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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쯤에 메타 리쿠르터가 연락을 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스크린 인터뷰까지는 여느 다른 회사와 다를바 없이 평범하게 진행했습니다. 리쿠르터랑 대충 이니셜 통화하고 스케줄 잡아서 버추얼로 코딩 인터뷰 하고… 스크린 인터뷰는 2번 하더군요.
두 번째 스크린 인터뷰 마치고 한 일주일 지나도록 연락이 없길래 팔로우 업 메일을 리쿠르터에게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답장이… 정확한 영어 문장은 기억이 안나는데… “니가 지원했던 포지션이 중단 되어서 다른 포지션을 찾고 있다.” 뭐 요정도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얘네들은 떨어졌다는 표현을 독특하게 하네’ 정도로 생각하고 동시에 진행 중이던 다른 회사 인터뷰에 집중했습니다.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한거죠. 인터뷰 한두번 떨어져보나요…ㅎㅎ
그러더니 한 2주 정도 지나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당연히 안받죠. 보이스메일이 남겨져 있습니다. “나 메타 리쿠르터 인데 어쩌구 저쩌구 포지션에 온사이트 인터뷰 볼래? 생각있으면 콜백하거나 이메일 보내줘”. 요런 내용이었습니다. 동시에 진행하던 다른 회사는 이미 온사이트까지 마친 상태…
뭐 아직 그쪽 회사 결과도 모르니 얘네(메타) 일처리가 뭣 같건 말건 인터뷰 봐서 나쁠건없지하는 생각에 “그러렴”하고 이메일 보냈습니다.이메일 보내고 또 아무 소식 없더니 일주일인가 지나서 담당 리쿠르터가 바뀌었다고 이메일이 오네요. 일처리 속도가 참 아주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1440 모뎀 속도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 바뀐 리쿠르터랑 이니셜 통화를 또합니다. 똑같은거 또 물어보네요.. ( 메타에 지원했던 적은 있니? 메타에 아는 직원은 있니? 다른 회사에 진행중인 인터뷰가 있니 등등) 이런거 인수 인계도 안하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거 따지는 에너지나 물어보는거 대답하는 에너지나 소모하는 에너지는 그게 그거라서 그냥 대답해 줍니다.
그러더니 또 한 2주간 연락이 없네요. 그 중간에 다른 회사는 온사이트 통과하고 2차로 하이레벨 매니저들 파이널 인터뷰도 마칩니다. 그리고 버벌 오퍼도 받고요.
이쯤에서는 그냥 메타는 엎어 버릴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그냥 리쿠르터가 알아서 고스팅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는데 싶습니다.그러고서 2주만에 연락한 리쿠르터는 JD를 하나 주는데 제 경력과 전혀 맞지 않는 이상한 포지션입니다.. 아놔.. 그래서 이번엔 얘기해 봅니다. “고생해 준건 고마운데 이 포지션은 내 경력하고 심하게 안맞는것 같다. 그냥 인터뷰 보면 나 떨어질것 같은데?” 그랬더니 얘(메타 리쿠르터)가 갑자기 말이 빨라지면서 뭐라 랩을 하기 시작하는데 거의 못 알아듣겠더군요. ‘야 임마! 나 영어 못해’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들어보려고 애써 봅니다. 대충 듣기에 “그럼 다른 포지션으로 찾아볼께” 같습니다. 역시 “그러럼” 하고 통화 종료합니다.
이번에는 일주일까지는 아니고 한 며칠 만에 연락하더니 담당 리쿠르터가 또 바뀝니다.. 하하.. 열심히 하는건 칭찬할만한데 일 하는게 참… 뭐랄까… 시작도 하기 전에 가기 싫게 만든달까… 암튼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 바뀐 리쿠르터랑 또 이니셩 통화 하고 또 똑같은 질문 답변하고 이번에야 온사이트 인터뷰 일정을 잡습니다.
그 중간에 다른 회사 오퍼는 이미 받았고요.. 그래서 메타 리쿠르터에게 나 이미 오퍼 있으니 빨리 진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메타 리쿠르터는 “그 오퍼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꺼니?” 뭐 이런 당연한 질문을 하고 있네요.. 암튼 최대한 빨리 진행해달라도 합니다. 현재 오퍼는 5비지니스데이 안에 싸인하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고까지 얘기 해 줬죠.
그런데 5비지니스 데이 안에 온사이트를 잡았느냐? ㅎㅎㅎ 지금까지 일한거 보면 그럴리가 없죠.. 대신 5비지니스데이 안에 스케줄링 가능 날짜 물어보는 이메일 보내긴 하네요… 전 이미 다른 회사 오퍼 싸인 해서 넘긴 상태.. 이젠 메타가 필요없어져 버렸습니다…
메타보다 늦게 시작한 다른 회사 진행이 먼저 끝나도록 메타는 온사이트 인터뷰 시작도 안했네요.. 이야.. 일처리 속도 보소..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인터뷰보고 떨어지는게 자연스러울것 같아서 대충 메타가 원하는 대로 스케줄링 해서 온사이트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게 어제까지 였고요. 어제까지 온사이트 5개 세션 중 4개 끝내고 오늘 마지막 세션이 있었는데 시간이 5분이 지나도록 인터뷰어가 안들어오네요. 그래서 리쿠르터에게 이메일을 썼죠. “나 기다리는 중. 인터뷰어에게 핑 날려줄래?” 그랬더니 답장이 가관이네요. “인터뷰어가 아프다고 오늘 못 한대. 리스케줄 날짜와 시간을 알려 줄래?” 이젠 헛웃음만 나옵니다. 미리 얘기해서 리스케줄 해도 살짝 빡치는데… 약속 시간을 어기고 리스케줄? 아쉽지도 않은데 그냥 중단해 버릴려다가… 이게 마지막 세션이 아니라 한 두 번째 세션이었으면 진짜 엎었을것 같습니다.. 마지막 45분 짜리 한개라서 참고 다음주로 리스케줄 했습니다.
메타 채용 과정은 일처리가 참 재미지네요. 일을 못해도 어떻게 저렇게 느리고 못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와중에 리쿠르터들이 참 열심히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