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질문) 내가 좋아하는 여자 or 나를 좋아하는 여자

  • #3077009
    ㅇㅇ 73.***.132.64 14447

    인생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이제 나이 서른 접어든 사회생활 초짜가 선배님들께 인생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현재 2년동안 만나온 외국인 여자친구(중국계)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만났고 이 친구가 먼저 저에게 용기있게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되었는데;
    사실 저는 이 친구가 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당시소중한 친구를 잃기 싫은 마음에 앞서 이 친구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친구라고 말을 한 이유는 이 친구가 정말 진국이기 때문입니다.
    외모로는 한국인들이 보기에 조금 촌스럽고 못생겼을지 모르겠지만,
    의리있고(중요한 인생시험에서, 제 옆에서 떠나지 않고 많이 조언해주고 , 지지해줬습니다), 똑똑하고(그 인생시험 저보다 먼저 합격했습니다), 요즘 한국여자분들께는 보기힘든 80-90년대의 순수함? 도 있고(내가 보기엔 별것도 아닌 작은거에 기뻐하고, 토라져도 금방 화풀고), 능력있고(집사서 페이하고 있습니다), 집안 좋고(우리집은 아버지가 곧 1-2년뒤면 정년, 유학 뒷바라지 하느라 은퇴후 자금이 부족해서 제가 조금 서포트 해드려야 할 정도? // 이 친구는 아버지 업계 유명한 회사 간부, 어머니 초등교사 은퇴-연금수령중, 오빠 변호사; 부모님 부동산자산 20-30억정도, 어렸을 때 부터 해외여행 매년 2-3번 꾸준히 다님). 언제는 제가 우리 가족은 그렇게 부유한 편이 아니고 우리 부모님이 없는돈 모아서 나 공부시켰기 때문에 매달 500불은 용돈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 생각에 존중하고 자기 남편이 그래도 자긴 상관없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모든 방면에서 저보다 뛰어난데 이런 저를 좋아해 주는건 감사할 일이지요..

    하지만 고민이 있습니다.

    제가 이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가에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껏 소중한 친구를 잃기 싫다는 마음때문에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근근히 버텨온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예전 다른 전 여자친구들을 사귀었을 때 처럼 두근거림, 내 여자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해주겠다는 각오가 생기질 않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걸까요?

    이 친구는 저랑 결혼을 하고 싶어한는 눈치인데,,
    저는 아직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도 없고(결혼을 꼭 해야하나? 라는 생각),,
    주변 국제 커플 사례를 통한 문화적 마찰을 이겨낼 확신이 안듭니다.(언어소통, 2세 교육)
    하지만,, 이 친구랑 합치면 금전적으로나 생활면으로나 그렇게 궁핍하게 살 것 같지는 않습니다(초봉 각각 9만- 소비패턴 비슷하고, 음식도 가리는거 없이 잘먹고, 서로의 문화에해서 열려있음),,

    하지만 배경과 이렇게 여자친구를 대하는게 경우가 아니라는걸 알기에 요즘은,, 진지하게 이 이 친구의 미래를 위해서 헤어질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는데,, 무엇이 현명한 선택일까요?
    뭐 중매결혼이 흔했던 어머니 세대는 참고 살다보면 살아 진다고 말씀들은 하시지만,,
    저는 확신이 안듭니다..

    궁핍 할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 사는 것
    아니면
    내가 노력하면 모든게 좋아질 나를 좋아해주는 여자를 만나는 것

    선배님들의 현실적인 조언 부탁 드리겠습니다.

    • ….. 70.***.65.220

      제가 보기에는 놓치기 정말 아까운 여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성에 대한 끌림이란게 어찌보면 대단하지 않습니다. 세상 쪼개져도 차지하고 싶던 사랑도 시간 지나면 솔직히 시들해지는게 일반적 입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게 사람이 살면서 성공 못하는 한이 있어도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은 피할 수 있으면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단순 계산을 근거로 이별을 통보했을 경우 그 여성이 받을 평생의 상처까지 감안하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훌륭한 판단하시길.

    • ㅋㅋㅋㅋ 50.***.114.31

      결국엔…그 여자 집안, 돈, 물질 등등이 아쉬워서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붙잡고…결혼은 안하고 싶은데..놓치기는 아깝다는 소리구만.

