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여자 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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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73.***.151.16 662

    찢어지게 가난해야만 했던 우리집은
    울엄마의 남편이
    시대를 잘 못 만난 탓였다.

    시대만 잘 만났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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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길 와 본 카든 카드도 아니더라고.

    한국 카든 얼마나 아름답고 예뻤어.
    카드 자체가 예술작품였잖아.

    피카소니 빈센트 반 고흐니 미켈란젤로니
    네오나르도 다빈치니

    자들 작품이 세곌 정복했음에도
    한국에선 쪽도 못 꼈던 건

    카드,
    예술였던 카드때문였잖아.

    무튼,

    그 옛날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졌던 초가.

    함박눈 송이송이들이
    퐁퐁 바람을 몰고 다니고

    마당엔
    닭 몇 마리가 모일 줍고

    디너로 죽을 끓이느라
    굴뚝에선
    삭정개비 냄새를 잔뜩 품은 연기가 뽀얗게 오르던

    작품성이 뛰어나 소장하고픈
    그런 아리따운 초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쓰러져가는 초가였다.

    엄마의

    “꿈속에 용이 보이고
    하늘은 맑더란다
    구름 한 점 없더란다
    아이의 첫울음 소리는 너무너무 컸더란다.
    귀여운 아이가 태어났단다”……………………………..금과은의 생일이란 노래에서 일부 발췌.

    그 초가에서
    태몽만 거창하게
    내가 태어나신 거였다.

    초굘 수석입학하면서부터 싹수가 파래
    중굘 수석입학하더니 수석으로 졸업하고

    고굔
    각 시골 중교에서
    수석만 한다는 천재들이 모였는데도

    그 천재들도 떨어지고야 마는
    대전에 있는 디고를 수석입학하곤

    하나 둘 친구들을 깨치는데
    너무 지체높은 분들 자제분들인지라

    놀랍고 신기해 졸라 쫄았잖아.

    아빠들이 다들
    선생님, 순사 , 시장, 조합장. 군수, 면장.

    와, 이런 지체높은 양반들 자제분들이
    영광스럽게시리 우리반이라니.

    내게 물어올 때 난 쪽팔려서
    울아빤 돌아가셨다고 했지.

    맨날 막걸릴 빨곤
    엄마패는 게 직업이랄 순 없더라고.
    .
    .
    .
    .
    .
    난 걍 충남대에 감
    4년 전액 장학생이라
    부모님께 효도도 할겸 그러려는데

    선생님들이 어디 놔 둬?

    안딘댜.
    내가 충댈 가는 건 국가적 손실이랴.

    서울로 무작정 가얀대서
    왜 가야날도 모르면서
    무작정 가게 됐지.

    대전에서 3년간
    그래도 나름 도회지 물을 먹으며
    면역력을 키워선지
    쥐뿔도 없는 놈이 간댕이만 붜져선

    내가 한 번 쫄았음 됐지 또 쫄소냐.
    서울?
    웃어버렸지 뭐.

    과 년놈들과 얼굴을 트면서 알게 된 게
    아, 쓰바, 어떻게 된 게
    대전 아빠들은 아빠도 아녀.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 장관, 국회의원, 안기부장, 검찰총장 등등등등
    끗발집 아들딸들과

    삼성, 현대, 엘지, 한화 등등등등
    재벌집 아들딸들 뿐이냐 그래에?

    아, 쓰바,
    대전에서 쫀 건 쫀 것도 아녀.

    쫄다 쫄다 완존 쫀 건

    아 이 좀마니들이
    자가용이라는 걸 타고 학교를 오는 거야.

    난 대전서 하숙비 아낀다고 싼 곳을 구해
    30분동안 걸어다녔고
    서울로 가선 자췰하고 있는데 말이지.

    람볼기니니
    페라리니
    부가티닐 타고 오는데

    벤츠나 뱀떠블윤 학교 미관 해친다고
    정문에서 못 들어가게 하더라고.

    심지어 어떤 놈은 헬기를 타고 오고
    또 심지어 어떤 놈은
    뽀트를 타고 학교를 다니는 거야.

    그럼 됐지 색휘들이 또 내게 묻는 거야.
    울아빤 뭐냐고.

    해 이번엔 안 되겠다 싶어

    울아버진 딴 나라에 계셔,
    하늘나라라고.
    얼떨결에 그래버렸지.

    그리곤 결심했지.

