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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에 적절한 내용인가 잠시 생각하다 제가 이 게시판밖에 안봐서 그냥 여기 올립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올해로 미국산지 9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부모님이 오셨는데 저희를 보시더니 의아해 하십니다.
요는 우리 사는 모습이 너무 널널하고 뒤쳐져 보인다는 겁니다.
한국에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중국어 학원에, 헬스클럽에…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자기개발한다 어쩐다 그러고들 사는데…
눈뜨면 코베가는 그런 세상에 젊은 사람이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세월아 내월아 신선놀음이나 하고 있다고…신선놀음으로 보일수도 있겠지요.
칼퇴근해서 아이들과 시간 보내고, TV 보고, 주말엔 쇼핑하거나 공원에 놀러다니고…
뭐 한국처럼 어울릴 친구들이 많지 않으니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게 되고, 칼퇴근을 하니 시간도 많고…관점의 차이 이겠지요.
누군간 이걸 여유로운, 인간다운 삶이라 할테고,
누군간 이걸 태만하고 뒤쳐진 삶이라 할테고…가끔씩 한국에서 지내는 친구들 소식을 들으면 놀랍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고,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누구하나 쉴틈없이 뭔가를 하는것 같은… 어학원을 다니거나, 박사과정을 병행하거나, 온갖 학회 활동에… 안그러면 살아남을수가 없다구..물론 그 와중에 온갖 사회활동에 여가생활에…저 스스로를 바라볼때
미국삶자체가 한국보다 훨씬 슬로우한 경향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비주류의 삶이 사회활동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울릴 친구들이 많은것도 아니고, 잘나가는 미국애들한테 받는 자극의 강도도 약하고(뭐랄까.. 시작부터 다르다는 생각때문인지 잘나가는 미국애들 별 자극이 안되더군요. 오히려 잘나가는 한국에 있는 친구소식이 훨씬 정신을 번쩍 들게 하더군요), 이렇다할 role model 도 많지 않고…그동안 사실 별생각없이 살았는데 새삼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