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첨 유치원 보내기… 의견부탁드립니다.

  • #291543
    매뜌 66.***.112.80 4444

    큰아이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자라도 한국말은 꼭 제대로 할줄 알아야한다고 주장을 해서 집에서는 한국말만 배웠지요.
    그래도 조금씩 크면서 매일 보는게 미국 TV 비디오이다 보니 영어도 조금씩은 하더군요.
    근데 아이가 성격이 엄청 내성적입니다. 겁도 많구요. 영화 캐릭터인 쉬렉은 보거나 소리를 듣기만 해도 거의 경끼를 할정도입니다. 두 귀 틀어막고 있는대로 소리를 지르지요. 끄라고…

    나이가 올 8월에 만 5살이 되기때문에 간신히 턱걸이로 올해 유치원에를 가야하는 나이랍니다.
    근데 아직 스스로 할줄 아는것도 별로 없고, 동생이 아퍼서 엄마 아빠가 동생한테 너무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일찍 가르쳐야될것들을 못가르친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 엄마는 올해 유치원 못보내겠다고 주장을 하다가 주위에서 다들 집에서 감싸고만 있다고 좋은게 아니라고들 그러셔서 먼저 적응을 잘하는지 보려고 저번주부터 Pre-School을 보내봤는데, 안가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입니다. 겨우 일주일에 3일 오전반만 가는데도 그럽니다. 진짜 유치원에 가게 되면 주 5일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거든요.

    게다가 첫날은 어떤 형아가 때렸다는군요. 그래서 전 처음에 어떤 녀석이 동양애 첨 본다고 무시하고 그랬나 했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보다도 어린 동생이더군요.-_-; 다른애들은 보면 지보다 작던 크던 애기만 아니면 다 형아랍니다.
    그래서 제가 아빠가 재 떼찌해줄까? 그랬더니 그러지 말랍니다. 하여간 폭력은 엄청 싫어해요. 지 친동생한테 맞아서 울어도 아빠가 야단친다면 안된답니다 동생은 애기이고 자기가 이뻐하지 않냐고…

    하여간 그런 녀석인데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놀때는 그럭저럭 잘 노는데 공부할려고 하면 그게 하기가 싫다는군요.
    아마도 집에서 아무런 통제 없이 지 하고싶은거 하고 지내다가 선생님 지시하에 똑같이 앉아서 공부하고 그림그리고 그래야하는게 싫은가봐요. 거기다 대화도 아직 잘 안통하고 하니… 그리고 점심시간이나 간식시간에 거기서 주는 미국음식이 먹기가 싫은가봐요.
    미국에서 태어난 녀석임에도 입맛이 한국애들보다 더 된장이거든요.
    아침에도 빵이나 와플 먹을래? 그러면 생선하고 밥달라는 녀석이니까…
    게다가 우유알러지가 엄청 심해서 우유나 우유로 만든 제품은 아무것도 못먹습니다. 우유, 피자, 치즈, 아이스크림등등… 우유는 피부에 닫기만 해도 두드러기가 온몸에 나고 먹었다간…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가야 됩니다. 미국에서 이런거 못먹으면 먹을게 뭐 있나요. 휴~
    그래서 걱정입니다.

    애엄마는 아이가 적응을 못하니까 일년 쉬었다가 보내자고도 하고 일년이면 많이 낳아지지 않겠냐는데 글세 제생각에는 일년 집에서 더 있는다고 크게 나아질것 같진 않거든요. 5살때 겁장이이던 녀석이 단순히 한살 더먹어 6살된다고 크게 틀려질거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지 동생하고는 성격이 정 반대입니다. 동생은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아픈 아이임에도 모든걸 제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고, 하나를 해도 완벽하게 합니다. 지칠줄도 모르고 요번에 감기로 열이 103도까지 올라가도 먹을꺼 다 먹고 놀거 다노는 강인한 성격입니다. 근데 이 형은 착하고 엄청 순한데, 겁이 많고 제손으로 하려고 하질 않고 아빠나 엄마한테 의존을 많이 하지요. 자기는 못한답니다. 핑계도 잘도 같다 붙여요. 아프면 누워서 꼼작도 안하고 먹지도 않고, 그리고 울기도 엄청 잘울고…

    어떻해야할까요? 참 초보 예비 학부형으로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어떤분은 애가 미국유치원에서 왕따를 당해서 자폐증상까지 생겼다는 분이 계셔서 겁도 나고요, 또 어떤분들은 첨에 힘들어도 그냥 보내야된다고도 그러시고…

    여러 경험자분들 현명한 의견좀 부탁드리겠읍니다.