    날밤까며 열심히 죽어라 공부를 해서
    수석으로 졸업을 하고
    한국에서 제일 좋은 곳에 취직을 하면

    결국
    저색휘들 아빠 밑으로 겨들어가는 거니까

    공불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서
    돈 남아 도는 집 딸래밀 낚자.

    그 길만이
    저색휘들을 이기는 길이다.

    내가 가진 거라곤

    끗발집 아들래미도 아니요,
    재벌집 아들래미도 아니지만

    훤칠한 키에
    아주아주 조각남처럼 잘 생긴 얼굴뿐이니

    이 잘난 몸쪼가리의 자본을 투자하면
    안 불가능할 것 같은 자신감이 서서였다.
    .
    .
    .
    .
    .
    은희였어.

    지지배가 참 못 생겼는데
    도는 소문엔 돈이 남아도는 집 딸래미란 거야.

    애들이 뭐 알어?
    돈 없어도 좋으니 예쁘기만 해라지.

    그러니

    은희가 남자친구가 있을 리 없잖아.

    해 친한척을 했더니
    하룬 이 지지배가 자기 집에 가자는 거야.
    암도 없다고.

    잘됐다 싶더라고.
    내 눈으로 직접 남아 도는 돈을 확인하고 싶었거든.

    26층였어.

    25층까진 다 세 준 거고
    26층이 집인 거고.

    현관문을 따악 여는데

    잠깐만, 나 잠시 졸도 좀 하고.

    졸도에서 깨어나 다시 보니
    현관에서 저 멀리 소파가 보이는데
    무려 거리가 100미터야.

    걸어들어가다
    그래, 이 지지배다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윤

    진짜 라디오에서만 소릴 들었던

    피아노.

    실물 피아놀 그 때 첨 봤잖아.

    지금부터 넌 내꺼.

    그 때 태어나 첨 본 것들이

    냉장고, 선풍기, 이따만한 전축. 내 키보다 큰 벽시계.

    아무리 침착한 척 하려해도
    하도 신기한 것들 뿐이라 입을 못 다물고 있는데

    야가야가야가 또 단 둘이 있응게
    이상한 생각을 해선지
    제 방으로 들어가재
    구경시켜준대.

    들어가자마자 또 완존 쫄았잖아.

    침대.

    첨 본 침대가 얼마나 신기하던지.

    무롈 무릅쓰고 한 번 높이 솟았다가 떨어져 봤더니
    내 몸이 통통 튀는데 거 참 신기하데 이?

    무튼

    너 일루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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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년쯤 사귀는동안

    열 번은 더 헤어지고 만남의 연속였었어.

    한마디로
    승질머리가 정말 드러웠거든.

    그럴 때마다 억울한 건 나였지만
    내가 먼저 가 사과하고 빌고 용서해달라고 사정하고 그랬어.

    성공의 길은
    탄탄대로만 놓여있는 게 아니고
    고난과 역경의 길을 헤쳐나가야만 성공을 할 수 있다고
    어디선가 본 것도 같은 게 떠오르곤 해서.

    그러다 군댈가선
    철이 좀 들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

    내가 지금 뭐하는 거야.

    여자랑 결혼을 해야지
    돈이랑 결혼을 하려는 내가 인간인가 싶더라고.

    해 다짐을 했지.

    돈과 승질머리 드런 여자랑 헤어지고

    착한 여자,

    착한 여자를 만나자.
    해 만난 여자가 지금의 마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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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 땐

    마눌의 우상 신이신
    아드님께 여쭤봤어.

    얌마,

    넌 돈 많고 승질 드런 여자랑 결혼할래
    돈은 없어도 착한여자랑 결혼할래?

    “당연히 착한여자랑 결혼해야죠오.”

    하길래,

    야이 미친놈아 정신차려.

    결혼이란 건
    돈 많고 승질 드런 여자랑 결혼해야는겸마아.

    “왜요?”

    색휘야,
    네 엄마를 보고도 몰라?

    착한여자는
    결혼하면 금방 승질 드러워졈마.
    그러면서 돈은 없어.
    돈도 없으면서 승질만 드러.

    돈도 없는 게 승질까지 드런 게 낫냐
    돈도 많으면서 승질도 드런 게 낫냐?

    결혼은 현실염마아.
    정신 똑바로 차려이 색휘야.

    옥퀘이?

    글쎄 모르겠어.

    알아듣도록 얘긴 했는데
    어떤 며늘아갈 데려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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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은희.~~~

    • 지나가다 73.***.81.202

      착하니까 그나마 지금까지 옆에 있는거라고 생각은 안해 보셨는지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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