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메타 인터뷰 일처리

  • #3688317
    재미 있는 메타 73.***.253.152 3296

    1월 말 쯤에 메타 리쿠르터가 연락을 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스크린 인터뷰까지는 여느 다른 회사와 다를바 없이 평범하게 진행했습니다. 리쿠르터랑 대충 이니셜 통화하고 스케줄 잡아서 버추얼로 코딩 인터뷰 하고… 스크린 인터뷰는 2번 하더군요.

    두 번째 스크린 인터뷰 마치고 한 일주일 지나도록 연락이 없길래 팔로우 업 메일을 리쿠르터에게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답장이… 정확한 영어 문장은 기억이 안나는데… “니가 지원했던 포지션이 중단 되어서 다른 포지션을 찾고 있다.” 뭐 요정도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얘네들은 떨어졌다는 표현을 독특하게 하네’ 정도로 생각하고 동시에 진행 중이던 다른 회사 인터뷰에 집중했습니다.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한거죠. 인터뷰 한두번 떨어져보나요…ㅎㅎ

    그러더니 한 2주 정도 지나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당연히 안받죠. 보이스메일이 남겨져 있습니다. “나 메타 리쿠르터 인데 어쩌구 저쩌구 포지션에 온사이트 인터뷰 볼래? 생각있으면 콜백하거나 이메일 보내줘”. 요런 내용이었습니다. 동시에 진행하던 다른 회사는 이미 온사이트까지 마친 상태…
    뭐 아직 그쪽 회사 결과도 모르니 얘네(메타) 일처리가 뭣 같건 말건 인터뷰 봐서 나쁠건없지하는 생각에 “그러렴”하고 이메일 보냈습니다.

    이메일 보내고 또 아무 소식 없더니 일주일인가 지나서 담당 리쿠르터가 바뀌었다고 이메일이 오네요. 일처리 속도가 참 아주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1440 모뎀 속도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 바뀐 리쿠르터랑 이니셜 통화를 또합니다. 똑같은거 또 물어보네요.. ( 메타에 지원했던 적은 있니? 메타에 아는 직원은 있니? 다른 회사에 진행중인 인터뷰가 있니 등등) 이런거 인수 인계도 안하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거 따지는 에너지나 물어보는거 대답하는 에너지나 소모하는 에너지는 그게 그거라서 그냥 대답해 줍니다.

    그러더니 또 한 2주간 연락이 없네요. 그 중간에 다른 회사는 온사이트 통과하고 2차로 하이레벨 매니저들 파이널 인터뷰도 마칩니다. 그리고 버벌 오퍼도 받고요.
    이쯤에서는 그냥 메타는 엎어 버릴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그냥 리쿠르터가 알아서 고스팅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는데 싶습니다.

    그러고서 2주만에 연락한 리쿠르터는 JD를 하나 주는데 제 경력과 전혀 맞지 않는 이상한 포지션입니다.. 아놔.. 그래서 이번엔 얘기해 봅니다. “고생해 준건 고마운데 이 포지션은 내 경력하고 심하게 안맞는것 같다. 그냥 인터뷰 보면 나 떨어질것 같은데?” 그랬더니 얘(메타 리쿠르터)가 갑자기 말이 빨라지면서 뭐라 랩을 하기 시작하는데 거의 못 알아듣겠더군요. ‘야 임마! 나 영어 못해’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들어보려고 애써 봅니다. 대충 듣기에 “그럼 다른 포지션으로 찾아볼께” 같습니다. 역시 “그러럼” 하고 통화 종료합니다.

    이번에는 일주일까지는 아니고 한 며칠 만에 연락하더니 담당 리쿠르터가 또 바뀝니다.. 하하.. 열심히 하는건 칭찬할만한데 일 하는게 참… 뭐랄까… 시작도 하기 전에 가기 싫게 만든달까… 암튼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 바뀐 리쿠르터랑 또 이니셩 통화 하고 또 똑같은 질문 답변하고 이번에야 온사이트 인터뷰 일정을 잡습니다.

    그 중간에 다른 회사 오퍼는 이미 받았고요.. 그래서 메타 리쿠르터에게 나 이미 오퍼 있으니 빨리 진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메타 리쿠르터는 “그 오퍼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꺼니?” 뭐 이런 당연한 질문을 하고 있네요.. 암튼 최대한 빨리 진행해달라도 합니다. 현재 오퍼는 5비지니스데이 안에 싸인하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고까지 얘기 해 줬죠.

    그런데 5비지니스 데이 안에 온사이트를 잡았느냐? ㅎㅎㅎ 지금까지 일한거 보면 그럴리가 없죠.. 대신 5비지니스데이 안에 스케줄링 가능 날짜 물어보는 이메일 보내긴 하네요… 전 이미 다른 회사 오퍼 싸인 해서 넘긴 상태.. 이젠 메타가 필요없어져 버렸습니다…

    메타보다 늦게 시작한 다른 회사 진행이 먼저 끝나도록 메타는 온사이트 인터뷰 시작도 안했네요.. 이야.. 일처리 속도 보소..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인터뷰보고 떨어지는게 자연스러울것 같아서 대충 메타가 원하는 대로 스케줄링 해서 온사이트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게 어제까지 였고요. 어제까지 온사이트 5개 세션 중 4개 끝내고 오늘 마지막 세션이 있었는데 시간이 5분이 지나도록 인터뷰어가 안들어오네요. 그래서 리쿠르터에게 이메일을 썼죠. “나 기다리는 중. 인터뷰어에게 핑 날려줄래?” 그랬더니 답장이 가관이네요. “인터뷰어가 아프다고 오늘 못 한대. 리스케줄 날짜와 시간을 알려 줄래?” 이젠 헛웃음만 나옵니다. 미리 얘기해서 리스케줄 해도 살짝 빡치는데… 약속 시간을 어기고 리스케줄? 아쉽지도 않은데 그냥 중단해 버릴려다가… 이게 마지막 세션이 아니라 한 두 번째 세션이었으면 진짜 엎었을것 같습니다.. 마지막 45분 짜리 한개라서 참고 다음주로 리스케줄 했습니다.

