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이야기

  • #161820
    햇병아리 192.***.234.194 6160

    요새 재밌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네요..제가 가진거라곤 술병이랑 숙취밖에 없는데…
    여기 사이트에서 저도 도움 많이 받았던지라 이번엔 제 구직 할 때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머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이라고 해봐야 한국에서 산업기능요원한거랑 지금 직장뿐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고 써봅니다. 참고로 전 SE입니다. SE는 그냥 형식적인타이틀이고 날코더 입니다.

    한국에서 남들 다 군대 가서 2년도 채 안하고 오는데 나는 왜??~?웨??3년이나 이 짓거리를 하나(정확히는2년10개월이죠)……하면서 병특한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구직 활동 할때도 레쥬메에 경험으로 쓰는게 현업경험이니 관심을 많이 보이드라구요..한국에서 오라클이 몬지도 모르고 일 시작해서, 한 1달 해보니깐 안되겠다 싶어 OCP도 따놓으니깐중소기업에선 그거에 더 관심을 보이더군요..(한국에서는 그냥 족보 보고 아무나 다 따는데..험,…흠…;;)

    학교로 다시 돌아와 4학년 2학기가 되니 저도 구직 활동을 시작했습니다.(늦었죠..) 구직할ㅤㄸㅒㅤ는 저도 참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우선 레쥬메부터 썼습니다. 학교 커리어 센터에서 교정받고 인터넷에서 개발자들 레쥬메 검색해서 제가 원하는 레쥬메를 만들었습니다. 그 레쥬메를 들고 컴과에서 하는 행사에서  구글한테 내밀었습니다. 한 10초 보더니 “너 레쥬메 너무 형식적이야, 흥미롭지 않아”…겉으론 웃으며 속으로 욕하면서 그날 집에와서 몇시간동안 구글링 겁나 해서 새로운 레쥬메 만들었습니다. 근데 여기서도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 레쥬메는 지원할ㅤㄸㅒㅤ 마다 바꾸게 되더군요…잡서치하다보면 비슷비슷은 하나 특별히 회사에서 어떤걸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그런 기술들을 먼저 나열한다던지 그걸로 무슨 경험을 했는지 계속 끊임없이 수정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계속 careercup이나 glassdoor 또는 인터뷰질문으로 검색해서 시도때도 없이 봤습니다. topcoder가서 코딩도 하고 예전에 일했던거 코드도 다시 보고, 학교 공부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뻥입니다..졸업은 해야죠..한 4:6 비율)..구글닥에서 잡서치한거 날짜별로 다 적었습니다…dice, juju, myvisajobs(이 사이트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참 유용합니다.) 등등 많이 봤습니다. 지원한곳, 안한곳, 떨어진곳 ,연락없는곳들 다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학교 커리어센터도 매일 검색해서 지원하고 지원하고 또 지원하고…처음에는 연락이 어느정도 왔습니다. 그러다가 한 1달 끊겼는데 그때는 정말
    힘들더군요…


    그러다가 커리어센터에서 마소와 처음으로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머 그럭저럭 지나가고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은 열대우림하고 했는데 거기는 참 나무를 좋아하더군요..처음부터 끝까지 나무를 물어보는데 날코더인 저로써는 왜 그렇게 나무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ㅤㄷㅙㅅ습니다. 목공소 취직하는것도 아니고…열대우림을 또 그렇게 망치고 기본적인것부터 다시 준비했습니다. 데이타스트럭쳐부터 브레인티징 문제까지…정말 인터뷰는 할수록 느는게 느껴졌습니다.
    어떤곳은 학교면접을 보고 온사이트까지 가서 느낌이 좋았는데 떨어졌습니다. 처음 온사이트였는데 안되니깐 괜히 주눅들고 답답하고 짜증나더군요..그래도 그러고 신세한탄 하고 있으면 누가 일 시켜줍니까…더 준비해야지..전 인터뷰 볼때 사람이 바뀌거나 틈이 날때 인터뷰 질문들을 모두 적었습니다. 그리곤 집에와서 역시 구글닥에다 답들을 다시 적었습니다. (서칭도 하고 내 생각도 더해서 괜찮은 답변들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직장은 dice에서 보고 연락이 와서 전화 인터뷰하고(옆에 랩탑 놓고 서칭 완전 하면서) 온사이트가서 인터뷰하고 프리젠테이션하고..끝나고 가는데 매니져가 ‘굿럭’이러는데 “모지?잘 살아보라는건가?” 그러고 마음 접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기말 준비하면서 오퍼를 받았습니다. OPT 90일 룰을 걱정하는판에 받은 오퍼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일한지 4개월밖에 안됐지만 아직 구글닥들은 계속 업데이트 합니다. careercup하고 topcoder도 계속
    들낙거리고,
    계속 준비해서 대기업을 두드려야죠..마소와 열대우림 망치고 대기업들은 지원을 안했습니다. 제가 부족한게 느껴지드라구요..그래도 시야를 넓혀서 여기저기 보면 확실히 일자리가 많은것 같습니다..유학생들에게는 문이 좁긴 하지만 저같은 놈도 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취직은 운이 아닙니다. 노력이고 실력이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68.***.187.104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열대우림, 나무가 뭐죠? 전 디자인하는 40대중반이라 컴퓨터나 소프트웨어쪽은 문외한입니다.

    • 165.***.215.81

      재밌게 봤습니다. 전 박사과정 학생인데, 옆자리 중국애 인터뷰 준비하는걸 보면서 느끼는게 많네요. 몇 달간 줄줄이 낙방해서 좌절하다가 결국 막판에 어찌어찌 풀리더니 갑자기 열대우림에 가더라구요. 윗분께, 열대우림은 아마존, 나무는 tree (컴퓨터 알고리즘에서 사용하는 data structure) 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 하하하 38.***.147.130

      한국말로 읽으니 재밌네요.
      Amazon에서 tree 관련해서 많이 물어봤다는 소린것 같네요.
      그리고 Amazon 가시면 실제로 목공소 일 하셔야 되는게, 책상을 안사고 직접 만듭니다.
      일년에 한번씩 책상 만들기 대회도 있어요..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 xc70 66.***.89.247

      트리구조는 프로그래밍의 기본입니다. 실제로 코딩할때 그런 자료구조가 반드시 들어가죠… 그걸 모른다면 결국 웹개발하는 스크립터정도밖에 할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