤입니다.
    지금와서 따져보니 5월 초부터 이력서 올리고 전화 인터뷰 보기 시작했군요.
    몇개월 지나고 나니 예전에 떨어졌던 회사가 어떠냐며 리크루터가 연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는걸 보면,
    아마 베이 부근의 거의 모든 회사와 전화 인터뷰를 한번씩은 한것 같습니다. ㅡ.ㅜ

    저같은 경우는 (자랑이 아니라 창피함을 무릅쓰고 적습니다만) 취업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미국 회사들은 어떻게 뽑는지 조차 모르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냥 monster같은 곳에 이력서 올리니 처음에는 무지하게 전화가 와서 기분 매우 좋더군요. 그게 리크루터들이 떡밥 던지는거라는걸 알게 될때 까지는 말입니다.

    크레이그리스트나 각종 회사 사이트에 Job란을 보고 이력서도 좀 보내봤습니다만, 이건 참 확률이 적더군요.
    제가 보기에 100% 확실한 회사들인데도 메일 보내면 인터뷰는 커녕 메일 답장해주는 회사가 단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리크루터들이 사탕발림 해가며 이회사 어떠냐 저회사 어떠냐며 job description을 보내주는 것들도, 사실상 그쪽 회사와 얘기가 끝난게 아니라 지원하겠다고 하면 그제서야 넣어보는데 그것도 안될 확률은 마찬가지 같고요.

    그나마 좋은 경우는 리크루터가 좀 능력이 되서 이미 그쪽 회사와 컨택을 했는지 아니면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이 회사가 너와 꼭 인터뷰 하고 싶댄다. 관심있니?’와 같이 오면 대부분 전화 인터뷰는 보게 되었습니다.
    뭐 이 경우로 온사이트 인터뷰까지 가능한 곳도 있었습니다만, 처음 하는 온사이트 인터뷰이다보니 중간에 ‘더할 필요 없겠다. 나중에 연락하마’하고 내쫓기기도 했습니다. ㅠ.ㅠ

    제일 확률이 높은 경우는, Monster와 CareerBuilder 두군데에 올려둔 제 이력서를 보고 회사가 직접 컨택하는 경우였습니다.
    그쪽도 제 이력서를 보고 이미 관심이 있어했고, 대부분 전화인터뷰도 큰회사들은 온갖 퀴즈나 별 쓰잘데기도 없을 것같은 CS이론들을 물어봤지만, 작은 회사들은 실제 한 일이나 제가 할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더군요.

    그렇게 성사된 (귀중한 기회인) 온사이트 인터뷰에서도 버벅거리길 몇차례, 제가 보기엔 ‘별것없는 회사’에 ‘제 실력이면 충분할것 같은’ 그런 자리들도 떨어지니 자신감 상실이었습니다.
    그나마, 3개월을 넘어서니 전화인터뷰는 그냥 아무 준비없이 해도 긴장없이 (물론 영어는 서툴지만 깡으로) 볼정도는 되었는데, 분명 머리속으로는 아는데 영어로 설명하라니 그걸 못해서 떨어지니 미치겠더라구요.

    비자는 다 되어가지, 한국에서 가져온 돈 다 떨어졌지, 애덜은 학교도 가야하고 마누라는 카드값 어떡하냐며 한숨만 푹푹쉬지…
    한국으로 유턴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루에 몇번을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흡연자였다면 담배 피다가 폐암 걸릴정도로 폈을겁니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러던 중에, 어떤 조그마한 회사에서 제 이력서를 봤다며 메일로 연락을 해왔고,
    전화 인터뷰도 나름 그쪽 사람과 잘 얘기했고 바로 온사이트 인터뷰하자고 연락도 왔고,
    온사이트 인터뷰에서 퀴즈나 문제풀이 없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뭘 할줄 알고 어떤걸 써봤는지 정도만 2팀+매니저 한명과 얘기하고 온 후에 며칠이 지나서,
    메일로 ‘니가 울 팀에 좋은 보탬이 될거 같다. 니가 바라는 연봉이 어느 정도냐?’라는 메일을 오늘 받았습니다.

    아직 월급 협상도 안했고, 싸인도 안했지만,
    이 정도라면 긍정적으로 봐도 되겠죠?

    솔직히 영어가 매우 딸린다는 자격지심때문에 걱정도 많고, 한국인 하나 없는 곳에서 일하게 된다는 스트레스도 장난 아닙니다만….
    일단 목구녕에 풀칠을 할수 있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대략 5개월동안 수십개 회사에 메일 지원, 4-50번 이상의 전화 인터뷰, 3번의 온사이트 인터뷰 만에 희망이 보이니, 몇달 안된다고 실망하지 않으시기 바라구요, 저도 여기서 인터뷰 후기들과 위로에 많은 도움 받았고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혹여 이 회사가 틀어지더라도 힘을 잃지 않도록 기원해주세요.

    이쯤에서 질문을…

    – 연봉 협상 단계에서도 안맞거나(지금은 제가 사정이 급한만큼 ‘저임금 노동착취’수준만 아니라면 받아들일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 이후에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나요? 있다면 무슨 이유로?

