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 나가보니 역이민 가고 싶더라

  • #3971823
    한국 104.***.39.152 452

    1. 물가가 미국보다 싸다. 아니, 미국 물가가 미친 거다
    한국에 2주 있으면서 거의 매일 택시를 최소 두 번씩 탔다. 나중에 카드 명세서를 확인해보니 총액이 400달러 정도였다.
    처음에는 뭔가 누락된 줄 알았다. 미국에서 택시를 그렇게 탔으면 카드 회사에서 “고객님, 혹시 차량을 구매하셨습니까?” 하고 연락이 왔을 것이다. 체감상 뉴욕 택시비의 10분의 1쯤 된다. 물론 하필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환율이 최고점을 찍어서 더 싸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환율이 애국심까지 보조해준 셈이다.
    교통비는 더 황당하다.
    워싱턴 DC에서 뉴욕까지 기차나 비행기로 가려면 보통 200달러 정도 든다. 그런데 기차 시설은 1990년대 한국 무궁화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준이고, 속도는 “왜 굳이 선로를 깔았을까” 싶을 만큼 느리다.
    반면 한국에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특실에 앉아 편하게 내려가도 50달러가 채 안 든다. 게다가 더 깨끗하고, 더 조용하고, 훨씬 빠르다. 미국 기차가 자본주의의 본고장답게 가격만 프리미엄이고 나머지는 전부 이코노미라면, 한국 기차는 가격만 이코노미고 나머지가 프리미엄이다.
    외식비는 계산할 때마다 헛웃음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네 식구가 밖에 나가서 “그래도 오늘은 제대로 먹었다” 싶으면 300~400달러가 우습게 나온다. 음식값에 세금 붙고, 팁 붙고, 서비스 수수료 붙고, 주방 직원 복지기금 비슷한 것까지 붙는다. 밥을 먹은 건지 식당 직원 퇴직연금에 기여한 건지 알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최고급 한우나 장어를 배가 찢어지도록 먹어도 200달러면 충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팁이 없다.
    음식을 주문했는데 음식값만 내면 된다.
    이 당연한 사실이 미국에 오래 살다 보니 거의 문명사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2. 내가 어디에 속해 있다는 느낌
    미국에서 몇십 년을 살았다. 영어도 하고, 멀쩡한 회사에서 직장생활도 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낸다. 그런데도 완전히 섞였다는 느낌은 좀처럼 들지 않는다.
    그냥 영어를 제법 잘하는 이방인.
    딱 그 정도다.
    그런데 한국에 발을 딛는 순간 이상할 만큼 마음이 풀어진다.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 같은 농담을 이해하는 사람들,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알아듣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긴장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는 늘 내 말투가 이상하지 않은지, 상대방이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내가 모르는 문화적 규칙을 또 하나 밟은 건 아닌지 머릿속 어딘가가 계속 작동한다. 평생 꺼지지 않는 백그라운드 앱 같은 것이다. 배터리를 꽤 잡아먹는데 삭제도 안 된다.
    한국에서는 그 앱이 잠시 꺼진다.
    그냥 말하고, 그냥 먹고, 그냥 돌아다니면 된다.
    미국에서는 드라이브스루에서 햄버거 하나 주문하는 데도 긴장할 때가 있다. 스피커에서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리고, 직원은 빛의 속도로 질문하고, 나는 잘못 들었으면서도 일단 “예스”라고 대답한다. 그러고 나면 주문하지도 않은 소스 세 개와 음료 두 개를 받아 들고 집에 온다.
    한국에서는 최소한 햄버거 하나 사면서 언어 능력과 순발력과 인간 존엄성을 동시에 시험받지는 않는다.
    그게 이렇게 편한 일인지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3. 가장 놀라웠던 것, 의료 시스템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의사를 볼 일이 생겼다.
    미국식 사고방식에 익숙한 나는 당연히 전화를 걸어 예약부터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접수 직원이 지금 오면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오늘 예약이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지금 오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요즘 미국처럼 전문의를 예약했는데 실제로는 간호사나 보조 인력을 먼저 만나고, 전문의 얼굴은 전설 속 동물처럼 좀처럼 볼 수 없는 구조도 아니었다. 진짜 전문의를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
    병원에 도착해 5분 정도 기다리니 바로 진료를 받았다. 진료가 끝난 뒤에는 처방전을 들고 또 다른 장소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이 약까지 그 자리에서 받았다.
    내가 한국 의료보험이 없는 외국인이라고 하자 창구 직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시면 비용이 좀 비싸세요.”
    순간 마음의 준비를 했다. 몇십만 원쯤 나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5만 원이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비싸다는 단어의 정의가 나와 이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군.’
    미국에서는 나름 괜찮다는 Anthem PPO 보험을 가지고 있다. 보험료만 1년에 거의 7,000~8,000달러를 낸다. 그렇게 돈을 내고도 전문의 한 번 보려면 몇 주, 길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어렵게 예약을 잡고 전문의 얼굴을 잠깐 보는 데만 본인부담금 40달러가 든다.
    그리고 그 40달러는 시작일 뿐이다.
    검사비는 별도, 시설 사용료도 별도, 영상 판독료도 별도다. 나중에 우편으로 날아오는 청구서를 보면 내가 병원에 갔던 건지 소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했던 건지 헷갈린다.
    한국에서는 보험도 없는 외국인이 당일 전문의를 보고 약까지 받아서 5만 원을 냈다.
    미국에서는 보험이 있는 사람이 병원비가 무서워 의사를 피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미국 의료 시스템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제도인지, 환자의 통장 잔고를 진단하기 위한 제도인지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4. 한국에는 생동감이 있다
    이 차이는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느껴진다.
    미국 공항에서 TSA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다 보면 직원들 대부분이 “오늘도 인간을 상대해야 하다니”라는 표정을 하고 있다. 승객을 손님으로 보는 게 아니라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자꾸 말을 거는 짐짝 정도로 취급한다.
    신발 벗어라, 노트북 꺼내라, 가방 다시 넣어라, 거기 서라, 움직이지 마라.
    설명은 없고 짜증만 있다.
    무슨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기보다 전 국민을 상대로 단체 기합을 주는 조직 같다.
    한국 공항에 도착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젊은 직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안내는 정확하고, 표정도 비교적 밝다. 입국심사부터 수하물 처리까지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다.
    한국 공항 직원들이 미국 직원들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받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한쪽은 자기가 맡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다른 한쪽은 승객에게 자신의 직업적 불행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물론 한국에도 무뚝뚝한 직원은 있고, 미국에도 친절한 직원은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공기의 차이는 분명하다.
    한국은 사람들이 뭔가를 빨리 처리하고, 움직이고, 만들어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느낌이 있다. 미국은 가끔 시스템 전체가 “급할 게 뭐 있습니까, 어차피 퇴근 시간은 옵니다”라는 철학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 있는 동안 나는 오랜만에 사회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다시 깨달았다.
    아, 여기는 움직이기는 하는데, 별로 움직이고 싶어 하지는 않는구나.

