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가족, 그리고 처가집

  • #3495798
    abcccc 166.***.158.176 1961

    동갑인 여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둘다 30대 초).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 가족으로 인해 걱정되는 마음이 들어 글 올립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선 제 상황입니다
    – 외동아들, 부모님 한국에 계십니다
    – 미국에 적당한 대학에 유학 뒤 취직, 그리고 정착했습니다.
    – 우리 부모님은 충분한 노후자금을 모아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 부모님과 함께 이민 온 교포입니다.
    – 부모님께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 장녀이고 밑에 결혼한 여동생이 있습니다.
    – 여동생은 타주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으며 남편은 작은 사업을 하고있습니다.
    – 여동생이 임신하자 부모님은 여동생 근처 집으로 이사하셨습니다.

    여자친구 부모님 두분 모두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십니다.
    그리고 조금 물가가 싼 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원래 사시던 곳을 정리하고
    작은 딸 사는 곳으로 이사하셨습니다.

    문제는 작은딸의 남편입니다.
    부모님께서 얼마 없는 돈 가지고 이사가니까 자기 사업 확장에 돈 필요하다며 손을 벌리더군요.
    그 돈 빌려주고 남은 돈으로 부모님 집을 구입했는데…
    부모님이 영어도 못 하시고 수입도 없고 (재산세 내고 서류처리 하는거 힘에 부치십니다)
    그래서 사위 주고 남은 재산마저 작은딸 명의로 옮긴 후 작은딸 이름으로 집을 구입하셨습니다.
    작은 딸이 좋은사람인것 같긴 한데… 결과적으로 부모님은 가진게 없는거죠.
    거기다 그 남자가 능글능글해서 작은 딸도 잘 구워삼고 부모님도 그사람한테 푹 빠져있어요. 나이도 저보다 7살 많습니다.
    사업이 흑자가 나는데 부모님한테 꾼 돈을 바로 값는 대신 생활비 대주는 걸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일단 같은 마을에 사는데다 부모님이 돈이 없으니까 작은딸 집 생활비 쓰는데 부모님 것까지 같이 사고
    부모님께서만 쓰는 (자동차, 기름, 가구 같은) 돈은 빌린 돈에서 까겠다는 뜻이죠. 돈으로 바로 주지 않고…

    가족끼리 그럴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저는 괜히 꺼림칙하네요.
    착한 사람들 구워삶아서 사위가 이용하는 것 같달까요
    이미 제 여자친구도 저보다 그 사람을 더 신뢰하는 것 같고 (물론 전 가족이 아니고 그사람은 가족이니 이해해요)
    몇번 만나도 봤는데 확실히 여자를 잘 다루고 성격도 유유하니 화도 잘 안내더군요.
    저와 둘만 있을 때 저한테 자기는 와이프 부모님 모시고 산다고 은근 말도 하고…

    어차피 처제와 그 남편은 같이 살것도 아니니까 여자친구가 싫어지는 것까지는 아닙니다.
    보면 일년에 며칠이나 보겠어요…
    그런데 여자친구 남편이 하는 말과 지금 상황을 봤을 때 꺼림칙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작금 여자친구 부모님은 작은 딸 집에 100% 의존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돈도 없고 집도 작은딸 명의에 생활비도 받아쓰는 처지…
    좀 세게 말하면 사위한테 의존하는 상황이 된거죠.
    공동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common law state에 공동명의도 아닌 남편 이름으로 된 사업체.. 그 회사에 다 퍼준 부모님
    신기한건 여자친구의 가족 중 그 누구도 (여친 자신 포함) 이 상황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죠.

    결혼하기 전부터 은근 저 기죽이려하는데
    나중에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할 때는…
    병원비를 대는 건 당연히 할 일이라지만, 부모님이 애도 키워주고 돈도 빌려주셨는데
    정작 중요한 때가 오면 회사에 꿍쳐놓은 돈은 놔두고 우리한테 하라고 할까봐서…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돈 낸다는 말이 나오게 와이프를 구워삶겠죠)
    모시고산다고 유세부리며 중요할 때는 발 빼는 행위를 할까봐 두렵네요.

