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시니같은 게

  • #3544677
    칼있으마 73.***.151.16 347

    종구품의 말직이긴 해도

    면서기라는
    벼슬아치였던 사람과
    연을 잇고 있었는데

    하룬 그가

    군 고길 엄분 상추쌈으로
    입막음을 하고 있다가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나더니

    말이
    초반부터 장황했다.

    머라머라
    모라모라
    므라므라………….

    전 죽어도

    병시니

    소릴 하지 않는다는 말였다.

    아마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늘 그래왔듯
    그의 앞에서 암시랑도 않게

    병시니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술술 나열하고 있었나봐.

    내막은 간단했다.

    조카가 소아마비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다.

    그 조카도 조카지만

    내가,
    내가 참 많이도

    부족하고,
    미천하고,
    한심하고,
    모자라고.

    를 알았기 때문였고

    저리 그러모은 단어 중에

    미천하고.

    란 말에 숨이 턱, 걸려
    한참 동안 가슴이 답답했었다.

    난 내가 무척 잘 난 나더러
    미천하단 말을 할 줄 몰랐기 때문였다.

    후론 나도 따라

    병시니란 소릴 내 입 주변에서
    닷씬,
    닷씬 얼씬하지 못 하도록

    단도리를 철저히 했으며

    나더러 병시니라고
    농을 섞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윗사연을 들려줬고

    친구들은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주억거렸었다.
    .
    .
    .
    .
    .
    환경의 영향을 받는게 어디 인간뿐이랴만

    노는 물이 다른
    넷상을 떠돌면서

    난 다시 날 잊게 되었고

    병시니란 말을 스스럼 없이 하게 되었다.

    백옥같이 순수한 내가 그리 된 건
    순 물 탓인 거다.

    너,
    그리고 또 너, 너.

    같은

    한심한 아이들을 보면서

    병시니란 말을 참아낸다는 건

    면벽수도하는 땡중이
    해탈한다는 건 불가능하듯

    참으로 해 내기 불가능한
    극기와도 같았다.

    너.
    그리고 또 너, 너

    를 보면서

    저 말 말곤
    지칭할 대체어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였다.
    .
    .
    .
    .
    .
    그러다 작년인가?

    끊겼던 연을 다시 잇자고 연락이 온 그와
    몇 마디 말을 나눌 겨를도 없이

    그의 조카가 떠올랐고

    다시 또 아차 싶은 생각이 들면서
    가르마에 땀이 고였다.

    천상 난 미천한 놈이로구나.
    내가 가여워졌다.

    그래,
    지금부터라도 앞으로라도 미래라도
    그런 말을 쓰지 말자.

    병시니 이 말 한 마디로

    너.
    그리고 또 너, 너

    외의 사람들이 상처받을
    그 누구누구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말은 절단내자며

    날 다시 나로 되돌려 놓으려는 순간

    “병시니 같은 게”

    란 소리가 눈과 귀를 가득 메웠다.

    참담했다.

    게 여의도에서 흘러 나와
    전국을 덮어버렸다는 게
    참으로 참담하고 분개됐다.

    전국의 그들이 느꼈을 차별감 모멸감,
    그들이 받았을 상처.

    모처럼 마음이 아파왔다.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며
    그리 살아 온 그 사람이

    쉬 뱉어낸 그 말이

    지극히 정당한 말이다.

    고 믿고 사는 그런 사람이

    판사를 했었다 하니 참, 쩝.

    거룩하신 특권의식에 쩔어
    제 위엔 사람 없는 판사의 눈에는

    모든 사람들이 저만 못 한

    병시니로 보였을 것이고

    힘 없고 빽 없고 줄 없는 사람들은

    병시니기에

    무죄는 유죄가 되었을 것이고
    1년짜릴 2년으로 때렸을 것이고.

    보아하니 출신이

    병시니 아닌 이에겐

    유죄도 무죄가 되었을 것이고
    2년짜릴 집행유예로 때렸을 것이고.

    모든 걸

    꼴리는 대로 때렸을 것이고.
    .
    .
    .
    .
    .
    저희들 계층을 제외하곤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고
    개돼지 보다 못 한

    병시느로 보면서

    뇌에 각인되고 쩔고 쩔어

    병시니란 단얼
    뇌에서 도저히 삭제할 수 없이 되어버린 그가

    국회의원이라면서 여의도를 점령하고

    국민, 국민, 국민을 위한다니.

    그런 훌륭하신 분이

    병시니드를 위한다니

    이러하니 내가

    미천한

    놈이 아니 되겠냐고.
    .
    .
    .
    .
    .
    저런 병시니.

    병시니가 국회의원이라니.

    이런 병시니색휘는

    국회의원이라는 것 만으로도
    국회모독이자 모욕이요,
    여의도의 환경파괴자니만큼
    여의도에서 퇴출됨이 마땅하다.


    강력히, 강력히 힘주어
    한국에다 대고 외쳤었는데

    내 외침이
    국민들에게 감동감화로 먹혔었나봐.

    지난번에
    공천도 못 받고 여의도에서 퇴출되었지 아마?

    누구였더라아?
    .
    .
    .
    .
    .
    나 살기도 바쁜데

    사실 뭐 내가
    갸의 그 말 한 마디에

    노를 내니마니
    화를 내니마니
    씅빨을 내니마니
    분을 내니마니 할 이유와 겨를이 전혀 없음에도

    병시니같은 게

    라고 욕한 그에게 광분했냠,

    갸가

    김종민,

    김종민,

    김종민,

    의원한테

    병시니같은게락했잖아.

    내가 씅빨이 안 나겠어?

    김종민의원이 누구여.

    내 고향

    논산,

    논산,

    논산

    국회의원이잖아~아. 칼칼칼칼~~~

    • 승전상사 98.***.109.5

      >백옥같이 순수한 내가 그리 된 건
      >순 물 탓인 거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글이나 댓글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생각이 바뀌고 버릇이 바뀝니다. 그에 대해 인식하고 나를 지키려 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이 주입하는 천박함에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나도 그렇게 되어 버립니다. 내가 좋아하는 컨텐트에서만이 아니라, 싫어하고 반대하는 것에서도 그렇게 물듭니다. 자기가 어쩌다가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른체, 남들에게 험한 말하며 다니지요. 자신이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마냥. 착하던 자신이 있었다는건 쉽게 잊어버립니다.

      옛날에는 가까이하는 친구들 때문에 그렇게 됐지만,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잃어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