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하루에 날 잡아서 딜러를 돌며 차량 네 대를 시승해 본 소감입니다. 예산은 25k 정도로 잡고 SUV 몇 대를 골라서 각 딜러에 예약하고 가서 시승을 했습니다.
근데 가격 견적을 대충 알려달라고 해도 딜러들이 공통적으로 sticker price 이외의 것은 안 가르쳐 주려고 하네요. 이번에야 어차피 시승만 하러 간 것이고 가격 협상을 하러 간 것도 아니니 개의치 않았습니다만, 차종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딜을 할거면 정보를 좀 많이 모아야 겠습니다.
1) Subaru Outback 2.5i CVT w/ Alloy Wheel & All weather pkg
# 조만간 작은 가족 멤버^^가 하나 생기게 되어서 “안전”을 생각한다면 가장 평가가 높다는 스바루를 타 보았습니다. (전차종 boxer engine 과 full time awd 로 유명하죠^^)
– 우선 노면소음이나 풍절음도 잘 컨트롤 돼 있는 듯 했습니다. 다만 뒷좌석 중앙 안전벨트가 독특하게 천정에서 뽑아내리는 방식이라 그냥 앉으면 오른쪽 승객 등에 걸리고, 풀어서 천정에 넣을 수 있지만 버클 부분이 덜렁거리면서 약간 소음을 내기도 합니다.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으나 세세한 마무리가 약간 아쉽네요.
–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제 차 (2007 Scion tC)만큼 딱딱하지는 않았고, 노면 진동도 웬만큼 잘 완충되는 듯 했습니다. 뒷좌석에 시승해본 아내도 도로의 진동은 좀 느껴졌지만 무난했다고 하네요. 다만 뒷자리 leg room 은 괜찮은데 hip room 이 다소 좁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전체 좌석을 딱 3등분한 듯한 느낌) 이 차에 infant carseat 를 설치한다면 중앙에 하는 게 좋겠네요.
– 초반 가속이 꽤 둔한 느낌이었는데요, 쿱이랑 웨건이 엑셀 감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지 후 처음 출발할 때 차가 좀 낑낑대는 느낌이었습니다. 엑셀을 꾹~ 밟아주면 그나마 가속이 잘 되면서 스바루 특유의 소리라는 그르렁거리는 엔진소리가 납니다만 딱히 좋거나 거슬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 CVT 는 처음 몰아봤는데요, 소문
대로 초반 가속시 일정한 rpm 으로 가속하다가 어느 순간 락업이 되면서 rpm 이 알아서 1~2k 정도 내려갑니다. 연비에는 좋겠네요.
– 핸들은 쿠페만큼 무거운 편이고, 브레이크는 초반 응답이 민감한 대부분의 세단과는 달리 리니어한 느낌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초반 응답에 lag 이 약간 있는 느낌이지만 흔들림 없이 잘 잡아 줍니다. 아, 그리고 오늘 본 차종 중 유일하게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uphill mode 가 있는 차종. CVT가 언덕에서 뒤로 밀린다는 점 때문인듯 합니다.
– 후방 시야도 뒷창문 넓은 웨건형이라 그런지 꽤 좋았습니다.
# 거리에 흔한 오토미션에 비해 약간 다른 CVT 미션의 독특함과 다소 둔한 초반가속을 제외하면 특별히 끌리는 점도 없고 싫은 점도 없는 무난한 느낌. (2011년 10/17~11/23 생산 2만여대는 브레이크 리콜이라는 점을 유의.) 2007 Scion tC 와 비교해서도 가속력을 제외하면 핸들링과 브레이크는 별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혼다나 토요타 세단과는 느낌이 많이 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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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hevrolet Equinox 1LT
# 컨수머 리포트나 KBB Edmunds 등등 각종 온라인 리뷰에서 소음 적고 승차감 좋다고 호평이 자자해서 스바루랑 비교도 해볼 겸 타 보았습니다. (스바루 딜러쉽이 사실은 쉐비 딜러쉽에서 스바루도 파는 곳인듯 하더군요. 한때 GM이 스바루 지분 갖고 있던 시절 생긴 딜러쉽인가 봅니다.)
– 쉐비 딜러가 후방 카메라, 리모트 시동, mp3 싱크 등을 침튀기게 자랑했으나 운전성능과 안전성 승차감 이외에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으므로 그닥… 근데 센터페시아 콘솔 스위치 스토리지 박스 등등의 디자인과 마무리가 참 투박하고 조잡하더군요. 아무래도 세단이라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한달 전 쯤에 렌트해서 이틀 정도 몰았던 2012 Ford Focus 는 내장 마무리도 좋고 승차감도 단단하면서 진동 소음도 매우 적었는데… 최소한 요즘 모델은 쉐비보다는 포드가 내장 품질에 신경을 더 쓰는 듯 합니다.
– 아이들링시 소음은 거의 없더군요. 그런데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엔진음과 노면소음이 공명을 하는지 붕붕거리는 booming noise 가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 앞좌석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으나 뒷좌석은 노면 진동과 소음이 그대로 올라온다더군요. 그리고 커브를 틀 때 아웃백에 비해 자세를 잡아주지 못해서 많이 휘청거립니다. 차가 무거운 것도 있고 아웃백에 비해 서스펜션이 무른 것도 있는듯.