    특히 우리 부모님은 자식한테 손 안 벌리시려고
    못 드시고 못 입으시며 악착같이 노후자금 마련하셨고
    저도 그래서 부모님한테 손 안벌리고 살고 있는데…
    저와 우리 가족과는 너무 다르게, 그것도 너무 대놓고
    처갓집을 이용해서 자기 잇속을 채우는 사람과 한 가족이 된다…
    더군다나 그 사람에게 처갓집이 홀라당 빠져서 자기들이
    이용당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제 여자친구조차 그를 신뢰한다…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고, 괜한 기우였으면 합니다.

    제 걱정이 현실적인 걱정인지,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
    경험자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이 결혼 잘 하는걸까요?

    • && 73.***.85.184

      어이 동생 다른 자리 알아보세요.
      집안에 그런 사람있으면 나중에 애낳고 잘살다가 깽판납니다.
      그냥 인연이 아니라 생각하고 돌아가세요.
      이런 질문 나오는 것 자체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예고 같은겁니다.
      그래요 님은 상황을 잘 본겁니다. 그냥 지나가길 바랍니다.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고 인연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보세요. 부부가 될 연이라면 이런이야기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서로 솔루션에 접근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 이후 처가 관련되어 금전적인 부분은 제한적으로만 관련하겠다 등.
      그런거 깔끔하게 안하면 저런 능구렁이에게 당합니다.
      부모님 살날이 많지 않으시죠. 부모님 상속부분을 이미 둘째사위가 다 꿀꺽한겁니다.
      부모님 이름으로 재산이 없으니 언제든 그 작은 사위가 망하거나 마음 바꿔먹는 순간 그 처가 식구들은 나가리.
      그리고 그 처리를 본인이 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때문에 와이프와 애들을 버릴 수는 없죠.

      애초에 이런 상황으로 들어가지마세요. 사랑만 하고 살던지요. 결혼 하지말고 살아요. 애낳지 말고
      가정 이루려면 문제 없는집와 이루세요. 아이고…
      여자들은 시댁에 문제가 있으면 가차없이 떠나요
      남자들은 성질내면서 평생 책임지려고 끌려다닙니다…아이고입니다.

    • ghh 174.***.132.26

      abc님이 말하신 정보만 놓고 봣을때 충분히 염려가 됩니다. 돈을 빌리고도 유틸리티비로 까고 바로 입금 안하는 점이 심려 스럽네요. 무슨 사업인지 모르겟지만 원글님에게 손 벌렷을때 거절 한다면 무슨일이 생길지 눈에 선하네요.

      • abcccc 166.***.158.111

        두분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시골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데, 저도 여친을 통해 들은 소식과 만나본 경험이 아는 것의 전부입니다.

        여친의 여동생과 그 남편이 착한 사람이라 부모님 돌아가실때까지 잘 보살피면 괜찮을텐데, 저는 그 남자에게 신뢰가 안 가네요. 딸은 어떻게든 부모님 부양하겠죠…

        하지만 부모님께 돈이 없으니 그집은 작은사위가 하자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혼 후 일 생기면 자기 돈 없다면서 저한테 손 벌리고, 제 와이프도 부모님을 사랑하고 “모시고 사는 동생”한테 미안해서 퍼주려고 할 게 뻔한데… 부모님 생각하는 마음을 이용당할지 몰라서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겪어본 적 없는 일이니, 결혼 해보시고 이런 일을 겪어보신 선배님들께 조언 구합니다.

        이 상황이라면 바로 헤어지실건가요? 대화를 한다면 어떤 대화를 시도하시겠나요? 저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어요…

    • Pet 108.***.30.247

      미국에서 한국 사람하고 엮이지 마세요. 비지니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결혼도 조심해야합니다. 꼬인 집들 진짜 많아요. 잘 나가는 한인 집안 결혼하는거 보면 거진 다문화로 갑니다.

