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완전정복 = 영어선생되기 (4)

  • #95992
    PEs 75.***.161.167 10245

    “개망신을 찾아서 3”

    “따르릉…따르릉…따르르르르르으으응~~~”

    “Hello?”

    왠지 모를 불길했던 그 느낌..역시 저의 직감은 언제나 그렇듯이 들어 맞았습니다.
    다짜고짜 저의 이름을 부르면서 찾는 전형적인 백인여자 메니져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무지하게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저는 다행이도(?) 그 사람의 모든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는데 (한국에서 군생활을 오래하고 유학을 와서 회화는 많이 딸립니다.)…

    그 사람이 쏟아 놓은 말을 정리하면
    1. 너 정말 어제 어디 어디에 위치한 ATM에 얼마 얼마를 입금을 한 게 맞느냐?
    2. 우리가 사람을 보내어 이리 저리 알아 봐도 네가 입금한 돈은 찾을 수 없었다.
    3. 우리는 특수 조사팀을 구성해서 폐쇄회로 카메라를 집중 분석해 보았다.
    4. 아무리 화면을 분석해도 네가 돈을 입금 시킨 것 같지가 않다. (화면 분석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은 듯)
    5. 너 정말 입금했니?
    6. 네가 입금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 하고자 네게 전화를 걸었다.
    7. 불라 불라 불라…….

    결국은 다음부터 입금시 정말 주의해라는 신신당부와 함께 귀가 멍한 수화기를 내려 놓았습니다. 이런 일은 그들에게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거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럴수가…

    GRE에서 고득점을 받고도 이런 기초적인 현대의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생활필수사항도 나는 영어라는 공포감으로 포기 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드디어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영어를 넘어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 할 것이다.’
    ‘나는 더이상 당항 *망신이 없을 때까지 나의 영어정복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Native Speaker 들을 넘어 그들을 가르킬 정도의 영어수준을 성취 할 것이다.’
    ‘나는 영어를 넘어 반드시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 할 것이다…’
    (조금 느끼하시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어디까지나 개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피력 한 것 뿐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Macy카드를 만들다 생긴 오류를 잘 처리 못해 Customer Service 직원들과 전화통화를 하다 도저히 대화가 안되어 한달음에 Macy로 달려 가던 일…

    Sears를 통해 주문한 세탁기 건조기가 설치될 장소에 맞지가 않아서 리턴을 하는데 엄청난 리턴비를 청구하는 회사를 상대로, 직원에서 메니저를 넘어 특별고객서비스 팀과 Conference Call을 만들어 (되지도 않는 영어로) 일을 처리하던 일…

    자그마한 문제만 생겨도 또 궁금한 사항이 생겨도 일부러 Customer Service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이해가 될 때까지, 나의 의견이 전달 될때까지 또 묻고 또 묻고 또 묻고 대답하고…

    제게 이런 일들은 더이상 영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Native Speaker들의 한숨소리와 (대화가 안됨에 따른),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는 문제해결을 위한 시간과 그 어떤 노력도 제게는 이미 영어의 문제가 아닌 저의 자존심과 미국에서의 생존(!)에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그냥 이렇게 영어때문에 밀리면서 살고 싶지는 않았고 위의 오기로 인해 발동된 결심 사항들은 이미 제 마음판에 강하게 새겨 졌기에 *망신은 더이상 영어정복의 걸림돌이 아닌 내가 찾아 가야할 필수 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개망신을 찾아서”의 영어정복의 진짜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느낀 묘미와 진수 그리고 몇 동이는 될 수많은 식은땀을 향한 진짜 첫 걸음 (Big Step for Big Picture)이 시작된 것 입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그리고 구체적인 그 망신살을 찾아 나갑니다. 정말 부족한 경험담이지만 비판보다는 아주 사소하더라도 여러 분들의 격려의 경험담 나눔과 답글들이, 저와 여러분들을 뒤 따라올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면서…

    계속 

    • 기대 68.***.44.75

      만땅입니다~ ㅎㅎㅎㅎㅎ

    • 진짜 192.***.94.105

      전화영어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면 손짓발짓 해가면서 상대방 표정 봐가면서 이야기해서 대충 대화가 되는데 전화는 목소리만 들으니 원. 그래도 계속 해보니 늘긴 늡디다. ㅋㅋ