– 무거운 차를 4기통이 끌어 주는데도 초반 가속력은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다만 엑셀과 브레이크 반응이 트럭 몰 때와 비슷하더군요. (사실 그정도로 둔탁하지는 않지만 아웃백 몰다 에퀴녹스 몰아보니 이삿짐 싣던 유홀 트럭이 생각나더군요. ㅋㅋ)
# 이게 왜 각종 리뷰 사이트에서 일제히 극찬을 받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능. 오늘 시승 차들 중에서 일단 뒷좌석 승차감은 이게 꼴찌입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마감도 미국차스럽죠. 오늘 시승한 차 중에서 에퀴녹스가 내세울 만한 건 ‘넓다’는 것 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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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azda CX-5 Touring
# 가장 최근에 나온 hot 한 녀석인데요, 여러 가지로 평이 좋아서 시승을 해 보았습니다.
– 생각했던 것 보다 차체가 크네요. 일단 엔진 2.0 짜리임에도 2.5짜리 아웃백보다 높고 큽니다. (그럼에도 초반 가속은 경쾌한 편) 외부 디자인은 정말 이쁩니다. 내부도 깔끔해 보이고 나쁘진 않지만 에어컨/히팅 및 바람 방향 조정하는 부분이 구닥다리 기계식을 쓰더군요. 허접해 보이지만 고장은 잘 안날듯. 사이드브레이크도 유일하게 손으로 땡기는 방식. (에퀴녹스와 싼타페는 풋브레이크 방식입니다)
– 컨수머 리포트 리뷰 동영상에서는 노면소음, 풍절음, 엔진소음 다 꽤 크다고 했는데, 최소한 에퀴녹스랑 아웃백보다는 실제로 들리는 소음이 적습니다. (소음의 질적인 면(거슬리는 정도)에서도 에퀴녹스보다 많이 좋고 아웃백보다는 약간 좋습니다^^) 서스펜션도 생각보다 부드럽고 노면 진동도 잘 컨트롤 돼 있더군요. 커브 돌 때 흔들림도 리뷰와는 달리 괜찮구요. 뒷좌석 승차감도 널찍해서 좋다고 합니다. 아웃백과는 달리 중앙 부분을 좁게 하고 두 명 앉는 부분의 쿠션을 널찍하게 해 놓았더군요.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뒷좌석 승차감은 의외로 CX-5 > Outback >>> Equinox 였습니다.)
– 핸들은 세단 몰 때랑 비슷하게 가볍습니다. 브레이크도 초반 응답성이 좋구요. 초반 가속도 답답함 없이 경쾌한 편이네요. 엔진이 2.0 이고 마력과 토크가 경쟁차종보다 상당히 떨어짐에도 차가 가벼워서 그런지 괜찮습니다.
– 디자인, 가격 대비 사양, 옵션, 연비, 승차감, 운전 재미 모두 합격점이지만, 딱 한 가지 큰 단점. 디자인 때문에 C-pillar 를 두꺼운 삼각형으로 만들어서 후방 사각지대가 매우 넓습니다. 특히 유턴 후 1차선으로 끼어들어야 할 때 잘 보여야 할 딱 그 부분을 커다랗게 가려 버립니다. 어찌어찌 약간 좁은 뒷창문 쪽으로 고개를 더 꺾어서 잘 끼어들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상황에 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딱 하나의 deal breaker (좁은 후방 시야) 를 제외하면 가격 대비 최고랄 수 있겟네요. 그게 제일 아쉬움. 측후방 시야만 웬만큼 좋았으면 무조건 질렀을 겁니다.
만약 highway 출퇴근 위주의 운전이고 city 에서 운전할 일이 별로 없을 경우는, “이 차 좋아요. 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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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anta Fe V6 Limited
# 사실 이건 원래 계획에 없던 건데요, 마즈다 딜러쉽이 현대를 같이 하고 있길래 혹시나 해서 시승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예산에서 많이 벗어나기는 하지만 당장 시승이 되는 차가 최상위 트림밖에 없다고 해서 참고삼아 타 보았습니다. 자세히 신경 안썼구요, 괜찮은 것 같아서 나중에 (저희 예산에 맞는) I4 GLS 트림을 시승해 봐야겠네요.
– V6 라 그런지 가속력 좋은데 소음도 적고, 흔들림도 적고, 그닥 딱딱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무난하다고 해야 할까요… 흔한 한국의 현대차답게 핸들도 가볍고 브레이크도 예민한 편이고.
# 조만간 2013 모델 나왔을 때 클리어런스 후려쳐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현대차 딜이 잘 안된다고는 하지만, 신모델 나왔는데 구모델은 딜이 잘 되지 않을까요. 2013년형은 아마 싼타페DM 일 텐데, C-pillar 가 Mazda CX-5 처럼 두꺼운 삼각형이라 후방 시야를 많이 가릴 것 같아 (제 경우는) 안전 문제 때문에 구매가 꺼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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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좀더 보고 싶은 차는 2013 Ford Escape, 2012 Kia Sorento 등등인데… 이스케이프는 아직 공급 물량이 적어서 딜이 잘 안될 것 같고, 쏘렌토는 옵션과 사양은 좋지만 뒷좌석 승차감이 안좋다는 말이 많더군요. 아마 별 일 없으면 싼타페랑 아웃백 중에서 고를 듯 합니다. (CX-5 가 제일 아쉽네요)
## 여기서 인기 좋은 CR-V 는 아내가 혼다 차 몇 대 타보더니 “혼다차는 구매 대상에서 우선 제외” 하더군요. 딱딱하고 시끄러운 차는 매우 싫어함.
## 나름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RAV4 는, 다 좋은데 문짝이 왼쪽에서 열리는 어이없음에 구매 제외. 스트릿 파킹하고 짐 실을 경우 쥐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