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실력 차이가 미국 체류기간에 많은 영향을 미치죠?

  • #96024
    asdf 114.***.145.4 8933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하시는 분들 영어로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받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초중고를 미국에서 살고 대학까지 미국에서 졸업한 정도면 미국에서 영어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학 학부를 이공계를 졸업하거나 대학원 이공계만 미국에서 졸업한 경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어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토익, 토플 아주 고득점에다가 이공계 원서 보고 영어로 수업듣고 외국인들과 생활하면서 일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어도 미국 드라마나 영화보면 당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결국, 한국에서 쭉 공부하면 영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공계 관련은 업무 관련해서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지 상대방과 업무상 깊은 토론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 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고난도 대화가 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업무 관련해서 간단한 대화만 하고…..동료들과 초딩 수준의 대화를 하는 것을 넘어서서 미국인처럼 생활하고 대화하려면 초중고 대학을 모두 미국에서 나와야 하나요?

     

    뒤늦게 대학이나 대학원으로 미국 유학갔다가 어학 문제로 고민하신 분들과 대처방법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 꿀꿀 76.***.139.137

      원하시는 대답을 할 입장은 안됩니다만,,
      전 미국에서 오래 살게 될거 같은데,, 그다지 한국인 이외에 따로 친구로 지낸다거나 하는 외국인이 없네요,, 그리고 솔직히 뭐 통하는게 없어서 더더욱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분위기 좋은 회사에서 일할땐 몇개월에 한번씩 팀원 집에서 모여서 맥주도 먹고, 식사도 하면서 자연스레 좀더 친해지기도 하지만,,
      어떤 직장에선 그마저도 서로 교류가 없어 서로 이름만 알고 업무로만 지내는경우가 많습니다,,
      근데,,별로 더 친해야 할 필요성은 못느껴요,,
      주변에 한국분들이 많아서 그냥 우리끼리 친하게 지내면 될거 같기도 하고 말이죠~

    • 회사나름 71.***.8.241

      초,중,고,대 한국서 나온 토종입니다. 미국생활 9년차구요, 지난 9년동안 미국에서 3군데 회사를 다녔는데, 지금 있는 곳이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적습니다. 물론 한국 회사는 아니구요. 그렇다고 제가 네이티브 처럼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10년가까이 미국회사 생활 하다보니 연륜이 생겼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회사가 얼마나 글로벌화 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 다양한 엑센트가 존재합니다. 코리안 엑센트도 그 중 하나일 뿐이지요. 아마, 구글,에플, 마소 등등의 회사들도 다 비슷할 겁니다.

    • 윗분 동감 68.***.223.218

      윗분 말씀에 동감합니다. 지금 중부에 위치한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대부분이 백인들이고 중부에서 자란 사람들입니다. 제 액센트를 못알아 듣는 분이 너무 많은데..대도시에서 다양한 인종이랑 일할때 겪지 못했던 심각한 액센트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aaa 71.***.193.120

      성격나름이지만요,

      저는 직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미 포기하고 순응해서 받아들이기때문에, 그저 그렇고요.
      당연 스트레스 받지만요…그런데

      점점 더 사람들 사귐에서 받는 스트레스 심합니다. 친구를 사귄다든가 클럽활동을 한다던가 할때,
      상대방은, 내가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아왔고, 대충 외국인치고는 말도 왠만큼 하니까, 자기가 이야기한걸
      100% 이해했다고 생각을 보통해요. (아니면 적어도 내가 볼때는 그렇게 생각들 하는거 같아요.)

      근데, 아직도 얘네들 지들끼리 이야기하고 또 내게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듯이 이야기할때는 ….멍..할때가 많아요. 아주 격의없이 친할경우라면, 내가 사실은 알아듣는거 같아도 실제로는 못알아들엇거든 …하면서 여러번 반복해서 물어봐도 상관은 없는데…

      문제는, 아주 어정쩡한 관계들, 클럽이나 동아리나 이런데서는…..참 힘듭니다. 못알아들을때마다 물어본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죠. 분위기나 이런건 흐름인데…그 흐름을 끊고서 못알아들엇다고 다시 말해달라고 하는게, 완전 분위기에 찬물끼얹는 셈이 되니까…물론 저쪽에서 이해한다고 말은 하면서…다시 설명하겠지만…일단 찬물이 끼얹어진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죠.

      거의 16년정도 살았는데 이모양이네요. 머리 아파요….딴 미국애들 서로 알아듣고 웃을때, 어정쩡한 웃음 짓기도 머리 아프고…. 어정쩡한 웃음이라도 안짓고 나혼자만 ….멍….하고 있으면 더 분위기 깨는거고….