    • 기귀긔 75.***.130.166

      그런사람은 제대로된 한국애들 아님 속칭 김치녀 이런부류.
      비한국인 만나서 시작하면서 프리넙 쓰면서 살벌하게살지말고 괜찮고 흔들림없는 여자 만나거라

    • ee 76.***.13.149

      정확히 보신것 같습니다.
      결혼하시고 싶으시면 다 털어놓고 확실히 어디까지 어떻게하겠다고 선을 긋는게 좋지요.
      그런데 선을 그어도 결혼하면 마음대로 되기는 어려울겁니다.

      어느정도 마음을 비우고 사시던지, 아니면 본인도 일정부분은 본인 부모님걸로 빼 놓으세요.

    • 존윅 174.***.177.119

      지금 올린 글을 여친에게 말하세요.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핵직구로 여친에게 말하고 대화를 나누세요. 어차피 결혼 하기 전에는 상대방 경제 상황, 통장 잔고, 빚, 범죄 이력 확인을 위한 백 그라운드 첵, 가족 경제 상황 등등 예민한 사항 다 확인하고 대화를 나눈 다음에 결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 대화 과정, 결혼 준비 과정에서 헤어진 커플 굉장히 많습니다. 누구 잘못이 아니라 서로가 맞지 않으니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결혼은 커플만이 아니라 가족끼리도 합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 가족과도 잘 맞아야 합니다. 적어도 가족과는 트러블이 없어야겠죠.

      가족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외부인인 글쓴이님이 보기에 정확할거예요. 이질감을 느끼고 여동생 남편이 능구렁이 같아 보인다면 맞을 겁니다.

      그리고 가족끼리의 돈 문제는 더욱더 칼 같이 정확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돈 때문에 가족간에 칼부림이 왜 일어나겠습니까. 돈 들고 튄 사기꾼은 생판 남이고 도망갔으니 찾기 힘들지만 가족은 한집안이고 가족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얼굴을 자주 보기 때문에 화가 쌓이면 더 쌓이지 결코 줄어들지 않습니다.

      여친은 글쓴이님 편이여야 합니다. 여동생 남편 편이 아니라. 여친이 여동생 남편을 좋게 생각하고 고마움을 느껴도 글쓴이님이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을 적어도 이해해주고 받아들이고 같은 편이 되어야 하죠. 둘이 결혼하면 부부가 되어서 한 가정을 이루는데 본인 가정에 나중에 해가 되는 일, 트러블이 생길만한 일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여친과 대화를 나누고 아니다 싶으면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게 맞습니다.

    • 에고.. 99.***.95.95

      저 같아도 많이 고민 되는 상황이겠어요. 여친분 부모님 재정관련 대화를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원글님 부모님께서 노후 준비를 다 하셨고, 여친 부모님은 나중에라도 도움이 필요할 상황일 수 있으니, 이건 원글님이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결혼을 진행하거나, 아예 이런 경제적인 문제가 안될 분과 결혼을 하셔야 합니다.

      여친 여동생의 남편분은 정말 백년묵은 능구렁이 같은 사람이네요. 만약에 그 사람이 그나마 능력이 있고, 뻘짓 안해서 와이프와 처가 식구들을 다 먹여 살리겠다고 하면 다행인데.. 글만 봐서는 좀 구린내가 나는 사람 같아요..
      본인 빚을 저런식으로 탕감하는거 아주 맘에 안들어요. 목돈 마련하는게 어려운건데, 찔끔찔끔 저런식으로 갚는건 갚는게 아니죠 솔직히… 이 부분이 저도 많이 걸리네요..

      저 같으면 이런 red flag 가 난무하는 집에 딱 장가가기 힘들거 같아요… 똥물에 발가락 담갔다고 풍덩 뛰어들 필요는 없거든요. 얼른 발가락을 빼서 씻으시길 추천드려요..

      이 모든 결정 전에 대화를 많이 해 보시고, 현명한 결정 내리시길 바래요.

    • 어… 173.***.27.224

      결국 두가지입니다.

      사랑해서 다 용서할수 있던지 (마음에 걸리는거 없이)

      아니면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