    • 구 메인프레임가이 192.***.142.225

      주욱 읽으면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져 와서 코끝이 조금 찡한듯 합니다. 그런 부모님을 가졌으니 아이도 사랑많은 성품으로 자라는 건 아마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굳이 세상기준으로 님의 자녀의 적응문제를 볼 필요가 있을까요? 독한 놈은 독한 놈만 만나고 순한 놈은 순한 놈만 만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독한 놈은 자꾸 독한 환경으로 들어가서 그 성격이 더 강화되고 또 그걸 사용해야만 이겨나가는 환경을 만들지 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저의 큰 녀석(딸)에게 한국말만 가르쳤습니다. 말씀하신 님의 자녀와 비슷하게 순하고 동생에게 맞아서 하루에도 4-5번씩 울곤 했었지요. 제가 가장 마음아팠던 건 열심히 한국말만 가르치던 어느날 오후 생전 첨으로 사귄 미국아이(건너편 집에 사는 아이)가 어느날은 우리 딸에게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주더군요.

      그 소개받던 미국아이는 백인 특유의 당당한 표정으로 자기를 우리 딸에게 소개했습니다. 한참을 듣던 우리 딸은 딱 한마디 “NO”라고 했습니다.

      저는 거의 울뻔 했습니다. 맴이 아퍼서였습니다. 그런 아이를 학교 – preschool – 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살던 곳은 백인 비율 96%의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마음이 강한 저의 아내와는 달리 저는 매일 기도밖에는 할 것이 없었습니다.

      지금 어떻게 됐냐구요? 지금 만6살입니다. 한국말을 너무나 잘 합니다. 영어를 너무나 잘 합니다. 심지어 문화간의 차이와 그에 따른 고려사항을 아주 조금은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다른 아이 때리는 아이는 부모가 거의 노이로제 걸립니다. 여기서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 공격 몇 번만 하면 가차없이 퇴학입니다. 친구들과 사이좋은 아이는 엄청나게 격려하고 상주고 난리입니다.

      님의 자녀가 온순하므로 친구를 잘 사귀리라 믿습니다. 이것이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어린 아이들 정서와는 좀 다른 부분입니다 – 혹은 최소한 우리 클 때는 그랬습니다. 지금은 다를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 구 메인프레임가이 192.***.142.225

      한가지 잊었는데요 … 우유 알러지(? 아마 Lactose intolerance)가 있다면 학교에 공식적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종이 같은데 써서 전해주시고 요구사항이 있으면 꼭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는 시중에 Lactaid라는 약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처럼 저도 Lactose intolerance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유 마시면 배가 싸락싸락 아프고 설사하는 증상이지요. 이 Lactaid – 과자처럼 씹어먹는 것도 있슴 – 를 먹고 우유먹으면 전혀 괜찮습니다. 시중에 이 Lactaid가 이미 들어있는 우유도 팝니다.

      그럼 화이팅구…

    • 지나가다 170.***.50.120

      먼저, milk allergy는 꼭 의사에게 가셔서 처방을 받으시고, 학교에 알려주세요. 잘못하면 진짜로 큰일 납니다. 말씀대로, milk안들어간 제품이 거의 없어서, 혹시라도 친구가 준 쿠키하나 먹게되면, 큰일납니다. 아이에게도 꼭 주의 시키시고, 아무거나 먹게하면 안됩니다.

      대부분 내성적인 (특히 한국말만 쓰던) 아이들은 유치원같은데 가면 많은 shock를 받습니다. 말이 안돼서 입을 아예 닫아버리고, 말을 한마디도 안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중에 자폐증같은것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는군요.
      저희 아이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pre-school때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처음 3달동안은 엄마와 같이 갔습니다. 거의 한달은 엄마 무릎에 앉아있었고, 차츰차츰 나아졌습니다. (물론, pre-school에서 허락해야 하겠지만요..)
      님의 경우는 둘째때문에 힘이드시겠지만, 제 개인적이 생각으로는 가능하면 아이에게 외부와 많은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학교 1~2년 늦게가는거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될꺼야” 생각하다가 후회하시는 부모님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서 말씀드립니다.

    • 매뜌 66.***.112.80

      구 메인프레임가이님 친절하신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국말을 가르쳐야한다는 신념과 또 사실은 제가 영어가 아무래도 좀 딸리다 보니 아이가 커서 한국말을 잘 못하면 부모와 속깊은 대화를 못하지 않을까 싶어서 저는 이미 영어 잘하기는 늦은것 같고, 해서 제 아들들에게 한국말을 잘하게 가르치려고…^^
      어쨌던 그렇게 해놓고 한국말을 가르쳐 놓고 유치원을 보내 놓으니 첨에 영어로 선생님이 말하거나 친구들이 말할때 멀뚱멀뚱 서있는 녀석을 보니 저도 가슴이 엄청 아프더군요. 저희집은 반대로 제가 좀 강하고, 제 집사람은 엄청 맘이 약한 사람이지요. 전 물론 가슴은 아프지만 아이들이 한번은 겪어야할 아픔이고 또 금방 적응할수 있으리라 믿는편이지만 제 집사람은 너무나 가슴이 아픈가봅니다.