      하여간, 직장에서 영어문제는, 그냥 나 못알아들으면, 짤리면 되거던? 아니고 내가 필요하면 네가 나 알아듣게 반복해서 더 노력해주던가? 하면서 배짱퉁기면 되지만….사람들사이에서의 관계는…. 차원이 다른 스트레스네요.

    • 지나가다 174.***.62.191

      매니저냐 individual contributor냐에 따라 달라질것 같습니다….매니저로 올라갈려면….영어 장난아니게 스트레스입니다….엔지니어냐 마케팅이냐도 큰 차이구요….마케팅 매니져가 되려면…제일 스트레스…-_-

    • 영어 204.***.79.48

      저는 군 제대후 미국에 와서 학부부터 박사까지 했습니다. 학부 시작할 때 영어 실력이 안습이었는데, 듣기, 말하기, 작문 이 모든게 표준 영어 시험 점수와 크게 상관없습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열심히 연습하여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는 한국에서 바로 대학원으로 유학온 사람들에 비해 잘했습니다. 대학원에서도 1-2주에 한번은 슬라이드 보여주며 발표를 해서 영어 발표 기술도 많이 늘었습니다. 글도 제법 씁니다.

      그런데 졸업 후에 회사를 가니 절망이었습니다. 엔지니어링 메니저들도 평균 글솜씨는 그저 그렇습니다만, 말하는 방식이나 속도가 학교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학교에서는 설명하고 이해시키기위해 풀어나가는 분위기이지만, 회사에서는 서로 빠른 속도로 툭툭 던지고 생소한 idiom도 많이 들어가고 생략되는 말도 많습니다. 너무나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러서 이제 그럭저럭 적응하고 따라갑니다. 회의에서 말도 하고 농담도 하고요. 그러나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방향에서 만회를 해야합니다. 뭔가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face-to-face면 이 정도인데, teleconference면 이해도가 확 떨어집니다. 여기에 인도 영어가 들어가면 이해도는 더 떨어집니다. 인도 영어는 학부때부터 들어서 익숙했었는데도 teleconferencing으로 들으면 매우 힘들더군요. 그리고 인도 억양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얌전한 스타일은 훨씬 알아듣기 좋고, 발음이 강하고 높낮이가 심한 말투는 힘듭니다.

      현재 그냥 일상 업무/회의에서는 영어 스트레스 거의 없습니다만, teleconference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 때가 종종 생깁니다. 그리고 잘 나가다가도 가끔 막히는 때가 있습니다. 영어 실력도 문제도,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찾는 (한국말이든 영어든) 단어가 생각이 안나기도 하거든요.

      • Mohegan 20.***.64.141

        동감입니다. 특히 적절한 단어가 (빨리) 생각나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 xx 199.***.69.64

        보스랑 외국애랑 또 다른 미국애랑, 다들 다 그 분야에서 한가닥씩하는 사람들인데…

        텔레컨퍼런스 정말 긴장되더군요. 보스가 그자리에 있으면 더욱더….. 평소에 숨겨져있던 영어실력이 다 뽀롱나는 순간. 보스는 이게 내 영어문제인지, 문제에 대한 내 이해력 문제인지도 사실은 몰르죠. 문제자체의 이해보다는 영어도 이해가 안되서, 또 그것이 쪽팔려서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눈치껏 스무드하게 넘어갈까 고민하며, 버벅거리는 중인데…
        그러고서 텔레컨퍼런스 끝나면, 문제의 핵심은, 다시 보스한테 구두나 이메일로 다시 조심스럽게 확인하듯 물어봐서, 내 눈치껏 이해한게 틀린건 아닌지 확인도 해봐야 하고…
        이런 내맘을 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바보가 된 기분이죠.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큰 돈이 걸려있거나 중요한 프로젝트에 이런 모양으로 있다가는 스트레스에 제명에 못살겠다는 생각이….

        이런거 겪어보다보면, 아마 미국정부의 중요 요소 요소 에도,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다른 쪽으로 능력이 안되서 이런식으로 살아가는 미국 애들이 분명 있을거라는 추측도 듭니다. 그러다가 그냥 스트레스에도 무뎌지고…나라도 그냥 표류하게 되고… 부시도 그랬고. ㅋㅋ. 대통령이 그래도 나라는 뭐 그냥 굴러가니까…사실 그런거 실패해도 세상은 그냥 굴러가니까…

    • 저도한마디 64.***.229.177

      언젠가 이런주제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이상 영어 스트레스 크게든 작게든 평생 가지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가 단순히 언어만 아니라 문화 풍습 생활 전반을 아우른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면 문법적인 면에서 시험점수 좋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자주 드는 예로 어릴때 우린 식탁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된장국과 김치를 먹으면서 그와 관련한 대화를 하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어릴때 부터 있었던 다른 음식 다른 테이블 매너 다른 대화주제를 쉽게 책이나 인터넷으로 따라잡기 어렵겠죠. 그만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데…

      이건 하나의 예지만 이런 것들이 한둘이겠습니까? 미국온지 10년되었네 20년 되었네가 문제가 아니고 이러한 미국 문화 생활들에 얼마만큼 가까이서 접하고 부딪히냐가 결국은 영어를 풍성하게 해주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그런면에서 30넘어 온사람 다르고 20넘어 온사람 다르고 10대 중반 초반 온 사람들의 영어수준이 다르다고 봅니다. 그건 결국 미국 생활에 얼마나 깊숙히 던져져 몸으로 귀로 입으로 습득했냐가 결정한다고 봅니다.

