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오래살면…

  • #96003
    나이아가라 67.***.149.226 6804

    안녕하세요?

    미국의 시골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난생처음으로 나이아가라 관광을 왔습니다. 캐나다쪽으로 와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 붉은색 간판이 멋있게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커피와 도넛을 파는 가게였습니다.

    커피맛 아주 훌륭합니다. 크로와상도 아주 맛있고, 지나치게 달지않은 머핀도 절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게 몇개 생기더군요.

    캐나다달러와 미국달러는 분명히 환율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넛가게 주인분은 1:1로 계산하더군요. 물론, 저는 캐나다 달러가 없어서 카드를 냈는데, 카드는 받지 않는다고 해서, 달러를 냈더니, 정확히 캐나다 동전으로 거스름을 주더군요.

    그런데, 거스름을 손에서 손으로 주는게 아니고, 그냥 제 앞에 가볍게 던저주더군요.

    마지막으로, 카운터에 계신분이 주인분으로 생각되는 동양 여자분이었는데, 액센트가 우리나라식 액센트 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의식적으로 한국말로 몇 마디 주문을 했는데, 대답을 모두 영어로 하시더군요.  한국말을 못알아 들었다면 아마도 “Pardon?”이나 “Sorry?”정도를 하셨을텐데, 그런 말 없이 대답을 영어로 하는 것으로 보면, 아마 제 간단한 한국말을 알아들으셨을거 같은데요.

    궁금한게, 외국생활을 오래 하면 우리말을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드나요?

    거대한 폭포를 보고 후련하고 상쾌한 마음이 들었지만, 해질녁에 들른 도넛가게에서 갑자기 몇 가지 생각을 해 보는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원글입니다.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가게는 관광지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개별적으로 찾아오기에는 힘든 곳에 있습니다. 주로 로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 보시거나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아직 영어가 짧아, 영어보다는 한국어가 더 편합니다. 하지만, 제 한국어를 이해하면서도 영어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게다가 얼굴에는 짜증 한가득이었습니다, 얄밉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한국말 하는 저때문에 짜증이 난건지, 아니면 원래 표정이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가게에 들어가면 주인이 웃는 얼굴로 ‘Hi’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그 분은 자신이 영어를 하는지 한국어를 하는지 구분하지 않고, 그냥 ‘말’을 하고 있던 상태겠지요.

    미국에서 살려면 영어를 잘해야 할거 같습니다. 저는 언제가 되야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날이 올까요..

    여러분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저도 129.***.141.52

      그런 비슷한 분들 만나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미국에서 20년이상 사신분이었는데 가족없이 싱글로 사시는분이고 영어도 한국엑센트가 분명있지만, 20여년을 영어만 쓰신분이라서서 그런지 계속 영어만 하시더군요.
      한국말을 왜 안하시는지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본인 편한대로 사는거죠.

    • 일단 80.***.253.66

      저 자신부터 그럴 때가 있어요.

      제가 유일하게 한국말 접할 때가 워킹US에서 놀 때인데(ㅋㅋㅋ)
      듣고, 읽는 거만 하고 오랫동안 ‘말’을 안 하면 무의식적으로 저도 모르게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국어라서 듣기가 잘 되어도 매일매일 소리내어서 발음을 자주 하지 않으면 아무리 한국어라도 어색합니다;;

      얼마전에 지인(한국분)이랑 통화하는데 그 분은 한국어로 하시고 저는 영어로 계속 대답했네요.
      나중에 전화 끊을 때쯤 되어서 제가 실수한 걸 알았습니다;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_-;;

    • 0900 24.***.31.37

      제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일때 한국사람에게 영어로 말합니다.
      1. 주위에 미국인이 있을때 미국분이 소외감 느낄까봐 영어를 써줍니다. 물론 상대 한국분이 그 영어를 알아들을수 있다는 전제입니다.
      2. 미국에서 오래살다보면 자주사용하는 문장은 영어가 오히려 입에 붙어있어서 한국말 보다 먼저 나옵니다.
      3. 영어로는 설명이나 느낌을 전달할수없는 한국말이 있듯이, 한국말로 번역이 안되는 미국말이 있습니다. 이럴때 영어로 말해야지요.
      원글님의 경우는 1번이나 2번같네요.. “우리말을 하고 싶지않다”는건 오해 같네요.

    • 오마이 24.***.147.135

      0900님이 말한 경우는 대화중의 일부분이고, 저도 그럴 경우가 많죠.한국인의 특성입니다. 강대국에 나가면, 그나라 말을 쓰는게, 더 그나라에 적응된 척도라도 되는 마냥. 태국, 아프리카에 오래 산 한국 사람은 태국, 아프리카말 안 해요. 일종의 우월감 내지 보상심리라고 생각함. 내가 여기서 오래 살았다, 이만큰. 봐라. 뭐 그런거 아니겠어요? 이런 분들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미국에서 태어난 2세가 아닌, 한국에서 이민온 고학력 자로, 상대적으로 오래 살았다고 생각 하는 사람.