      그리고 제아이는 우유를 소화를 못시키는 Lactose intolerence가 아니고 진짜 알러지랍니다. 몸에서 우유를 거부를 합니다.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게 아니고 온몸에 두두러기가 나고 우유가 닿은 부분이 퉁퉁 부어서, 입술도 붓고, 식도나 기도도 부어서 호흡곤란 증세까지도 오지요. 병원에서도 거의 보기 드문 경우라 하더라구요.
      첨에는 아이가 4-5살쯤 되면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니 이제 만 5살이 다되가는데 아직도 우유는 피부에 한방울만 닿아도 두드러기가 생기니…

      아직 잘 모르겠읍니다.
      이녀석을 일년 뒤에 보내야 할지 지금 보내야할지.
      지금가면 8월생이라 반에서도 제일 어린셈이 되고 안그래도 겁도 많고 내성적인 아이가 그런것 때문에 힘들어 하고 아예 공부나 학교가는거에 흥미를 잃어버릴까도 걱정이 되구요,
      일년 늦게 보낸다고 다 잘할것같은 보장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럴것 같지도 않고, 괜히 첨에 좀 안쓰러워도 잘 할수 있는애를 지레 걱정을 해서 일년을 집에서 묵히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아픈 동생덕에 아빠 엄마랑 놀러 다닌적도 거의 없고 항상 집에서만 노는 아이를 보니 넘 불쌍해 보여서 유치원에 가서 친구도 사귀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둘째 같으면 어디다 내놔도 걱정이 안될것 같은데… 머리속이 복잡하네요.

    • 매뜌 66.***.112.80

      지나가다님 말씀 감사합니다.

      첫날 집사람이 애를 찾으러 갔을때 막 울고 집에 가자고 엄마손을 막 잡아 끌더라는군요. 이틀뒤 아침에 또 가자고 하니 안간다고 울고 불고 떼를 쓰는 아이를 제가 그냥 데리고 가서 출근까지 시간이 약간 있어서 한 20-30분 같이 있어줬더니 조금은 안심이 되던지 그림도 그리고 되두 않는 영어로 선생님한테 말도 하고 그러긴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그날은 유치원 안간다 소리 안하더라구요.
      그러더니 3번째날은 또 뭐가 싫었는지 엄마가 찾으로 갔을대 또 울고, 유치원 안간다고…

      아무래도 제가 매일 아침에 30분씩 있어주고 엄마가 좀 일찍 데리러 가서 또 한 30분 같이 있어주고 그런 방법을 일단 써봐야겠네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 주방장 64.***.181.171

      가까이 교포 내외가 사십니다. 안분의 어록입니다. 농담 아닙니다.

      1. 아니 집에서 부모가 “한국말” 쓰면 어떻해. 영어를 배우려면 “한국말”을 빨리 잊어야지, 호호.
      2. 요새는 아무나 이민오니까, 우리같은 사람들이 백인들 보기 창피해 죽겠어. 그런 사람들, 우리가 한국에 살면 어디 상대나 했겠어?
      3. 미국학교가 우리 아이들 다닐 때는 참 좋았는데 요새는 별로야. 진작에 왔어야지.
      4. 어머 그집 남편은 대학교수라지만 흑인이니까 아이들이 블랙 잉글리쉬를 쓰네. 어쩜 좋아.

      만날 때 마다 또 어떤 명언을 하실지, 상당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다니면서 우리는 또 어떻게 씹고 다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 매뜌 66.***.112.80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은,
      이곳에서 영어는 배우는게 아니라 사용되어지는거죠. 아이들 학교들어가면 그때부터는 한국말보다 영어를 훨씬 더 많이 쓰게 되고 영어가 더 편해질겁니다.
      그래서 한국말은 어렸을때 안배워 놓으면 아이들 크면서는 정말 배우기 힘들고 배운다 한들 혀꼬부라진 소리밖에 못낸답니다.
      그래서 처음에 좀 힘들어도, 한국말을 먼저 가르치는거지요.
      외국인 또는 미국인들도 다 동의 합니다. 한국인이니 한국말 먼저 배우는건 당연하다. 전에 본 스페인출신 의사는 저희처럼 자기애한테 스페인어를 먼저 가르치려고 스페니쉬 낸니를 붙여줬다고 아주 잘하는거라고 하더군요. 유독 한국사람만 영어를 배우려면 한국말을 잊어야한다는 황당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 애기아빠 24.***.52.89

      여기 10년 살았지만 영어는 아직도 남의말이기때문에, 집에서는 오로지 한국말로만 이야기 합니다. 지금 프리스쿨 다니는 딸아이, 벌써부터 영어가 편해 보입니다. 9월부터는 한글학교 보낼까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