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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초 인도양을 휩쓴 대지진을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태국 푸켓해안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국계 헐리우드 액션스타였던 제트리 (또는 이연걸)또한 이 대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대형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졌다는 보도가 (물론 나중엔 거짓보도로 드러났지만) 매일매일 반복보도 되면서, 이미 수십만으로 통계적 수치로만 집계되었던 대다수 인도양 해안가 거주자인 가난한이들의 죽음을 별로 중요치 않게 여기는 글로발 기레기 언론들의 수준도 적나라게하게 드러냈던 지진이었기도 하였습니다.제게 기억으로 아직 남아있는, 그래서 당시에 흥미롭게 읽었던 신문기사 하나는
인도양 어느 이름도 없는 섬 (아마도 국적으로 인디아에 속해 있는 조그만 섬)에 거주하던 구석기 시대 수준의 원시인들이 당시 대지진으로 사망자를 찾아 나선 인도육군 헬기에 보인 반응을 보여주는 사진한장 이었습니다.아주 큰 활을 메고있던 그 섬의 원주민들이 헬기를 향해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었는데, 이 장면을 설명하는 기사에선 구석기 문명수준을 가지고 있는 섬 원주민들이 씨그러운 소음을 내는 대형새 (Big Bird)를 향하여 활을 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대형새는 인도육군 헬기를 말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이들 원주민들은 2004년 인도양 대지진으로 단 한사람의 사망자도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의 글자도 아직 발명되지 않았고, 언어 또한 겨우 기본적 의사소통만 가능한 수준의 구석기 문명 언어였지만, 그 대신 동물들이 가졌지만 현대문명에 찌들은 21세기 인류가 잃어 버린지 오래인 초감가적 지각 능력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고, 이러한 초감각 덕분에, 대지진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대형 쓰나미가 인도양을 휩쓸기 전에 이미 모두다 높은 고도의 산위로 대피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러한 초감각적 능력을 독일 철학자 벤야민은 “미메시스”적이라는 표현을 빌려 지칭하는데, 그가 다음과 같은 말을 주장했습니다.
미메시스 능력은 인간이 주변세계에 적응하도록 한 원초적이고도 긍정적인 능력으로서 역사의 전개 과정에서 모두 소멸되는 대신 언어 능력으로 그 힘이 이전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영어가 미국 본토인처럼 유창 할 수가 없는 외노자 직장인으로서 우리는 위에서 제가 장황하게 늘어놓은 초감각적 능력 (즉 미메시스)을 벤야민이 주장하는대로 “영어 언어능력”으로 이전시키는게 불가능 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깨끗하게 인정할 수 만 있다, 차라리 2004년 대지진 당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았던 그 구석기 문명수준의 인도양 어는 섬원주민들 처럼, 우리들 신체 깊은곳에 혹여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이 “미메시스적인 능력”을 불러내어 미국직장생활의 생존능력을 키워나가야 하는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예를들면, 내가 직장생활 하면서 안테나 처럼 켜두고 있는 , 내 직장생활의 안정성에 관한 촉각입니다. 영어가 네이티브처럼 되지 않더라도, 내가 지금 현재직장에서 인정받고 안정적으로 당분간 별탈 없이 (주로 레이오프라는 탈이겠지요) 지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음주라도 당장 짤릴지 모르겠다는 어떤 징후들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 같은게 바로 미국직장 생활의 미메시스적 능력이 되겠습니다.
미국 직장생활 17년차로서 이러한 미메시스적 능력은 주로 인내력과 관련 되있다는 생각입니다.
제 눈과 귀 그리고 코로 감지되는 미국직장생활에 있어서의 입력데이터들중 나의 직장 안정성 관련한 데이터들을 분류하고, 그중에 크리티컬한 것들을 끈질기게 분석하고 판단해내는, 그래서 그 판단 능력으로 몇년을 더 현재직장을 다닐 것인지, 아니면 내일당장 다른직장을 알아봐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및 실행 프로세스는 인내력이라는 기본능력이 반드시 장착되어져야만 성공적으로 수행되어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영어는 아무리 노력해도 네이티브처럼 될 수 없고, 설사 된다고 하더라도 미국문화 깊숙히 자리잡은 인종차벼문화 때문에 직장생활에 그다지 핵심적 생존기술이 되지도 못한다는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영어를 백인보다 더 잘하면 잘하지 못하지 않는 흑인들의 차별을 인지마시고, 우리 황인종은 어떤면에선 흑인종들보다 더 불리한 입장이지요)
그렇다고 손놓고 멍하니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레이오프라는 칼에 목을 내어놓고 미국직장생활 막연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저는 2004년 당시 인도양 대지진때 건실하게 살아남은 구석기시대 문명수준의 어떤 섬 원주민들이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던 그 능력, 바로 독일 철학자 벤야민이 지적하였던 “미메시스”라는 능력이라도 발굴해서 미국직장 생활 생존해나가자라는 생각입니다.
영어는 판타지라는 점 잊지 마시고요.
미메시스 능력은 인간이 주변세계에 적응하도록 한 원초적이고도 긍정적인 능력이지만 이미 대다수 인류는 잊어버린지 오래인 점 또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잊은것들은 노력하면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이라는 것은 우리가 매일매일 직장에서 겪어내는 survival struggling이지요. 그래서 영어공부처럼 따로 할 필요도 없지요. 그냥 참고 버티면 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