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결혼(?)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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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8.***.208.124 5902

    “저, 말이야,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하인리히는 섹스 없는 결혼을 원해. 그는, 섹스에 관심이 없대. 단지 네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하는구나.”

    “네가 거기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너의 섹스 권리는 인정하겠대. 말하자면 자기와 안 하는 대신, 가정에 무리만 없는 선이라면 애인을 가져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야.”

    “이 사람들은 일생 동안 평균 마흔 명 정도의 파트너를 갖는대. 대개 결혼하지 않고 움직이니까 순환이 되는 거겠지. 하지만 걱정 마. 결혼을 하면 무척 진지하고 성실해. 정말이야. 이혼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결혼도 정말 심사숙고해서 하거든. 그러니 결혼 생활이 오래되어 생활이나 마음은 편안해져도 늘 애정의 긴장감은 존재하지. 부부 생활도 직장 생활 하듯 아주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이야. 그래, 너도 직장 생활이라고 여기면 돼….”

    “하인리히는 계약 동거 같은게 아니라, 정식으로 합법적인 결혼을 제안했어. 다만 백색결혼이라는 공증만 받으면 돼….”

    ‘천사는 여기 머문다(2007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中에서 – 전경린

    물론 결혼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결합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결혼을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물을 볼 때도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듯 반드시 일반화된 결혼만이 진짜 결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백색졀혼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고 나름 더 나은 모습의 결혼생활을 만들 수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아주 친한 친구와 함께 생활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물론 어떤 불협화음도 존재할 것이고 또 예상치 않았던 문제도 생길 수 있겠지만 이또한 어느 결혼에서도 능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물론 섹스권리를 인정하는 부문에서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진다면 어쩌면 커다란 장벽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섹스에 대한 문제도 달리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섹스를 일반적으로 낯선 이와 나누는 악수나 포옹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물론 그 과정(?)과 그 속에 내포되는 의미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살과 살이 닿는 다는 큰 맥락에서는 같은 일 일 수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백색결혼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 asdf 24.***.157.59

      이런말해서 죄송하지만,

      저 하인리히라는 남자 고자였나 보네.

      백색결혼이 뭐 남에게 피해주는것도 아니고, 둘이 서로 좋다면야 하면 돼겠지만,
      저로선 고자나 내시가 아닌 이상에 왜 그러고 싶을지 전혀 이해안됌.

    • 쿨룩 99.***.8.70

      섹스, 고차원적 사랑, 우정, 가정 이 모든 것들이 따로 따로 독립적으로 돌아가고 모두 건전하게 남아있을 것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원하는 사람도 있겠죠. 특히, 섹스와 관련없이, 사람사이의 사귐에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많이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죠. 바로 하인리히같은 사람이죠.

      그런데, 그것은 가능하다고 해도 아주 예외적인 사람에게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형태는 부부간의 깊은 trust라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죠. 백색결혼 주창자가 그걸 몰라서 그랬을 것 같지는 않고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겠죠. 저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것이 단순히 두 사람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정체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 무엇보다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올인하고 싶습니다. 딴 일이 허락안되서 할 수 없이 한 사람에게 묶인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 A 69.***.234.113

      관심없고 하기 싫어서 안하는거랑, 처음부터 금지시켜놓고 안하는거랑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백색 결혼이라는 말보다는 백색 “계약”이 맞는거 같네요. 말만 좀더 우아(?)하게 표현했지 계약 결혼, 계약 동거 뭐 이런거랑 다를바 없는 거 같네요. 섹스는 더러운게 아니거든요. 아름다운거죠.

    • ….. 98.***.208.124

      저는 하인리히가 섹스를 더럽게 생각하거나 고자나 내시는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결혼에서 말하는 섹스를 통한 종존 번식이나 육체적 만족에서 주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만족보다는 차원이 좀 다른 끊나지 않는 외로움에 해답을 찾아보려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 독자 75.***.28.224

      저도 이책읽고 이대목에서 잠시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여자는 전 남편과 힘든 결혼생활에 상처받은 여자였고, 그녀가 바라는건 단지 자신을 평온하게 감싸줄 울타리가 필요했었죠. 그 하인리히는 기억하건데 독일인이었던거 같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 여자를 처음 본 순간 마음으로 사랑하게되고 결혼을 결심했던거 같아요.
      남자가 특히 외국남자들, 무턱대고 결혼하자고는 안하잖아요. 그 남자도 원문처럼 이혼을 한다면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고 알면서 결혼을 청한것 처럼요.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정을 꿈꾸는 사람에겐 실감나지 않는 대목이라고 생각해요.

    • 우와 124.***.131.40

      서양인들은 남녀가 40명씩이나 파트너가 있나요? 대단하군요
      (매우 부럽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