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학생이네요.
대학 과정에 진입하지 않은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적절치 못한 생각 몇 가지 짚어드릴게요.
첫째,
두 가지 전공을 하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90% 이상의 확률로 사실이 아닙니다. 지금 한 가지 전공으로 졸업하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원글 학생보다 능력이 부족해서 한 가지 전공을 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요. 본인이 똘똘한 학생일수록 한 가지 전공을 잘 정해서 거기에 오랫동안 매진하면 그나마 좋은 아웃풋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이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여러 가지를 동시에 다 하겠다는 생각은 글쎄요, 평균적으로는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본인이 이미 동년배 클래스에서 1% 이내에 드는 성적을 내고 있다면 그렇게 할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한쪽 전공에 모든 에너지를 다 넣는 것이 결과가 더 좋다고 봅니다. 지금 모든 과목 올 A나 수 받고 있어요? 이중 전공에 상당히 끌려 있는 듯 해서 말씀드리는 거고요.
둘째,
이중 전공을 (요즘은 이중 전공이라고 부르나요? 복수 전공이라는 말은 이제 안 쓰나?)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라도, 두 가지 전공을 해서 빛을 보는 경우는 둘 중의 한 가지에 이미 통달을 한 후 다른 한 가지로 손을 뻗치는 경우입니다. 학사과정 두 가지 전공으로는 사회에 나가면 둘 다 초보이므로, 그 두 가지 전공을 동시에 써먹을 수 있는 잡을 구할 가능성은 … 음 거의 0에 수렴합니다. 취업을 할 때는 둘 가운데 한 쪽을 골라야 해요. 두 가지 전공을 동시에 요구하는 job 은 없습니다. 한쪽 전공으로 석사, 박사까지 가서 이론의 전문가가 되고, 사회에 나가 5-10년 더 연마한 후에, 나머지 관심사를 공략하시라고 조언드립니다.
셋째,
중학생의 나이에 10년 앞을 계획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뛰어난 학생입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뭔가를 실행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1% 안에는 들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이죠, 인생의 각 단계를 나아갈 때 우선 순위라는 게 있어요. 창업을 하기 위한 우선 순위, 대학을 가기 위한 우선 순위, 직장을 잡기 위한 우선 순위 등. 본인이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처럼 실무 기술을 배우고 하는 게 우선 순위가 될 겁니다. 당장 뭔가 만들어야 하니까요. 만일 대학은 최소한 가야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고등학교 성적을 올 A로 만드는 데 90% 이상의 에너지를 넣는 게 우선순위가 될 겁니다. 대학을 간 후, 다시 창업하지 않고 직장을 잡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거기에서 다시 올 A를 받는 게 우선순위가 될 겁니다. 요점은, 각 다음 단계를 합격하여 통과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를 지키고 있는 수문장(심사관)들이 학생들로부터 어떤 metric에서 어떤 성취를 했는지를 요구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딴 거 없어요. 성적표에요. 미국에서 직장을 잡는 게 목표이면, python 실력은 앞으로 학생의 경우 10년간 사용할 일이 없을 거에요. 에너지를 의미가 매우 적은 곳에 쏟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실제로 뛰어난 학생이라면, 본인이 속한 그룹에서 본인이 평가받는 metric 기준으로 (중/고/대학생이면 성적, 회사원이면 실적 등) 1% 또는 0.1% 이내에 들도록 노력하는 게 대체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것입니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학생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