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부집 아들의 아메리칸 드림…
EDITDELETEREPLY
2014-12-2611:46:46#1501592
지잡대라꼽냐? 198.***.62.204 899
일단 저는 지잡대와 진배없는 지방캠퍼스에 여기에서는 루저로 통하는 예체능 전공입니다.
고등학교때 공부 안한 댓가로 그렇게 대학을 갔지만 전공은 원하는 것을 살려서 가는 바람에 4년 동안 죽어라 공부했고,
교수 추천으로 삼전/엘전 중에 한곳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결국 취업했습니다.
가서 보니 학벌장착 후에 선후배끼리 핑퐁들 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3년만에 앞으로 어찌 될지 견적이 턱하니 떨어졌습니다.
대단한 경제력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공부는 시켜주시겠다는 부모님의 도움 받아서 유학 준비했고(이 부분에 대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또 호구로 통하는 뉴욕에 있는 아트 스쿨 중 한곳의 석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제 주재파악이 비교적 빨라서 졸업후에 레쥬메 들고
취업할 길이 없음을 미리 깨닫고, 가장 자신있는 과목에 집중하고 그 강사들을 통해서 취업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침 업계에서 나름 이름있는
회사를 운영하던 한 미국인 강사에게 학기 마지막 수업을 하고 나서 직접 들이댔습니다.
“저 님 회사에서 여름 인턴하고 싶어요.”
“그래? O.K”
한여름 손발 땀나도록 뛰었습니다. 인턴이 거의 끝날 무렵 그 강사 (즉 사장이죠)가 점심 먹자고 하더군요.
“졸업도 했고, 인턴도 했고, 이제 뭐 할래? 한국 돌아갈거니?”
“아뇨. 저는 이곳에 남고 싶습니다.”
“그래? 오퍼 줄께. 대신 월급은 짜다.”
이렇게 경력을 시작해서 우여곡절을 겪고 몇번의 이직끝에 몇년 전에 지금의 회사 R&D(포츈 50)에 들어왔습니다.
좋은 보스 덕분에 많은 컨셉을 제안할 충분한 기회를 얻었고, 마침 마음에 맞는 동료 엔지니어와 2년전에 의기투합해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15개가 넘는 IP를 만들어 냈고, 지난 여름에 결국 회사 CEO의 최종 사업화 승인과 함께 3년 동안 2천7백만불 지원을 약속받고
지금은 사내 벤처 팀중 하나를 이끌고 있습니다.
마음 고생 엄청나게 하고 나서 승인이 떨어지는 날 제 보스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네가 그렇게 원했던 거잖아. 실패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기회가 주어진 만큼 결과가 좋지 않으면 결국 저는 짤려나가겠죠.
바깥에서 보면 제 스펙은 형편없습니다. 영어도 여전히 간신히 버틸만큼만 합니다. 빨리 늘지 않더군요.
어쩌면 저는 지난 시간동안 마음 한구석에 담겨 있던 지방캠퍼스 출신이라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단한 학벌도 배경도 없는 외국노동자에 불과한 저는 거의 잃을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감이 별로 없습니다.
왜요? 지잡대 출신의 삶과 경력은 어디 따로 정해져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