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변호사의 조건(?)

  • #422249
    이서연 67.***.36.2 5492

    죽은 환자를 살려내는 일은 아무리 명의라도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3일간 죽었던 나사로를 살려낸 예수님이라면 가능하지만 말이다. 이민법에서도 한번 거절된 영주권을 다시 받아낸다는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따라서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미리 예방을 하는것이 최고이듯, 영주권도 미리 거절사유를 알고 예방하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던 영주권이 거절되었다면? 이는 한가족의 역사가 되바뀌는 중대 사건이자 담당 변호사에게도 엄청난 정신적, 심적 부담이 아닐수 없다. 100%승인 실적이 유지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투자이민을 전문화하고 있는 우리사무실에 최근 뜻하지 않게 투자이민 영주권이 거절되었다. 정말 뜻밖이었다. 물론 고도의 복잡성을 동반한 케이스였기에 이분야의 경험만은 공동변호인을 선임했다. 이민국과 고도의 신경전을 벌였으나 안타깝게 거절됬다. 정말 여태까지 투자이민으로 거절된 케이스는 없었다. 우리사무실에서 요구한 서류를 충족시킬수 없는 고객을 접수전, 돌려보낸적은 있지만 말이다.

    당황해 하는 나와는 달리 연륜있는 공동변호인 친구는 즉각 조치를 취했다. 거절통지를 받자마자 곧 고객을 사무실로 불렀다. 고객의 현재 놓인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법을 논의했다. 과연 옵션이 있는가. 있다면 어떠게 헤쳐 나갈것인가. 항소를 해야하나,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을수 있을까.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다음 조치를 취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인가? 2시간 이상을 심도 있게 논의 했다. 고객은 거절이후 격해있던 감정을 이젠 가라앉치고, 앞으로의 계획에 집중했다.

    반면에 지난주 단골고객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지인이 이민케이스가 거절되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사무실을 방문한 이고객은 상담내내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케이스가 거절된지 이미 5개월이 지나 있었다. 이고객은 언제나 승인서가 오나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변호사 사무실에 최근 연락을 했다. 담당변호사는 이미 케이스가 거절된것을 알고 있었으나, 고객에게 연락조차 취하지 않았다. 케이스가 거절됐다는것이 얼마나 변호사에게도 끔찍한 소식인지 안다. 케이스를 차라리 맞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후회도 크고 스트레스도 크리라. 거절소식을 고객에게 알린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고문이리라.

    시간이 이미 너무 지체되었다. 항소는 케이스 거절후 30일이내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케이스 거절후 6개월 이내에 미국을 떠나지 않으면 앞으로 3년간을 미국에 들어올수 없다. 시간이 얼마 없다. 아니면 영원한 불체자로 남아야 한다.

    정말 위대한 변호사는 승인실적 100%를 갖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왜냐면, 케이스 하나를 담당하고 승인이 됐어도 100%승인율이라고 말할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케이스를 담당하고 연륜이 쌓일수록 거절될 케이스가 생긴다는것은 피할수 없다.

    정말 위대한 변호사는 케이스가 거절되었을때 이를 어떻게 처리해 나가야 하는지에 달려있다. 그사유가 고객의 잘못일수도 있다, 이민국의 편견일수도 있다. 아니면 변호사의 실수일수도 있다. 고객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후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알고 있는 변호사가 위대한 변호사가 아닐까?. 고객의 심리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안정시킬수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그렇다. 나도 이젠 위대한 변호사(?)가 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어본다.

    문의 (949) 812-1377
    1peacemaki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