    – 연봉 협상후에 정식 오퍼레터를 받고, 거기에 동의하면 절차가 완료되는건가요? 아니면 이후 서류작업이나 비자 문제가 다 풀려야 완료되는건가요?
    또, 이후에 무슨 절차를 거쳐야만 취업 완료되었다고 할수 있나요?

    – 혹시 연봉 협상까지 했다가 영어가 딸린다거나 하는 이유로 취소하는 경우는 없겠죠? ㅡ.ㅡ;

    – 회사에서 영주권 취득 지원이나 이사가 필요한 경우 도와줄수 있느냐를 그쪽 기분 상하지 않게 물어보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 연봉 협상시에 하는 금액은 세전 금액이겠죠? 그 외의 혜택이나 스톡, 보너스같은 것은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요? (제가 CS쪽 영어나 잘 알지, 금융이나 회계쪽은 완전 젬병입니다)

    – 연봉 협상 단계부터 어떤 것이라도 도움될만한 일이 있다면 조언주세요.
    감사합니다. 꾸벅.

    • Victor 24.***.147.102

      1.지금 받고 계신 샐러리가 ‘저임금 노동착취’ 수준이 아니라면 지금 샐러리의 레인지를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육만 얼마 받고 계시면 6만에서 7만 사이다 이렇게 알려주면 될 듯. 보통 거기서 조금 더해서 오퍼할 겁니다. 아니면 니네가 생각하는 레인지가 얼마냐고 역으로 물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2.일단 오퍼레터 사인하시면 절차 완료라고 보시면 되는데. 실제로는 비자 트랜스퍼가 끝나야 되는데, 일 시작은 비자 트랜스퍼 서류가 접수되면 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3.영어 안되는 건 다 알고 얘기하는 걸 테니 걱정 안하셔도 될거 같고.
      4.영주권 취득이나 relocation package는 당연히 물어 보시는 것이. 그거 물어본다고 기분 상해하는 회사면 다시 생각해 보시는게.
      5.연봉이외에 다른 benefits는 뭐가 있냐고 물어보시면 됩니다.

      먼저 축하드리고, 답글 다시는 분이 없어서 아는대로 적었습니다.

    • ATX 128.***.137.179

      축하합니다. 꼭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 백수 75.***.18.180

      Victor님 좋은 답글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도움 되었는데, 약간 부연 설명드리는게 좋을것 같아서 덧붙입니다.

      1. 지금 받는 샐러리, ‘저임금 노동착취’가 맞습니다. 경력으로 보나 뭘로 보나 한국에서의 연봉에 비해 1/4은 깎고 온것 같습니다.
      한국계 회사가 연봉 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한국 연봉의 두배는 되어야 여기서 살만하다는걸 알았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전 회사의 연봉을 말하기는 현실적이지 않고, ‘저임금 노동착취’가 바로 이전 회사의 연봉을 말하는거였습니다.
      이곳 사이트의 여러 조언을 읽고, ‘니덜은 얼마쯤 주는데?’라고 되물었는데도 그쪽에서는 자꾸 ‘니가 원하는 레인지를 말해달라니까’라며 회피하는군요. 쩝…

      2. 오퍼레터는, 샐러리 협상하고 나면 바로 날아오는건가요? 아니면 그 사이에도 뭐가 있는건지… 오퍼레터 사인 후 바로 비자 트랜스퍼에 들어가는거겠죠?

      3. 저도 그렇게 위안을 삼고 있는데, 자격지심이 참… ㅠ.ㅠ

      4. 영어로 어떻게 물어보면 좋을까를 질문드린거였습니다. 표현이 서툴다보니 무례하게 물어보면 그쪽에서도 기분상하는게 아닐까 걱정되서요…

      답글 정말 감사드리고요, ATX님도 감사합니다!

    • Victor 199.***.103.254

      저도 영어 못하는데 저는 그냥 철판깔고 그냥 물어봅니다. ㅡ.ㅡ 영주권의 경우 / Could I get a Green Card through employee sponsorship? 이렇게 물어보시면 될거 같네요. Could you provide relocation packages or benetfits packages for hires?

      연봉 정하고 오퍼레터가 문서화되면 그 후에는 네고가 어렵습니다. 연봉 잘 얘기하시구요. 오퍼레터 전에 레퍼런스첵 있을거고 오퍼레터 억셉하면 비자트랜스퍼 들어갈겁니다.

      연봉은 참 어려운데… 나중에 다니면서 두고두고 후회할 일 없을 만큼은 부르시는게 좋을 듯. 님이 얼마를 부르시던지 저쪽에선 깎을테니까요. 그 정도 캡은 감안하시고 /

      좋은 결과 있기 바랍니다. :-)

    • 지나는이 24.***.213.200

      같은 H비자 소지자로 남의 일 같지 않아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전 직장에 적을 계속 두고 계신 상태에서 구직활동을 하셨는지요? 아니면 그만두고 구직활동을 하셨는지요… H 비자 transfer시 pay stub 제출 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