    • 음머~ 149.***.62.2

      5. 전체적으로 한국인들 체형이 마르고 옷도 잘입는다

      미국인들 체형은 뚱뚱하고 코걸이 귀걸이 혀걸이 무슨 소도 아니고..여자들입는치마를 게이들이 입고다닌다..

      멀쩡한여자들은 소처럼 하고 다니고, 멀쩡한남자들은 여자처럼 하고 다니는 미국 망했다 즁말..

    • 0000 149.***.15.60

      이번 여름에 한국에 다녀왔다. 느낀건 비슷하긴 한데.
      결과는, 내가 한국에서 누리고 온것은 결국에 내가 미국에서 돈을 벌고 있어서였다.
      미국의 높은 최저임금과 환율로 한국에서 잘 놀았다.
      한국에서 같은 직업이였으면 어려웠을듯

    • ㅇㅇ 76.***.193.135

      읽는 내내 너무 공감했어요. 특히, 느끼기는 하는데 어떻게 설명할 지 몰랐던 부분을
      기가 막히게 글로 풀어주셨네요

      [미국에서는 늘 내 말투가 이상하지 않은지, 상대방이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내가 모르는 문화적 규칙을 또 하나 밟은 건 아닌지 머릿속 어딘가가 계속 작동한다. 평생 꺼지지 않는 백그라운드 앱 같은 것이다. 배터리를 꽤 잡아먹는데 삭제도 안 된다.
      한국에서는 그 앱이 잠시 꺼진다.]

      이거요. 항상 무의식속에 긴장모드로 살아가는데 한국에선 이게 자동으로 꺼져요.
      이거였네요. 우와 뭔가 큰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저는 100% 리못이라 (한국에도 지사가 있는 회사라서) 내년에 이 일을 그대로 가지고
      한국으로 갈 수 있을까? 회사에 요청해볼 생각이에요.
      시민권 땃으니 한국에선 또 외국인으로 살아야 할테지만, 미국 20년 살이 지긋지긋하네요 이젠.