      맥도널드 영어를 많이 예로 드는데, 저도 첨에 주문하기 조차 어려웠지만 자주 다니며 부딪히며 실수하며 듣고 보다 보니 드라이브 쓰루로도 자연스럽게 주문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상황 새로운 것을 듣다 보면 뭔말인가 합니다. 우리에겐 아직도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때는 당근 콩글리쉬가 나오고요.

      직장가면 남자들 풋볼 얘기 많이 한다 해서 기껏 봐두고 즐겼더니 와서보니 전부들 하키 얘기만 합니다. 당근 대화하면 90% 모릅니다. 하지만 아는 주제 자신 있는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다 보면 50% 이상 눈치가 작용하여 90% 이상 이해하게 되죠.

      윗분들과 약간 다른 관점으로 적어봤습니다.

      • 207.***.34.230

        절대동감.
        느는건 실력이 아니라 눈치… ㅡ.ㅜ

    • 지나가다 141.***.57.212

      한국토종으로 경력직 미국회사에 H1B로 입사해서 순수한 한국 토종 영어로 미국에서 버틴지 15년차 됩니다.

      그동안 회사에서 메니저급으로 진급도 하고 미국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이곳에서 자란 토종 미국인들의 영어 실력에 비하면 아직도 갈길이 멀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 50 가까이 되는 지금도 저녁이면 잠들기전에 미국 영화나 TV 를 꾸준히 보려 노력하고 시간나는대로 영어로된 소설 또는 자서전등을 읽고 매일 신문을 보려 노력합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평생 안고갈 숙제로 생각되며 미국에서 사는한 죽을 때까지 계속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지나가다 67.***.170.54

      뒤늦게 유학온다는 개념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성인(18세 이상)이 되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경우에는 평생을 배워도 원어민같은 수준은 어렵습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단순한 예를 들겠습니다. 과거 다니던 대학에 한국인교수분이 계셨습니다. 철학박사인데 교육대학에서 강의를 주로 하셨습니다. 이 양반 나이가 드시니까 하시는 말씀이 미국에 오래사니까 한국말도 잘 못하고 영어도 잘 못하고 참 고민이라고 하시더군요.

      사람에 따라서는 단기간에 언어를 빨리 완벽하게 습득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미국사람들과 결온한 분들 중에 단시간에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가 영어에 불편함을 느끼고 삽니다.

      그런데, 미국은 country of immigration, one country이어서 그런지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한국분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에는 더욱 그렇구요. 그래서 그런대로 버티고들 있습니다. 영어 못한다고 구박하는 경우, 잘못하면 discrimination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영어문제를 구체적으로 들고 나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 머리아파 75.***.22.74

      음! 위의 글들을 보면 기운이 빠지네요. 저는 미국온지 6개월 정도되었는데, 오자마자 ESl학교에 매일 아침700~900까지 공부하고 출근을 합니다. 이런 생활을 평생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매일 열심히 소설책( 1년에 50권 목표)을 읽으며 idiom과 표현력을 익히려고 노력중입니다만, 그냥 열심히 하는수밖에 없는것 같아요.

      • 저도한마디 64.***.229.177

        아뇨 기운빠지시지 마세요. 80-90%는 평범하지만 나머지 10-20%는 노력으로 굉장한 실력을 갖추는 것을 주위에서 보았습니다. 그 10-20% 안에 드세요. 저는 평범하지만 정말 같은 시기에 와서 한국인과의 관계 끊고 열심히 영어에 도전하는 사람 몇 보았습니다. 참, 솔로일수록 더 가능합니다.

    • 미친영어 174.***.196.43

      저는 26살에 대학원으로 난생 처음 “외국”을 나와서, 15년째 미국에서 대학원 마치고 일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한다는 건 불가능하지만, 윗분 말씀처럼 많은 노력으로 어느정도 실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하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회사(중규모의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회사)에서 미국에서 일한지 7년만에 임원급으로 자리매김하고 (그냥 임원타이틀만 있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20%를 소유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마켓팅도 많이 하고, 프로젝트를 회사로 가져오기 위해 많은 고위직 및 상류층 사람들과 네트워크도 다져야하고, letter나 이메일도 자주 써야하고…이 모든 일을 영어로 해내고 있는 제가 어떤때는 스스로 대견하기도 함을 느낍니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고, 윗분 말씀처럼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희망을 불어 넣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고 원글님 말씀처럼 TV에 나오는 (특히 시트콤이나 갱스터영화) 속어들을 다 알아듣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제가 초기에 한 노력들을 몇가지 소개할까 합니다.

