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변치 않은 형편에 미국 유학을 와서 취업을 하였다.
몇년동안 외노자 신분으로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일한것 같다.
어떻게든 잘해보겠다고 집에와서 공부해가면서 휴일에도 일하고,
회사 사정이 안좋다고 내쫓으려고 겁박을 줘도 어떻게든 살겠다고 아둥바둥 대고,
영어만 잘하는 무식한 것들이 내 일 가로채고 빼앗아 가도 군말않고 버텼다.적당한 경력도 쌓였고 신분도 해결됬으니
좋은 직장으로 이직도 하고 좋은 배우자 만나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잘 살고 싶다.문득, 가는 길마다 가시밭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위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서 고생한다고. 그냥 포기하고 적당히 편하게 살라는데.갈 길이 멀다. 계속 끝없이 올라가고 싶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은데.
현실적인 문제가 와닿는다. 돈은 언제 모으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곧 정년퇴임이신데.
언젠간 한국을 가야되나. 무엇때문에 타지에서 개고생하고 있나.오늘 동생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가 우리몰래 주식을 하셨고 큰 빚을 지셨다고. 집안의 가세가 기우는데, 난 미국에 있는게 맞나 싶다.
아니 사실 미국에 있고 싶다. 한국에 안가려고 한다. 모른척하고 싶다. 이기적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