    • 보험 220.***.104.198

      전화영어가 제일 힘든것에 한표 더 던집니다. 전화는 말하는것보다 고음역이 적기때문에 듣기에 쉽지가 않습니다. 고음역이 거의 없는 소리는 이해하기가 훨씬 어렵지요. 저도 처음에는 전화받는 공포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처음 영어로 수업을 들을 때 보다 더한 공포… 반대쪽 귀 틀어막고 조용한 방에 들어가서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통화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 통화를 하고나면 온몸의 긴장했던것이 풀리며 얼얼했던 기억이 있네요.
      저는 미국에온지 한달만에 자동차보험을 알아보느라 전화통화를 무지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미국에서 처음 자동차면허 따면 보험료 무지 비싸잖습니까? 그래도 가장 싼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Geico, Progressive, State Farm, Allstate, independent agents 까지 한 열군데 전화를 걸어서 쿼우트를 받았었습니다. 물론 생소한 용어들 (디덕터블, 라이어빌러티, 컴프리헨시브…) 사전으로 찾아가며 인터넷으로 알아보며 그렇게 결국 가장 싼데 구했는데, 그때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수 없었지만, 그 이후로 한결 전화통화가 쉬워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역시 스트레스를 받아야 실력은 느는것 같습니다.

    • PEs 75.***.161.167

      비슷한 전화에 대한 공포(?)는 다들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프로젝트관련해서 공공기업등에 전화를 할 일이 있었는데, 전화내용을 다른 동료들이 다 듣게 되고 많이 틀리는 것이 두려워 주차장으로 나가 조용한 곳에서 셀폰으로 전화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프로젝트관련이라 잘못 듣고 중요한 일을 잘못처리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때는 참 심각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많이 부딪혀봐야 전화표현도 익숙해 지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전화내용에 관련된 영어 회화책은 거의 죽은영어(잘 쓰지도 않는)의 집합체라는 것을 알게되 되었죠. 아시다시피 많은 한국책들이 무슨무슨 편집부라는 저자로 되어있는데 대부분은 일본에서 나온 (가끔은 아주 오래된) 영어회화책을 번역해 온 것들이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니 죽은영어랄수밖에…

      결국은 “실전”만이 진짜 전화영어회화를 늘리는 지름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건들면 도망간다 71.***.212.22

      겁없는 아줌마를 고객으로 둔 나의 미국 cpa는 질문이 있으면 꼭 나를 사무실로 부릅니다. 물론 그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에 그는 몇번이나 repeat하면서 확인을 합니다. 그의말을 전화로 잘 이해하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한 그의 우려에서 나온 행동이지요. 2년을 그렇게 나를 불러 쌓더니 이제 전화로 질문합니다.
      나보다 그가 더 쫄고 있었던거지요.
      이년전 지인의 모자가 켈리에서나의 일을 돕자고 이곳에 왔습니다.
      부동산사무실에 가서 하우스렌트 계약을 마치고 전기회사에 전화를 하는데 그는 핸폰을 들고 책상밑으로 머리를 쳐박고 전화를 하더이다,
      그의 엄마는모양새가 좋지않다고 자리에 젊잖게 앉아서 하라고
      충고했지만 신경질을 내고는 다시 머리가 책상아래로 기어들어갔습니다.
      미국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전화로해야할 용건은 무조건
      아들이 잘하리라 믿고 아들에게 떠 맡긴 엄마는 아들의 그 고충을 몰랐던거지요

    • done that 74.***.206.69

      위분님.
      저는 미국인들은 무조건 사무실로 오시라고 합니다. 제발음이 너무 딱딱해서, 아예 얼굴을 보고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고(어카운팅인데도),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화가 나서 발음을 고친다고 하는 데, 영 안되네요.

      PEs님. 발음에 대해서도 언급해 주시면 많이 꾸벅꾸벅 절하겠읍니다.

    • 건들면 도망간다 71.***.195.174

      done that님 속상해 하실 필요없습니다.
      상황으로 봐서는 분명 내가 쫄아야 할 지경이지만
      뻔뻔한 아짐씨의 무기가 바로 이런겁니다.
      지가 더 쫄고 있다고 위로하면서 고개를 쳐들고 삽니다.ㅎㅎㅎㅎㅎㅎ
      님도 십년쯤 후면 …….
      우리말이 아니니 당연히 발음 어색할 수 있고 의사표시에 어려움이 있고 미국은 이민의 나라이니 누가 주인행세를 할 수 있습니까 감히 ! 이것이 나의 지론입니다.
      그리고 은행관계자나 관공서에서 버벅거리면 그들은 끝까지 인상쓰지않고 경청할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처리에서 열통터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 done that 66.***.161.110

      건들면 도망간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아줌마의 배짱으로 나가는 데도 자꾸 마음이 쫄아 지는 건??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요새 손님하나때문에 스트레스인데 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좋아지네요.

