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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크게 실망했어요.
나름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했고, 팀을 위해, 프로젝트를 위해, 욕먹어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결국은 그게 다 제 불찰로 연결됐네요.
참고 참았고, 저말고 못참은 사람들은 다들 팀을 떠났고, 그 결과 현재 프로젝트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기 때문에 제가 팀에 있어 중요한 존재가 되었지요.
근데 팀에서 어처구니 없는 인간이 하나 있는데, 예전에 자기가 내렸던 그 많은 결정들을 지금 다 엎어치우는데, 히스토리를 모르는 외부 사람들에게는 아주 개혁적인 일을 한 걸로 칭찬받더군요.
그 기세로 제 일에 사사건건 간섭합니다.
매니저 외에 approver가 하나 더 늘어서 저로서는 일을 진행하기가 더 힘들어졌구요.
이런 상황에서 오늘 매니저가 그러더라구요.
제가 아직 하는 일에 비해서 능력이 부족하니까 다른 사람이랑 연결지어서 둘이 같이 일하게 하겠노라고.
프로세스의 문제를 저의 능력부족으로 처리하겠다는 거죠.
어처구니 없어서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면 차라리 일을 나눠서 하게 해 달라고 했더니 그건 또 안된답니다.
제가 모든 히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제가 해야 한다는 거죠.
즉 일은 제가 다 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대로 따르라는 거죠.
외부에 방패막이가 되는 셈인거죠.
매니저 미팅 후에, 같이 일하기로 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했죠.
그 사람은 능력 확실히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 사람도 그러더군요.
네가 이 프로젝트의 메인 역활을 하고 있지만, 나 가능하면 네가 맡은 일 맡고 싶지 않다.
현재 이 팀의 프로세스가 상당히 이상하고, 난 그 중간에 끼어 고생하고 싶지 않다고, 현재로서는 자기가 완전히 프로세스 돌아가는 걸 익히고 히스토리를 알 때까지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대신 네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주겠다.
집에 와서 억울해서 한참을 엉엉, 정말 크게 울었습니다.
열심히 일했는데 고작 돌아오는 건 이건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도네요.
돈이고.. 영주권이고.. 다 필요 없고…
오자마자 잡 서치해서 벌써 다 신청했습니다.
내일 매니저한테 나 3달 후에 그만 둔다고 말할 셈입니다.
도저히.. 도저히 더 일 못하겠더군요.
속상해서..
너무너무 속상해서 적었습니다.
악플은 가능하면 올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