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디렉터급들과 회의하고 나오니 기분이…

  • #156268
    직장인 199.***.103.254 6307

    회의가 있어 들어갔더니 죄다 백인남자, 나이는 30후반-40대, 직급은 디렉터급이상…

    저 혼자 외국인, 게다가 여자, 게다가 그저 시니어급..

    아마도 마케팅관련 회의라 더 그랬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회사 전체미팅같은데 탑레벨들 나와 얘기하는걸 봐도 죄다 백인남자(1명 인도사람이 독보적)…

    그런거 볼때마다 뭐랄까.. 묘한 이질감을 느낍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임원급에 여자는 별로 없다는 점에서 비슷할지도 모르죠.

    나랑 비슷한 조건의 동료들이 많으면 서로 격려도 되고 롤모델도 될텐데, 나만 덩그라니 그들과 경쟁한다는게 두려움까지 들고…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일수록 더욱 깊어져가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그리고 불안감…

    참 사는게 쉽지 않네요.

    • 배우는이 12.***.196.179

      님이 느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40살인데 아직 director 못 달았습니다. 회사가 계속 합병되고.. 승진이란게 원래 줄이 있어야 하는 건데.
      한마디로 끈떨어진 연(?)인 것이죠.
      그래도 Technical 전문가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누가 그러던데요..
      미국에서 돈벌려면 큰 회사에서 승진하는게 아니고 작은회사에서 스톡 옵션받아서
      나중에 회사팔릴때 돈버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승진에 연연하지 마시고 계속 정진하시기를.
      기죽으면 안됩니다 ^^

    • Virginia 204.***.201.254

      원글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요 39살에 미국와서 미국 직장으로 수평이동한 40대 후반인데 작은 그룹을 맡아 가지고 있습니다만 디렉터까지는 기대 안합니다. 비 영어권 외국인인 제 한계를 아니까요.그 한계가 뭔지는 잘 아실거구요. 어쨌거나 윗글님 말씀마따나 저도 엔지니어링 엑스퍼트(?)로 살려고 합니다. 그런데 반드시 승진을 해야하느냐애 대해서 많이 곱씹어 보았는데 별로 중요한게 아니고 테크니컬 트랙으로 나가도 실무 능력으로 존경받으며 은퇴까지 가는게 가능성이 높아보이니까 그 나름대로 좋다 싶으네요.참고로 제가 다니는 곳에는 외국인은 달랑 저 하나이고 수백명의 사무직/연구직중 유색인종은 네이티브 흑인 한명과 저 이렇게 둘입니다.

    • 라티노 97.***.165.247

      라티노는 없나보죠?
      얼마전에 큐바출신의 푸른눈 금발 아저씨를 봤는데,영어도하시고 스패니쉬도 하시더라구요. 영어는 퍼펙트하지만 남미 액센트가 있더라구요.자신도 젊었을때 물(?)건너 왔다고 하더라구요.

    • 계속.. 12.***.81.98

      외로울 겁니다.

      지쳐 나가떨어지지 마시고 잘 버티세요.

      스스로 다잡는 게 중요합니다. 외부적인 것보다 그게 더 중요해요.

    • 지나가다 208.***.234.180

      매년 best employees for minorities 탑5안에 뽑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본사에만 약 3천명 근무하는데 여자들, 흑인들, 유색인종들 정말 많긴 합니다. 허나.. 저는 꼴랑 어카운팅 매니져밖에는 되지 않지만, 부서 특성상 senior management 미팅에 참석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참석인원 중 제일 급이 낮은 포지션이 저를 제외하면 제 보스인 vice president 입니다. 대부분이 SVP, EVP 어쩔때는 CFO 까지 참석하니까요.. 20명 참석한다고 하면 100% 백인에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은 유일하게 저 하나입니다. 이런 자리에 유일한 동양인으로 앉아있다는 자체가 솔직히 자랑스럽기 보다는 원글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뭔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묘한 이질감을 느낍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소수인종에게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회사건 간에 시니어 매니지먼트 레벨은 100% 백인으로 채워지는 걸 보면 glass ceiling 이란것이 존재하긴 하는것 같더라구요…

    • 24.***.29.77

      저는 백인여자가(그것도 이혼한 돌싱)사장이고, 저빼고 직원 15명이 모두 백인여자입니다. 그리고 저 아시안 남자 달랑 하나 – 직함만 Senior입니다. 상상이 가십니까? 그래도 이곳에서 이러다 저러다 보니 3년을 버티었네요. 사장이랑은 그래도 친하게 지냅니다. 30대 후반인 저에게는 더럽게 아름다운 세상이죠.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 유리천장 72.***.245.77

      맞는 얘기같네여- 작은회사들은 모르겠지만.. 대기업이나 규모가 어느정도있는회사는 슬프지만, 맞는 얘기인거 같습니다. 디렉터인 남편이 일하는 대기업도 일하는 부서에는 남미,인도,아시안들 참 많은데 결국 top management 회의가면 99%-100% 백인뿐이란 얘기더군요. 제가 일하는곳두 마찬가지구요-

    • done that 66.***.161.110

      백인남자들도 glass ceiling의 제한을 느낍니다.
      old boys’ club에 초대를 받아 보셨나요? 그런 모임에 가본적이 있으신가요? 그클럽의 부인들 모임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GE의 Welch 첫부인이 이혼당핲때 위자료 금액 산정시 언급된 항목입니다.)
      글쌔요. 저는 노력해도 안되기에 (낙오자되는 비참함을 맛보아서) 백인이라서 출세했다고 하기보다는 다 자기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물론 연줄이 있어서 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얼굴 생긴 것이나 그사람의 머리는 있는 지야 알아 보겠지요.

    • NY 66.***.124.2

      당연 백인도 느끼듯 glass ceiling 은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와 같은 이민자들에게는 본인의 능력을 떠나 언어나 문화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것부터 부딪히게 되니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에 기본적인것 때문에 기회를 잃어버리니 그걸 견디기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 Virginia 204.***.252.170

      소위 말하는 유리 천정이란게 사람사는 곳에는 어디든 있는 것 같습니다.
      능력이외로 출신 지역, 출신 학교, 심지어 출신 집안으로 상위 직급의 사람을 추리는 건 세계 공통이 아닌가요? 단지 윗분 말씀대로 우리 이민자 출신에게는 위의 것들에 인종적 편견,언어 핸디캡과 문화 장벽이 덧보태지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저는 이것들을 제가 선택한 길이고 몰랐던 것도 아니므로 제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짐이라고 생각하니까 맘이 편해지던걸요. 이걸 깨닫는 것도 쉽지 않았고 깨닫고 나니까 우연인지 운이 좋았는지 현재 위치로 진급했고요.

    • NY 24.***.93.122

      아,Virgina님 한수 배우고 싶네요^^.
      그것을 알고는 있으면서 아직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시작했던 직장생활이 가면 갈수록 힘들고 이런 생활속에서 앞으로의 미래가 특별한 이상이 없는한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지니 그것이 더 참기가 힘이 들더군요.

    • done that 66.***.161.110

      NY님과 Virginia님께 동감을 합니다.

      그런 모임에서 영어가 딸리고 자란 환경이 틀리니 화제도 없고, 하지만 내조를 해야만 하겠는 데 안되는 것같고—. 신랑이 실직해도 상관없으니 더이상 그런데 가지 않겠다고 했을 때가 가장 행복하였던 기억이 나네요. 둘이 맞벌이를 해서 조금씩 벌어서 저금을 하는 생활이 우리에게 적합하다고 느낀 후부터 출세하시는 분들의 역랑이 부럽고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나와의 상관관계는 되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