    메타 채용 과정은 일처리가 참 재미지네요. 일을 못해도 어떻게 저렇게 느리고 못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와중에 리쿠르터들이 참 열심히는 하네요.

    • K 24.***.86.58

      메타가 가는 듯… 참고로 예전 ibm이 한물 갈 때즘 비슷한 경험을 했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식 시장 향후 조정 적당히 정리 되는 시점에서 tech industry도 약간의 재편을 겪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그러게요..
        사실 원래부터 일처리가 좀 엉터리긴 했으나
        최근 미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긴 합니다.

    • 안드로 174.***.228.206

      ㅋㅋ 심하네요. 이렇게까지 엉터리일 줄은… 소셜미디어를 비지니스로 하는 애들이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이 이 정도면 HR에 대한 의지가 아예 없는 셈이네요.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최근 흔히 빅테크라고 불리는 회사들 인터뷰를 모두 겪어 봤는데 메타가 HR 일처리 최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남겨보고 싶었어요..ㅎ

    • rui 65.***.22.180

      제가 작년 여름에 진행할 때도 인터뷰가 한두번 리스케줄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언급한 부분은 조금 더 심한 케이스네요. 그래도 요즘 상황이 한두곳에 목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천만 다행이지요. 이거 하나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 생기면 참.. 생각만해도.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며칠 전에 연락와서 리스케줄 하는 경우는 많이 겪었기에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당일날 인터뷰어가 노쇼하고 리스케줄이라니! ㅎㅎㅎㅎ
        듣보잡 스타트업도 이런식으로는 안하거든요…
        이게 현재 메타 수준인것 같습니다.

    • FBM1 163.***.130.3

      저의 경우는 다른 회사보다 페북(메타) 리쿠트링 프로세스가 맘에 들어서 제작년에 조인한 경우인데
      요새는 또 상황이 다른가 보네요. 좀 심한 경우인거 같아요 .
      인터뷰 피드백 이메일 오면은 리쿠르터 이름과 함께 자세히 써주세요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사람 by 사람인것 같습니다.
        제가 오퍼 싸인한 회사도 대체적인 평가를 보면 리쿠르팅 프로세스가 개 똥망이라고 하는데 저는 괜찮았거든요.
        제가 메타에서 이상한 리쿠르터에 걸린것이죠.. (그리고 예의없는 인터뷰어)

    • 172.***.219.209

      혹시 한국에서 지원하셨나여?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아니요. 미국 거주 중이고 멘로팍 오피스 포지션입니다.

    • Lma 172.***.46.249

      다른 빅테크 인터뷰는 어떠셨나요? 어디로 가신지도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ㅎㅎ

      • 재미있는 메타 73.***.253.152

        다른 빅테크 인터뷰 하나씩 느낌 적자면 그거도 본문 수준으로 길어질 것 같습니다. 🙂
        기회가 되면 별도 글로 써 볼께요.
        오퍼 싸인한 회사는 애플입니다.

    • ㅁㅁㅁ 192.***.156.11

      SNS회사가 원래 오래 계속 성장하기가 쉽지않으니… 이제 꺾이는 분위기에 어수선한듯요

    • abc 73.***.247.203

      요즘 사과회사는 리크루터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 진행속도가 빠른 것 같더라구요. 축하드립니다.

    • ion 223.***.72.123

      메타가 요즘 사람 엄청 뽑거나 리쿠르터 간에 경쟁이 치열한가봅니다. 그 전에 메타에 지원해도 폰스크린도 못 갔는데…. 요 한달 사이 리쿠르터 연락만 세번 받았습니다.

    • 허허 173.***.11.218

      망하는 회사는 원래 다 저렇구나…
      똥커버거 망하는거 축하한다.

    • 오오 182.***.141.42

      우선 축하드립니다.
      저도 메타랑 진행할때 떨어진줄 알고 까먹고 있으면 연락오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사과 회사 저도 요근래 봤었는데 ghosting 당한거 같아요 ;;;
      구글 하고 진행시에는 리쿠르터 들이 다른 회사 대비 많이 친절하게 행동하는 느낌 이였어요. 구글 하고 계속 진행중인데 잘되길 기도해 봅니다.

    • 회사 172.***.130.72

      메타 리쿠르터가 일 잘했고 인터뷰 스케줄 잘 되어 온사이트 후에 바로 오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나 리쿠르터에 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애플 오퍼 축하드립니다.

    • Nale 64.***.253.139

      메타 Behavior 인터뷰는 주로 어떤 질문이 나오나요 ? 경험익으신분 조언 부탁드립니다

    • ㅇㅇ 70.***.112.206

      ㅠㅠ 전반적으로 메타가 맛이 가는 거 같네요

    • 메타작 75.***.22.138

      조직이 워낙 갑자기 불어나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조인했는데 생각보다 프로세스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들어와서 알게 됐는데 인터뷰 건수가 너무 많습니다. 한사람이 한해 40번 넘게 보는 경우도 봤습니다.
      엔지니어들의 인터뷰 건수가 많다보니 다들 인터뷰를 피곤해 합니다. 그 와중에 그럼 미스를 한 듯 합니다.

      메타가 정신없지만 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 사견은 또 다른 형태의 Tech company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메타가 큰 변혁기에 놓인 것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