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삶 – 공포의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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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pher (덤덤한 아저씨) 99.***.108.108 328

    마침내 미국 대학원에서의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영어로 공부할 생각에 큰 기대를 품고 네 과목을 신청했다. 그러나 그 기대가 두려움과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실 그것은 첫 수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제는 나의 영어 실력이었다. 나는 강의 내용의 약 40% 정도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 개별 단어들은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완전한 문장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효과적으로 필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나는 미국 학생들의 노트를 빌려 보았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듣기 실력은 조금씩 나아졌다. 그런데 곧 또 다른 장애물이 나타났고, 그것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가 수강한 과목 중 두 과목에서는 사례 연구(case study) 발표가 필수였다. 나는 그것이 너무 두려웠다. 서툰 영어로 그렇게 많은 학생들 앞에 서서 발표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결국 나는 네 과목 중 두 과목을 수강 취소했다. 이는 곧 등록금의 상당 부분을 허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네 과목 분의 등록금을 냈지만, 두 과목을 취소했다고 해서 학교는 등록금의 절반을 환불해 주지 않았다. 경제적 손실도 컸지만, 그보다 더 아픈 것은 자신감에 입은 상처였다.
    이제 4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문제는 단순히 영어 실력만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용기가 부족했다. 다른 한국 학생들도 똑같은 언어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끝까지 견뎌 내며 과정을 마쳤다. 돌이켜보면, 나도 좀 더 용감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는 언어적 부담이 비교적 적은 두 과목만 계속 수강했다. 통계학과 컴퓨터 과학 개론은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고 발표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과목 모두 A 학점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감은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게다가 두 과목만 수강하다 보니 자유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던 나는 주로 다른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영어 실력 향상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나는 계속 서툰 수준의 영어에 머물러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원어민과 데이트를 하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캠퍼스에서 한 백인 여학생에게 말을 걸었고, 운 좋게도 두 번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데이트에서는 저녁에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부분 서툰 영어로 이루어진 대화였던 것 같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는 함께 캠퍼스를 산책했다. 그녀는 가끔 내 영어 발음을 고쳐 주었지만, 아마도 내 제한된 영어 실력 때문이었는지 그다지 즐거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며칠 뒤 나는 그녀가 다른 학생과 데이트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후로는 다시 데이트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렇게 원어민과의 데이트를 통해 영어를 향상시켜 보려 했던 나의 시도는 끝이 났다.

    • 덤덤한 아저씨 99.***.108.108

    • 덤덤한 아저씨 99.***.108.108

      이 영상 가운데 자리에서 말하는 클레어(인스타그램 아이디 @clairecheonglee)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에 미국 유학와서 BuzzFeed라는 인터넷 기반 미디어 기획사에 취업했는데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 신기할 따름.
      이걸 보면 난 유학 와서 영어공부를 빡세게 안했던 것이 분명.

    • 담배고양이 149.***.88.146

      사람들이 다 인생에 어려움이 있지.. 힘내 아저씨.. 영어는 자신감이야 아저씨.. 평소에 클리앙 들어가서 댓글쓰지만말고 유튜브에서 미국뉴스 좀 챙겨보고.. 영어 공부 1시간하면 일베 10분하고 이런식으로 규칙을 만들어봐 아저씨..

    • 터미액 140.***.198.159

      나도 영어 힘들었지만 원글 처럼 말아먹고 한국 애들과 놀러 다니고 그러진 않았음. 6개월만에 많이 늘었지. 사실 듣고 말하기는 해야하는 환경을 피하지 않고 뛰어들면 누구나 비교적 쉅게 늠. 문제는 엄청난 속도로 논문 대량으로 읽고 소화하는 것과 제대로 된 글 쓰는 것. 특히 쓰기는 좋은 샘플을 흉내내며 자꾸만 써야 하는데 쉽지 않음.

      기숙사에 살며 한국인 지인은 딱 2명 뿐이었음. 기숙사에서 사귄 미국 친구들 결혼식도 갔었고 30년 지나서도 가끔 연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