      2. 이민 당시, 학업중, 영어를 배우겠다는 목표가 뚜렷하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 후에는 일종의 보상심리로 작용됨.

      3. 주위에 미국인과 어울리고, 노력하며, 미국 생활에 흡수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전 이런 사람 만나면, 그냥 무시하고 한국말 계속 합니다. 대부분, 나중엔 듣기 싫다는 듯이 절 피하더군요. 어의 없는 일이죠. 왜 피합니까. 한국인이고 한국말을 알아 들으면서도, 영어만 쓰고 싶다면야, 이유를 설명하든지, 계속 영어로 대답하면 되죠. 근데 웃긴건, 알아도 듣고, 한국말 계속 하면 화 낸다는거….
      외국에서 모국어 싫어하는 종족은 한국사람뿐일 걸요.

    • 911 98.***.16.40

      이럴수가…내가 머리가 안좋아서 영어가 자꾸 튀어나오는 거였구나..이제야 알았음..ㅜ.ㅡ

    • 일단 80.***.253.66

      위에 ‘그런데’님이 말씀하신 경우는 조금 다른 경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한국어든, 한국어-일본어든, 영어-스리랑카어든 어떤 종류의 조합이든 ‘섞어’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원글처럼 통째로 한 가지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 아닐까요.

      위에도 썼지만 일단 ‘소리내서’ 발음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저처럼 저런 난처한 일 안 겪으려면요..

      아니면, 원글의 경우에..
      (저는 그 지경까진 아닌데 주위를 보니)
      오래 영어만 사용하는 생활에 노출되신 분들 중에 가끔 한국어 억양이나 발음이 많이 망가지신 분들이 있더라구요.
      그거 의식하셔서 일부러 영어로만 하시는 분들도 보긴 봤습니다.

      혹은 한국어 악센트가 남아있든 아니든 본인 스스로 미국인(아님 캐나다인)으로 인식하며 살고있는데,
      먼저 한국인이냐고 묻지도 않고 대뜸 한국어로 접근한 게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뭐 짐작하자면 경우의 수는 끝도 없겠지만,
      그냥 제 생각엔 한국말이 싫어서 안 한 것 같지는 않네요.

      (좀 멍청한 얘기이지만, 영어가 좋으면 좋았지 한국말이 싫을 건 또 뭡니까; 모국어를 두고 싫어하다/좋아하다 라고 말하는 거 자체도 그렇고..)

    • 음… 98.***.224.131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어서 외국어를 익히면 어려서 배운 모국어는 절대로 안 잊는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나중에 배운 외국어를 잊는 경우가 흔하지요. 그래서 성인이 되서 미국에 온 한국분들 미국에서 평생 영어만 사용한 경우에도 노년이 되면 영어도 잘 못하고 한국어도 잘 못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언어능력의 차이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굉장합니다. 통상 영어를 잘 하시는 분은 한국말도 잘 합니다.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언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5-6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 보면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원글에서 말씀하시는 분같은 사람을 본적이 많은데요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관광지이니까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한국행 비행기에서 옆에 타신 나이드신 한국여자분이 계속해서 저에게 영어를 쓰시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 사람끼리 왜 영어를 쓰세요? “라고 짜증스럽게 물었더니, 그 분 대답이 “Do you mind?”

    • . 67.***.223.144

      저도 이런분들 가끔 봅니다 (내 경우엔 주로 여자분들).

      미국온지 얼마안되 어떤 물건을 사다가 한국분인것이 거의 확실한 주인분에게 영어로만 물건을 산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내 행동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의식적으로 한국분처럼 보이는 분에게는 먼저 한국말로 웃으며 인사를 건냅니다. 보통 반갑게 한국말로 대답합니다.

      그런데 간혹 퉁명스럽게 계속 영어로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분들중 한분은 내가 묻자 20년넘게 한국말을 안써서 한국말을 잊었다고 하던데, 내가 듣기엔 영어도 잘 못하고, 잊었다던 한국말을 잘도 하시더군요. 아마 과거의 힘든 기억으이나 어떤 열등감으로 한국을 싫어하거나 한국분들을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는것 같습니다. 남이 자신을 한국인으로 알아보는것을 꺼려하고 (자신의 부류와 비슷하지 않은) 다른 한국사람과 관계가지기를 꺼려하는것같습니다. 남의 기분까지 생각하실 여유가 없으신 분들입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원글에 나타난 가게주인분인 아마 그게 습관화되었을수도 있습니다. 한국관광객이 한두명도 아닐테고. 한국사람이 다른 한국인에게 한국말로 말한다는 기본적인 예의도 의식해서 행동하지 않으면, 영어로 말하는 본인에게는 아무런 불편함도 못느낄수도 있을겁니다. 듣는사람만 불편하죠. –물론 외국인이 3자로 끼지 않은 상황에서 말입니다–)

