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부모님 따라 미국에 중학교 나이대에 온 교포입니다.
미주 한인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에 있다보면 가끔 성년 이후에 영미권 국가에 오신 분들의 컴플레인을 들어보면 그 중 영어실력, 특히 중-고등학교 한국에서 외국어 프로그램이 아주 잘 되어있는 사립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교도 학부를 한국 서-연-고 나온 후, 미국에서 탑10 명문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인턴도 유명한 회사에서 했지만 아직까지 회사업무에 영어에서 고전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는 걸 발견하곤 합니다…
개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기에 제가 일반화를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만, 대체로 이런 분들 잘 보면 미국현지 친구는 얼마 없고 (있다고 하여도 한국말로 소통하게 되는 미국 교포 출신 정도…) 친구도 거의 한국계를 사귀시고, 비(非)한국계라 하여도 같은 처지에 놓인 같은 유학생인 비영미권 친구를 사귀시더군요. 미국에 취업하여 정착하는 게 꿈이였지만 정작 미국의 지리라던가 역사에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의 비중이 꽤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저도 이해합니다… 저도 미국에 중학교 때 왔어도 성격이 너무 소심하고 말 주변까지 없어가지고 집에 쳐박혀서 한국 온라인게임이나 하며 한국의 초등학교 동창애들이랑 온라인게임만 하곤 했습니다. 반면 제 동생은 그럴 시간에 밖에서 현지친구들과 뛰어 놀았고 TV에서 Cartoon Network 만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캐릭터들이 말하는걸 따라하곤 했습니다. 물론 걔가 저 보다 어릴때 왔기에 언어습득력에서도 조금 우월했겠죠. 저는 학교에서 영어에 고전했고 제 동생도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나마 학교에서 적응력은 저보다 빨랐어요. 저희는 백인과 흑인만 90% 이 넘어가는 미주리 주의 어딘가의 작은 시골에서 살아서 같은 동양인 조차 일년에 보는게 10명 이내일정도로 구경하기 힘들었지만 어디 LA나 뉴저지 한인타운에 계시는 교포분들 중에서도 중학교때 왔어도 영어가 더딘분들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 보다 더 일찍 왔어도 영어가 더딘분도 본적 있습니다. 그 분은 애틀랜타 출신이시더군요. 반면 미국에 30-40대 늦깎이에 왔어도 영어가 발음면이나 표현력에서도 원어민과 똑같은 수준인 분도 본적이 있습니다. (비록 이런 분들은 제가 봐온 경험상 좀 드물지만요)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어릴때 이민 온 것도 아니고, 어디 외국어 프로그램을 따로 다니지 않았지 않았는데도 영어가 원어민에 버금 갈 정도로 잘 하시는 분들의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먼저 언어를 배운는 자세가 아예 다릅니다. 언어를 점수 따기 위한 학교공부 같은 과목으로 안봅니다. 한국인들 처럼 막 TOEFL, TOEIC 같은 시험이나 수능 영어영역 같은 문제풀이식으로 배우질 않습니다. 그저 일상생활 소통에 필요한 도구를 익히듯 당연한걸 익히는 걸 배우듯이 공부합니다. 자신의 취미가 만약 자동차다 라고 하면 어디 한국 디씨인사이드 같은 곳에 안갑니다. (설령 그런 곳에서 활동한다고 해도 메인으로 활동하진 않습니다) 미국 현지 인터넷 자동차 관련 forum 에 들어가서 활동합니다. 이것에서 부터 확연한 차이가 나요. 친구도 이런 현지 포럼을 활동하는 것으로 미국현지 친구도 만들게될 가능성도 자연스레 높습니다. 미국현지 정보를 구하는 것도 미국 현지의 관련사이트에 들어가서 sign up 한 뒤에 더 정확하고 질적인 정보를 구합니다. 그런 포럼에서 더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 여러분이 “자연스레” 무엇을 하게 됩니까? 바로 “필요에 의한 영어공부”를 하게 됩니다. 남들이 쓰는 표현들 중에 useful 한 것들을 익혀두었다가 적절한 상황에 나중에 써먹습니다. 그러다가 계속 그런식으로 써먹다 보면 자연스레 영어가 늡니다. 포럼에서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개인적인 연락처를 주고 받고 Discord 같은 채팅앱에서 서버를 개설해 voice chat 도 하고요. 이렇게 해도 영어실력이 원어민 수준으로 끌어올릴기 힘듭니다. 개인마다 언어습득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식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 보단 훨씬 효과적입니다. 위의 동일한 방법으로 안해도 됩니다. 일상에 영어의 비중을 취미 등 좋아하는 쪽으로 늘려주면 자연스럽게 흥미와 관심을 통해 향상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는 분들도 있겠죠. 그런 분들은 컴플레인 할 자격도 없고 그냥 시간낭비만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