      돈..물질…집안 같은건 그 여자 아니라도 다른 여자한테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거고..
      너 자신이 능력이 되면 걱정할 필요 없는부분이거든.
      그러니까 너가 알아서 새여자를 잘 찾아서 만나…
      이런 글까지 쓰면서 남의 의견 물어보는거 자체가…너가 그 여자를 안좋아해서 이러는건데….왜 고민을하냐…

    • ㅇㅇ 73.***.132.64

      날카로운 지적 감사합니다. 선배님.
      굳이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배경 봤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부동산건은 최근에 모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얘기할 때 자연스레 나온겁니다.
      위에 언급 안한게 있는데,, 제가 이 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다른 이유는 우리 집안이랑 잘 맞을거 같아서 입니다. 앞서 언급해 드렸던 이 친구의 80-90년대 마인드는 우리 가족분위기에 위화감없이
      잘 어울려 요즘 흔히 일컫는 한국 새댁의 고부갈등이 크지 않을것 같이 보여서 입니다.

    • 지나가다 108.***.44.196

      정말 어려운 질문이죠.

      저도 이 질문을 많이 찾아봤는데 다들 답이 제각각이더군요. 그나마 좀 수긍이 가는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fmkorea.com/107057856

      날좋아해주는여자VS내가 좋아하는여자

      닥후임. 보통 남자는 절대 지가 안좋아하는 여자 못좋아함. 반대로 여자는 자기 좋아해주는 남자 좋아할 수 있음. 물론 한번 크게 데이면 전자라고 생각하는데, 전자 만나보고 나면 다시 후자로 변신함. ㅇㄱㄹㅇ

      무조건 후자
      왜냐면 전자의 상황을 서로좋아하는 상황으로 바꾸는건 불가능한데 후자는 가능하기 때무니징

      예전에 인터넷에서 읽은 내용이 남자는 첫 인상에 이 여자가 아니면 호감이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면에 여자는 첫 인상은 아니더라도 남자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호감이 생긴다더군요. 어떤 분은 여자한테 열번 고백할 정도로 여자가 거부했는데 여자가 한번 기회를 줘서 만나보니 나중에는 여자가 더 달라붙게 되었다는 경우도 있다던. 그래서 위에 있는 답변들이 그나마 수긍이 가고요.

      이 영상도 떠오르네요.

      남들이 뭐라하건 정답은 없으니 원글님 마음 가는대로 하는게 맞겠죠. 서로 좋아하면 제일 좋은데 그런 만남이 잘 안생기니 참 어렵죠. 예전에 아는 형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자기 경험상 스무건의 만남을 가지면 하나 정도 서로 좋아하는 상대를 만난다고.

    • dd 76.***.20.76

      저도 30대 초반 중국인 여친을 둔 비슷한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고민이네요.
      I Only Want to Get Married Once: The 10 Essential Questions for Getting It Right the First Time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고민 있을 때 전문가가 쓴 글 읽는 것만큼 위안 되는 게 없더군요. 사람들은 자기 경험 중심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자신의 케이스에 그 사람의 조언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런 책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커플들 수십년간 상담해온 카운슬러가 쓴 글이기 때문에 적용이 더 쉬운 것 같습니다.
      혹시 베이 지역 사시면 이메일 함 주세요

    • 77 70.***.14.96

      저 영상보니
      남자가 너무 크면 아프니까 문제가 되지만
      여자가 큰거는 아무문제 없능거 아닌가요?

      근데 남자도 중간에 맘 바뀔수 있늘거 같은데…우정같던 여자가 살다가 너무 감동주면 사랑으로 맘바뀔수있는거 아닌가? 물론 자지가 공감안해주면 어쩔수 없고…어차피 자지는 몇년살면 다 섹쓰리스되니까 상관없는거 같애.

    • Roro 66.***.94.45

      그냥 저랑 상황이 비슷하네요 다른 거라면 저는 제가 여자라는 거.. 조건 성격 다 잘 맞고 뭐 제 파트너의 단점도 큰 거 같지 않아서 같이 있지만 사실 진짜 사랑하냐고 물으면 쉽게 응이라 대답 못하겠고.. 결혼까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ㅜㅜ 저는 제가 여자 인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하나요? 프로포즈 당장 안 하겠지만 암튼 지금 감정으로는 저로서는 5년은 더 만나야 결혼 생각해 볼 수 있는 관계가 될 거 같아요 지금 벌써 만난지 2년 째인대…

