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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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567 110.***.58.130 1166

    세상에서 가장 큰 저주는 사랑에 빠진 상대가 나를 먼지 취급하는 것. 일말의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그것보다 마음 아픈 것이 있을까. 차라리 싫어하거나 외면하는 것도 아닌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그것이 얼마나 고통인지 그는 모를 것이다.

    그를 정리하기 위해 연애를 시작했다.
    이십대 초반의 어린 친구가 끊임없이 구애를 했다.
    귀여웠고 멋있었지만 성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후 또 연하남하고 엮이게 되었다. 나는 삼십대 중반이고 그 아인 이십대 중반이었다. 한국 나이로 26살이다.
    어렸지만 미성숙하지 않았다. 로맨스 영화에 나올법한 성격과 분위기를 가졌다. 그리고 매우 순수하다고 느꼈다.
    첫눈에 서로 사랑에 빠졌다.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드디어 짝사랑의 저주에서 탈출하여 진정한 내 사랑을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서로가 서로를 보았다.
    스쳐지나가다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리곤 서로의 갈 길을 갔다.
    몇 분 쯤 걸었을때 갑자기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아마 그와 짧은 대화 후 뛰기 시작하던 심장이 더 빨리져서 그 격렬함에 내가 놀라 걸음을 멈추고 곧바로 뒤돌아 그를 만난 곳으로 걸어갔다.

    그는 없었다.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았다.
    어째서 내 가슴이 갑자기 뛴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왜 울음이 밀려 오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그냥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을 떠나려 할때
    누군가 내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눈물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눈물을 닦았을때 바로 그가 날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가 내 앞에 섰다.
    어리둥절 그리고 약간은 혼란한 상태에서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왜 울고 있냐고 물었다.
    나는 나도 모른다 라고 대답했다.
    그는 나를 주변의 작은 카페로 데리고 갔다.
    그는 왜 자기가 그곳에 다시 왔는지 설명했다.
    ‘까만 눈동자, 너의 환한 얼굴의 까만 눈동자가 계속 마음에서 떠나질 않아서, 다시 돌아가 연락처라도 받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왔어..’
    그리고 나도 고백을 했다. 널 본 후 심장이 빠르게 뛰어서 곧바로 널 만난 곳으로 돌아갔다고.
    그는 날 안아주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는 한 달 후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갔어야했고 그는 그것에 대해 매우 슬퍼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믿었고 그도 나를 믿었다.
    그는 떠나기 전 나를 그의 친한 친구들과 가족에게도 소개를 했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 두 달여 기간동안 장거리 연애를 했다.
    그의 애정은 진심이었고 나를 향한 사랑은 매우 간절하며 진지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장거리 연애가 지속되자 그도 그 자신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다른 여자들이 추파를 던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여자친구 존재에 대해 오픈하지 않는 것 같은 것도 알게되었다.

    서로 첫 눈에 반해 연인이 된, 너무나도 강렬한 사랑이 이렇게 된다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 헤어짐을 고했고 그는 간절함으로 붙잡고 그의 사랑에 대한 맹세로 다시 시작했으나 끝내 그는 자기 자신도 자신을 모르겠다는 말을 남겨 놓고 내 애만 태우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끝이 났다.

    허망했다. 하지만 날 다시 살게 해 준 그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심장이 죽은줄 알았는데 죽은 것이 아니었다. 멀쩡하게 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첫눈에 사랑에 빠져도 그의 외모와 성격 목소리에 내 마음이 모두 흔들렸어도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오랫동안 짝사랑한 그와도 안되었고
    서로 첫눈에 반한 그와도 허망하게 끝났기에 사랑은 소용이 없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왜 내게 사랑은 이렇게 끝나는걸까
    왜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는걸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39살 여고생 71.***.209.29

      감수성이 풍부하시네요 여고생인줄

    • ㅎㅎ 172.***.193.34

      아주 쥘알 쌩쑈를 하고 자빠졌네 ㅋㅋ

    • brad 24.***.244.132

      예쁘면 됩니다….

      그리고, 20대 정상남이 왜 30대를 사귈까요?

      욕심 좀 내려 놓으시길… (https://www.amazon.com/dp/B0BJ7HS2NL )

    • ㅉㅉ 66.***.25.162

      일기는 일기장에

    • ㅎㅎㅎ 71.***.95.47

      서로 열심히 열렬히 사랑해줄 상대를 찾는다는건 복중의 복.

    • EDH 165.***.31.22

      글을 감동적으로 참 이쁘게 쓰셨네요. 글 쓰는 재주가 있네요.
      이제는 추억으로 여기고 다가올 사랑을 기대하며 앞으로 나아가세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이(?) 미국에서 살아가는거죠.

    • b 76.***.178.130

      오랫동안 짝사랑한 그와도 안되었고
      서로 첫눈에 반한 그와도 허망하게 끝났기
      >> 너라는 인간 자체가 아닌 거다 뭘 어떻게 해 이런데서 지금 쓴글 같은 글 쳐 바르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인간답게 살도록 노력해야지

    • Takina 184.***.15.7

      만남이란게 쉬운게 아니죠.

    • 양키 47.***.60.14

      그냥 양키 선수한테 당한건데…
      혼자서 꿈꾸고 있는 듯…
      정신 차리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