      1. 대학원 2년동안 모든 강의를 맨 앞줄에 앉아서 싹 다 녹음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반복해서 들으면서 교수의 말을 토씨하나 안 빠뜨리고 몽땅 노트에 적었습니다. 물론 못 알아듣는 부분은 blank로 남겨 놓고요. 그리고는 다음날 교수를 찾아가서, “이 부분은 내가 아무리 반복청취해도 못알아 들었는데, 뭐라고 한 겁니까?”라고 물어 반드시 알아냈습니다. 모든 강의를 다 이렇게 했으니, 시간은 엄청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청취력이 높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2. 생활영어 및 미국의 문화적인 농담들을 익히기 위해, TV sitcom중 몇 시리즈 (그 당시에는 Friends)를 몽땅 녹화해서 무작정 계속 반복해서 봤습니다. 처음에는 caption을 사용했지만, 몇차례 반복시에는 caption을 off하고 들어서 머리속에 외워질때까지 했습니다. 놀랍게도 나중에 친구들과 얘기할 때, TV에서 익혔던 표현들이 생각하지 않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걸 여러차례 겪으면서, 혼자 닭살이 살며시 올라오는 희열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3. 회사에서나 업무상으로 미팅이 있을 때, 혹은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소형녹음기를 이용해서 녹음을 한 뒤, 계속 들으면서 제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얘길 했는지, 그리고 제 발음은 어땠는지를 들어 보았습니다. 발음 교정 및 억양 향상에 아주 많은 효과를 본 방법입니다.

      4. 미국인과 대화 중에 새로운 표현이 들리면, 윗분들 말씀처럼 대충 상황과 흐름을 파악해서 아는척 하지만, 머리속으로는 빠르게 2-3번 정도 들린 표현을 반복해서 기억해 놓습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정확한 의미를 찾아서 다시 몇번 그 상황을 되새겨보고 반복해 봅니다. 당장은 잊어버릴 수 있어도, 언젠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생기면, 그 때 반복해서 기억해 놓았던 것이 되살아나서 입밖으로 나오더라구요.

      5.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아이와 매일 1시간 정도씩 같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 초등학교 아이들이 배우는 social study 지식과 더불어, 초등학교 아이들 수준의 관용적인 표현들을 배웁니다. 어른들과의 대화나 TV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기초적이지만 은유적인” 아이들 수준의 영어를 배우는 중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서 절대 음감을 가지고, 한두번 들은 소리나 노래는 금방 따라 부르는 재능을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어떤 자료를 보니, 청음이 뛰어난 사람이 언어습득이 빠르다고 하더라구요. 제 경우도 그런 재능의 도움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고 자인합니다만, 노력으로 그 이상의 성과를 빠른 시간안에 올렸다고 봅니다. 원글님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한가지 명심하실 것은 절대 네이티브 수준을 목표로 삼지 마시라는 겁니다. 저희같은 1세대 이민자들은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미국에서 평생 영어만 쓴 네이티브도 철자 엉망이고, 문법 엉망이고 (대학 교육까지 받은 사람들도), 저질의 욕설과 속어를 무지 섞어서 쓰는 형편없는 네이티브도 많답니다.

      참고로 저는 집에서 아내와 아이와는 한국말로 대화합니다.

      • 123 71.***.193.120

        재능도 재능이시고 의지도 대단하신분인거 같네요.

        예전에, 돌아가신 이익훈씨도 녹음하고 받아쓰게 하는거, 정말 자기돈 들여서, 자기 학원다니지도 않는 나에게까지도(누구에게나), 꽁짜로 월간지와 테이프 나눠주며 장려했었죠.
        사실 1,2,3 의 방법을 사람들이 몰라서 시도못하는건 아닐거 같구요. 저도 몇번 시도하다 작심3일하고 때려친 방법들이죠. 숙제하랴 수업따라가랴 일상생활 챙기랴….그것만해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받아쓰기 10분하는데 2시간이상 걸릴수도 있고… 물론 하다보면 점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녹음해둔 테이프는 늘어가고, 받아쓰기 연습할 시간은 없고…
        저같은 (평)범생에게는 정말 따라하기 힘든 방법이었네요.
        사실 저방법들은 언제나 꾸준히 유효한 방법입니다. 다른 왕도가 따라없겠죠.

    • 원글자 114.***.145.4

      정말 매우매우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ㅠㅠ

      답변 주신 분들 모두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