    • 인생선배 73.***.11.62

      여자가 먼저 좋아해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간이 이미 너무 지났네요. 그 여자가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신급의 누구에게나 탐낼만한 여자였다면 금새 님이 그 여자 없이 못살 정도로 전세를 역전시켰을 수 있겠지만 이미 2년이나 사귄 상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냐 물으면 자신있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이미 관계는 끝내셔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위에 어떤분이 너무 적나라하게 잘 적어주셨네요. 사랑하진 않지만 배경이 나보다 좋다거나 그 여자가 하는 행동들이 구식이라 우리집이랑 잘 맞을거 같아서 놓아주긴 아깝다라.. 너무 이기적인거 같습니다. 또한 결혼은 당사자끼리 하는것이고 국제 부부이니 한국에서 글쓴이님 부모님하고 마주하고 살일은 제로에 가깝죠. 미국에서 살 확률이 높은데 고부갈등 운운하는건 그냥 핑계로 들립니다. 혹여 한국에 자리 잡더라도 먼곳에 사신다면 일년에 명절 한두번 보는게 전부입니다. 평생 60년을 함께 살 사람인데 일년에 고작 많아야 두세번 마주칠 부모님 핑계대는거 너무 비겁해보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여자가 반이고 한국 여자들도 집에선 망나니 같이 굴지 몰라도 시댁가면 얌전하게 고분고분 말 잘듣도록 가정교육 잘 받고 자란사람 적지 않습니다. 그 여자를 잡고 싶은 이유가 너무 편협적이네요.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만약 결혼해서 살다가 여자가 애정의 결핍으로 님한테 투정이나 짜증을 부렸을때 님이 핑계대며 책임 회피 및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큽니다. 이건 실화인데 보통 여자가 졸라서 결혼하거나 여자혼자 좋아해서 결혼 강행했을 경우 여자들이 우울증에 정말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걸 남편에게 실토했을때 최악의 경우(정말 다수의 실화라고 함), “니가 좋아해서 결혼했잖아.”혹은 “니가 결혼하자고 해서 했는데 뭘 더 바래?”라는 말들이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맨 위에 분이 상처 어쩌고 저쩌고 하시는데, 결혼생활하면서 나중에 더 큰 상처 입히기 전에 그냥 마음 정리하시고 나이가 서른이라고 하셨는데 중국에서 그 나이면 성뉘라고 하여 심각한 노처녀입니다. 저보다 중국문화 잘 아시겠지만 중국은 25살부터 노처녀라고 하니 그녀를 위해서 빨리 놓아주세요.

    • GoGo 136.***.1.113

      옛날생각나네요.

      중국계 말레이지아 여자를 사귄적이 있습니다. 그떄는 20대 후반이었고, 동갑내기였습니다.
      유학와서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첫 수업에서 봤고, 4년 친구로 지내다가 5년째 (같은 대학원에 진학) 부터 사귀게 되었죠.
      그녀는 초딩몸매에 얼굴만 보면 뭐 요즘 한국여자들에 비해 너무 떨어지지만, 나하고 잘 통하고,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두뇌에 언어영역이 잘 발달되어서 그런지 4개국어 (만다린어+광동어+말레이어+영어) 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하는데, 한국어도 조금만 가르치면 금방 배우겠더라고요. 집안도 어마어마한 갑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좋았고요.

      그녀와는 아주 잘 맞는다고 느껴졌고, 그녀는 나를 좀 더 좋아했습니다. 제 부모님과도 한번 만났었는데, 제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하고, 말이 안통하니까 그녀는 한문으로 노트에다 써가면서 소통을 하는데, 아버지가 그녀의 공손함과 한문으로 써가면서 대화하는것이 너무 괜찮게 느껴졌는지, 맘에 들어하셨습니다.

      그녀와는 결국 이어지진 못했고, 몇년후 외모에서 전혀밀리지 않는 한인교포1.5세와 사귀게 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그녀를 구글으로 한번 검색을 해봤는데, 페북 사진이 뜨더군요. 실리콘밸리 어느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있는 (암만못해도 200K+ 떙기고 있을거임) …. 딸둘에… 완전 중국아짐이 되어있었습니다. 많은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그녀와 결혼했더라면 완전히 다른 라이프를 살고있었을거라고.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것을 취했으니까요.

      제 아내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고 밟으면 끝내주는 페라리같은 존재라면 (대신 딱고 조이고 기름치고 그 메인터넌스 ㅠㅠ 노답)
      그 말레이지아녀는 렉서스 같다고 할까요 (비가오던 눈이오던 여기저기 떨어져나가고 메인터넌스 스킵해도 어느정도 품위를 지키며 계속달려줌)

    • ㅇㅇ 198.***.139.97

      여러 선배님들의 소중하고 따끔한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선배님의 차를 비유한 경험은 다른의미에서 인상적이고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해보지만,, 일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다는건 정말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선배님들의 조언을 토대로 현명한 판단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 Ameritron 209.***.52.48

      It might sound like a cliche, but think about what you can give instead of what you will get from the marriage. If you are willing to and happy to give, the marriage can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