    • Helena 155.***.97.94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요..ㅎㅎ 저는 한국사람이 저 혼자뿐인 회계법인에서 일하는데 동료둘이랑 방을 같이 쓰거든요.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클라이언트한테 전화할 일이 생기면 아무도 방에 없을때 잽싸게 하거나 제 셀폰에 전화번호 저장해서 옥상에 올라가거나 화장실에서 했답니다..지금도 제가 말하는걸 남이 듣는게 싫고 불편하긴 하지만 대범해 지려고 노력중이에요..ㅎㅎ

    • done that 66.***.161.110

      Helena님 반갑습니다.
      유색인종은 나밖에 없는 데서 일하고, 손님들도 다 백인인 데다 동네에서 어딜 나가본 분들이 별로 없네요. 그래도 아줍마 배짱은 가끔 부리는 데. ㅎㅎ

    • PEs 75.***.189.26

      done that님, 발음에 관해서는 나중에 한꺼번에 제 경험담을 간략하게 언급하겠습니다.

      모두들 좋은 경험과 나름대로의 영어에 대한 좋은 노하우들을 쌓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아줌마정신(?)이면 사실 영어는 끝난 것 아닌가요? :)

      부족하나마 다음 글 올려놓았습니다.

    • 텍슨 129.***.52.4

      미국온지 8년되어가는 군요. 첨에 석사 막 와서 수업들을 때는 1년만 지나면 괜찮아 질꺼야 했는데… 3년이 지나도 5년이 지나도 8년이 되어가도 별로 늘었다는 생각이 안드는군요. 대신 얼굴이 좀 두꺼워 진다고 해야 할까나요. 남들도 특수한 몇 퍼센트에 들지 않으면 나처럼 말을 하더라. 그러고도 다 살아가더라.

      그러면서 내가 말을 못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못들어 아쉬운 상황을 많이 만들려고 합니다. ㅋㅋ 근데 그것두 쉬운 건 아니죠.

      전화…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한말 또하고 또하다가 다시 아까 그사람이 받은거 같은데 다시 또하고… 그러다가 지쳐서 에라 전화 안하고 만다. 포기한 적도 있구요. 몇번 파든 미 하다가 대충 처리한 적도 있구요… 뭐 별의별 경우 많았죠. 전화인터뷰 하다가 준비안된 질문 받고는 안면도 두껍게 에라 모르겠다 무조건 말 시작하자 하고 블라블라 하다가 말 꼬여가지고 다시 얼버무리고 다시 해도 되요? 라고 물어보기도 하구요… 암튼 PEs 님의 다음편 또 다음편도 계속 올려주세요.

    • eb3 nsc 76.***.103.56

      ㅎㅎㅎㅎ… 제가 엊그제 인터넷 연결 하면서, 테크니션이랑 통화할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 하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속으로…나는 그래도 영어도 하고 한국말도 잘하지만, 넌 영어밖에 모르지?? 하면서… 그럭저럭 전화로 항상 무슨일인가를 하다보니..듣는 영어는 어느정도 들리는것 같습니다…어느정도????

    • 익스페디아 66.***.232.221

      저는 작년 초에 익스페디아로 예약한 비행기를 취소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그떄하고 올드 네이비에서 영수증 관련 사건으로 인한 고객센터와 전화를 해야했던 상황떄문에 전화영어가 많이 발전했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그때만 생각하면 진땀도 나고 정말 스트레스 만땅이었지요.
      익스페디아의 경우 비행기를 24시간 이후에 취소할 경우 전화를 걸어 크레딧 넘버를 받아야 하거든요. 환불은 안되기 떄문에….그래서 전화로 남편과 제 이름하고 다 얘기해서 결국 크레딧 넘버를 받았는데 그 과정이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못알아듣고 재차 다시 물어보고…그런데 더 심한건 그 크레딧으로 나중에 비행기예약을 다시 하는것 이었습니다. 받은 크레딧으로 다시 비행기 예약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화로 해야하기 떄문에 무섭지만 다시 트라이를 했더랬지요. 그런데 정말이지 그 여자가 무슨말을 하는지 도통 못알아듣겠더군요. 그여자도 한숨…저도 한숨..한 30분을 실갱이 하다가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40분이 넘도록 안돌아오는겁니다. 진짜 그때 얼마나 열이 받던지..이럴줄 알았으면 그여자 이름이라도 기억해둘껄…인터넷으로 고발이라도 하게 말이죠. 끊고 다시 걸었는데 다른 사람이 받았습니다. 그 사람과 그럭저럭 무난히 버벅버벅 하면서 잘 예약하고 끝냈던 기억이…
      전화영어는 정말이지 할수록 느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