    • 무명2 174.***.251.212

      미쿡살다가 6년만인가 한국나가보니 와우!
      근데 막상살아보면 미국이 그립게됩니다.
      딱 6개월정도 한국있으면 좀 불편함. 한국특유의 무례함과 폭력성을 보게되죠. 1년정도 살다가 미국다시가면 와우 미쿡이지 하게됩니다.
      처음만 좋아보이지. 한번생각해보세요. 처음 미쿡와서 느껐던 소감들…
      자주 다니면 격차가 줄고 양쪽다 즐기게됩디다.

    • 이명순 174.***.195.181

      미국에서 일하시고 모은 401k와 소셜 연금으로 은퇴하시고 한국 가셔서 즐기시면 됩니다. 한국 좋은 데 거기서 직장 다니기는 싫습니다. 눈치 보는 분위기가 싫습니다. 그리고 한국 은퇴자 분들 대부분 연금 월 200만원도 안되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은 별로 좋지 않은 직장도 들어가서 25년 정도 일하면 401k 밀리언 달러는 기본인데요.

    • 헬미국 131.***.63.82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진짜로 천국이다.. 미국 진짜로 욕밖에 안나온다..

    • 맙소사 174.***.35.209

      야이놈들아 니덜이 돈있으니 그렇치
      돈없어봐라 느낌이다르지

    • 연대정외90 163.***.249.100

      난 한국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평생 안 사라지네
      지잡대 출신 정복자 형님에게 열라 따귀를 맞았는데.. 인사팀 동기에게 하소연하니 정복자는 아무도 못 건드린다고..
      그인간이 여직원로부터 성상납도 받는다고 하더라구.
      잘못 건드리면 세무조사 들어올 수도 있던 시절 이었으니, 인사팀도 추적은 하되 건드리지는 못하는…

    • 텍산 47.***.101.254

      자동차 타고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차단봉앞에서 티켓 뽑고 있는데…미친놈 처럼 뒤에서 빵빵빵…..
      길에서 차선 바꾸자고 깜빡이 켜면 빵빵 거리며 밀고 들어오고…
      참고로 텍사스에서 그런 미친놈들은 본적 없는데…이미 총맞아서 뒤졌을지도.
      직접 만나서 얘기하면 엄청 친절한 것 처럼 보이는데 운전대만 잡으면 개선장군이 되는.

    • 오라 24.***.90.165

      돈이 있으니깐 천국이지, 돈 없어 봐라 그게 천국인지.
      노인들 3명중 1명 죽을때 까지 일 하는 나라.

    • 연대정외90 163.***.249.100

      한국은 배달비가 거의 공짜인데.. 내가 시켜먹을 돈이 있으면 편하고 좋지
      딸배들은 박봉에 죽어남.. 사실상 노동력 착취
      한국은 시스템적으로 승자독식, 약자 착취 시스템
      그니까 내가 승자쪽에 서면 천국이지 ㅋㅋ

    • EN 172.***.107.71

      미국도 시니어들 요즘 50프로거 돈이 없어서 은퇴를 못하고 렌트비 모기지 아낄려고 rv에서 사는 노인들이 엄청남 미국 빈부격차가 힌국보다 5배 심하고 잉하다가 짤리몀 의료보험도 바로 끊김 미국 험리스히면 마약지들이 많았는데 요즘 헨트비 감당이 안되어서 storage 렌트하거나 차에서 자는 미국인들 어마어마함.. 총기난사로 하루에 100명이 죽어가는 나라 마약으로 일년에 2만명이 희생되는 나라 유아 사망률 order 국가중 최고. 병원비 못내거 파사나히는 미국인들인들 48푸로임 완전 미친나라지.상식이 안통하는 나라. 고연봉 버는 직장 없어면 평생 고달픈 나라가 미국임.미국임들봐라 통장에 쓸돈 70프로가 천달러도 없다. 한귝놈들 돈없다 없다하는데 미국에 비하면 개부자다. 미국서민등 한국 서민들보다 훨씬 고달푸다 이건 무조건 반박 불가이다. 한곡도 살기가 만만치 읺지만 그래도 서민들 중산층들은 미국인둘 사는거보다 훨씬 낫다

    • EN 172.***.107.71

      한국에서 집업서 험리스 하는 사람봤냐?? 아직도 미극 현실을 직김도 못하고 개소리하는 조셍징들 딥딥하다

    • 동감 67.***.81.57

      원글말에 200% 동감합니다 특히 요즘 미국물가 장난아닌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애들 교육이던 내 직업이던, 혹은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또 정리하고 가야하는 귀차니즘이던)
      한국 보다는 여기가 조금이라도 낫다고 판단하고 여기서들 살긴 합니다만..

      뭐 애들 크면 당연히 역이민 한다는 생각 갖고 있습니다

    • 동감 67.***.81.57

      참고로 원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계속 읽게 만드는 문장력이 있으시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