    • ? 211.***.33.253

      북미에서는 거스름돈을 손에서 손으로 주지 않고 가볍게 던져주는게 일반적인가요? 유쾌하지 않을 것같은데…

    • . 67.***.223.144

      저도 처음엔 불쾌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손에서 손으로 주는 경우를 거의 기억하기 힘드네요 (이젠 대단한 일이 아니라서 기억되지도 않나봐요)

    • NoBigDeal 38.***.167.98

      그 여주인분이 왜 한국말을 듣고 영어로 대답했는지는 물론 알길이 없으나, 이런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이아가라 관광지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한국에서 직접 관광하러 오는 사람도 많은데, 영어쓰는 가게에서는 못하던 진상짓을 하는 한국인들이 많을 수 있겠죠. 일단 상대방이 한국말을 쓰는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 바로 반말로 내리까는 노인들이라던가 가게를 비웃는 말을 들으라고 하듯이 지껄이는 사람들 등등. 그런일들 겪다보면 영어로 대응하는게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어 계속 쓰는 사람에게 한국 스타일로 반응은 못하겠죠.

      물론 이것도 추측에 불과합니다만, 미국에서 자리 붙이고 사는 입장에서 꼭 한국 사람들에게는 한국말을 써야만 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상대방이 편한 말을 해주는게 good manners겠지만, 친한 사이가 아닌 사람끼리야 자기가 편한 (언어학적으로나 아니면 사회적으로) 말을 하는게 잘못은 아니라는 거죠.

      저는 이런 경우 (가게에 들어갔는데 주인분이 한국분인경우), 한국말을 먼저 해보고, 영어로 대답하면 그후에 저도 영어로 말할거 같네요. 어느 경우든지 할말 다 하고 주고 받을것 제대로 주고 받으면 되는거 아닐까요?

    • ISP 206.***.4.34

      두유마인드?
      이러구 물어보면, 예쓰 아이두!
      라고 대답 해 주셔야 합니다. ㅎㅎㅎ

    • 글쎄요 98.***.88.123

      한국말을 왜 안쓰려고 하는지 이유는 알수 없지만 본인이 그렇다는데 굳이 한국말로 계속 걸거나, 혹은 영어만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하거나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아는 의사분은 한국인인데 영어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한국말이 더 편한 이민1세, 그것도 나이 서른 넘어 미국온 사람인데…제 발음 들어보면 한국말이 더 편한 사람이라는거 느낄텐데도 그냥 영어로 쓰더라구요.

      그래서 그분이 한국말을 전혀 못하시는 분인줄 알았는데…나중에 알고보니 한국말을 잘하는데, 의학용어 한국어 단어를 완전하게 다 아는게 아니여서 그런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영어로…

      만약 그 가게분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악센트가 있다고 해서 그사람이 한국어가 더 편할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원글님의 잘못된 판단일수가 있습니다.

      저 아는 또 다른 분은 국제결혼으로 젊은 날에 미국오셔서, 결국 미국서 영어하고 산 날이 더 많은 분인데요. 그분 역시 한국식 액센트 심합니다. 그렇지만 본인은 영어가 더 편하다고 하네요.

      원글님이나 많은 분들이 한국사람이 영어에 비중을 더 두는것에 약간 거부감을 느끼시는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저도 위에 쓰신 분처럼 그 가게분이던 누구던 그 사람이 한국말을 안하려고 한다면 거기 맞춰줄것 같습니다.

    • 생각해보니 98.***.71.209

      이 사이트에도 가끔 영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원글에서 말씀하시는 동양 여자분하고 같은 부류의 사람들인가요?

    • Samuel 207.***.141.179

      맞습니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죠. 이곳 싸이트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곳인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여건상 미국회사이다보니 오피스의 컴터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겠지요. 컴퓨터를 조금만 아시는 분이라면 익스플로러에서 한글 읽는것은 가능하지만 타이핑을 하려면 윈도 씨디를 넣고서 따로 작업을 해줘야지 가능합니다. 회사 컴터에 윈도우 설정을 함부로 바꾸진 못하죠. 그러다보니 익스플로러에서 한글 읽는 것은 설정을 안바꿔도 가능하니 문제가 없으나, 입력을 못하니 그나마 영어를 어쩔수없이 사용하는 것이죠.

      그 가게 여자분도 어떠한 사정이 있을수 있었겠지요. 단지 그상황만으로는 원글님이 기분나빠하실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