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9년만에 바보가 되었다?

  • #152190
    미국생활 68.***.28.229 6801

    이 게시판에 적절한 내용인가 잠시 생각하다 제가 이 게시판밖에 안봐서 그냥 여기 올립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올해로 미국산지 9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부모님이 오셨는데 저희를 보시더니 의아해 하십니다.

    요는 우리 사는 모습이 너무 널널하고 뒤쳐져 보인다는 겁니다.

    한국에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중국어 학원에, 헬스클럽에…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자기개발한다 어쩐다 그러고들 사는데…
    눈뜨면 코베가는 그런 세상에 젊은 사람이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세월아 내월아 신선놀음이나 하고 있다고…

    신선놀음으로 보일수도 있겠지요.
    칼퇴근해서 아이들과 시간 보내고, TV 보고, 주말엔 쇼핑하거나 공원에 놀러다니고…
    뭐 한국처럼 어울릴 친구들이 많지 않으니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게 되고, 칼퇴근을 하니 시간도 많고…

    관점의 차이 이겠지요.
    누군간 이걸 여유로운, 인간다운 삶이라 할테고,
    누군간 이걸 태만하고 뒤쳐진 삶이라 할테고…

    가끔씩 한국에서 지내는 친구들 소식을 들으면 놀랍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고,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누구하나 쉴틈없이 뭔가를 하는것 같은… 어학원을 다니거나, 박사과정을 병행하거나, 온갖 학회 활동에… 안그러면 살아남을수가 없다구..물론 그 와중에 온갖 사회활동에 여가생활에…

    저 스스로를 바라볼때
    미국삶자체가 한국보다 훨씬 슬로우한 경향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비주류의 삶이 사회활동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울릴 친구들이 많은것도 아니고, 잘나가는 미국애들한테 받는 자극의 강도도 약하고(뭐랄까.. 시작부터 다르다는 생각때문인지 잘나가는 미국애들 별 자극이 안되더군요. 오히려 잘나가는 한국에 있는 친구소식이 훨씬 정신을 번쩍 들게 하더군요), 이렇다할 role model 도 많지 않고…

    그동안 사실 별생각없이 살았는데 새삼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네요.

    • 원글 68.***.28.229

      부모님이 저희더러 미국화(별로 안좋은 뜻인듯…)가 많이 되어서 한국 들어오면 적응하기 힘들것처럼 보인다고 하시네요.

      갑자기 한국생활이 무지 빡세구나 싶은것이(물론 아는 바이지만)… 그냥 미국서 살아야 할까보다 싶네요.

    • dma 76.***.243.240

      저는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영어는 한국에서 도저히 배울 수 없을 정도로
      확실히 미국 직장에서 배우고 있으며 가족 특히 자식들과의 같이 보내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최고의 시간 투자입니다. 물론 시간 내서 골프라도 배우면 더 좋고요…한국에서 보다 골프배우기가 훨씬 수월하더군요…

    • 오잉 69.***.176.159

      미국에서 계속 사는 한 불평할 것 없을것 같은데요? 솔직히 한국이 사람 사는 곳입니까? 그 과다한 업무량, 스트레스 남을 밟아야만 자신이 일어서는 환경…미국이 훨씬 좋습니다. 원글님 말씀처럼 자신이 정체되는 듯한 느낌이 가끔 들때는 있는거 같아요. 사람이 약간 긴장이 있어야지 더욱 더 건강하고 발전하긴 한다고 하던데요. dma님처럼 골프나, 외국어를 배우시던가 한가지쯤 해보시지여?

    • 155.***.166.28

      소수의 미국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현대문명사회에서 뒤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소위 말하는 dynamic이 없어졌기 때문인데, 한국이나, 일본은 그런 면에서 월등히 앞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다른 이야기가 되겠죠.
      미국에서 평생 살 것이라면, 뒤쳐진 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한국으로 돌아 갈 것이라면, 꾸준히 자신을 연마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겠죠.

    • 알버트 192.***.94.105

      한국이 미국에 비하면 무지막지 다이나믹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간것도 아니지요. 스파르타 식으로 하면 뭘하겠습니까 효율이 낮은데…
      전 회사에서 딱 8시간만 채우고 집에 가지만 거의 놀지않고 점심도 대충 빨리먹고 일하다 보니 이것도 상당히 빡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국에선 출근하자마자 커피타임 가지고 수시로 인생상담과 대화로서 인간관계 다지고 그러면서 긴 하루일과 였지만 그다지 피곤하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여기서는 딱 8시간만 해도 상당히 피곤하더군요. 물론 그렇다고 다시 그 한국직장 문화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미국이 생각보다 그리 널널한것만 같지는 않습니다.

    • fred 199.***.103.254

      재밌는글이네요. 시각차겠지만,
      그 신선놀음이라는 것 때문에 미국에서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아이들 커가는거 같이 보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보내고. 직종마다 다르겠지만, 저같은 개발자의 인생은 한국은 사람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은 24시간 시간쪼개서 자기 개발하기 힘들구요, 24시간 스트레스받는 구조지요.

      예전에는 돈별러구와서 험한일들도 많이 했지만,요즘들어 미국에서 돈벌어 한국가기는 힘든죠.

    • henry 52.***.8.50

      저도 한국에서 직장 생활과 미국 직장 생활을 다 해보았는데 미국 직장 생활이 결코 널널하지 않습니다. 저는 주말에 집에서도 바쁘던데요. 가족과 슈퍼마켓 한번 가려해도 길에 운전하면서 버리고 다니는 시간이 적지 않더라고요.

    • …. 68.***.183.131

      저도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매번 세계최초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대는 신기술들..별로 흥미도 없고
      아이들과 함께 뒷마당에 달아놓은 bird feeder 에 모여드는
      새들 관찰하는게 더 재미있습니다.

    • 만성 24.***.238.132

      솔직히 일찍 퇴근하고 주말 온전히 보내는것(저는 한국에서도 주말은 확실히 쉬었지만 한주 걸러 한번씩 있던 경조사로 부터 해방되면서)도 이젠 뭐 시큰둥.. 그리 감탄스럽지 못하고요.
      애들하고 놀아주거나, 하릴 없이 인터넷이나 돌아다니는것 말고는 별로 할일이 없다는게 좀 허전하네요. 특별히 차타고 교외나가보는 것도 거기서 거기고… 골프도 이젠 별로고… 한국에서는 별로 심심하지 않았던 것같은데…
      뭔가 해야 하는데. 이 동네선 작심 3일은 커녕 시작 조차 하기 힘드는 군요.

      이 느려터진 미국 인간들에 점점 맞추어져가는 느낌 (좀 증상은 다릅니다만)

    • 한미친선 65.***.169.123

      자자.. 한미친선 도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