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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합격이란 말이 이상하긴 하지만 오퍼를 받은 게 아니라서 그렇게 썼고요.
얼마 전에 인터뷰 하고 진이 빠진다고 올렸던 사람입니다.일하던 스타트업이 문을 닫게 되면서 우버에서 CEO 포함 엔지니어 5명을 acqu-hire하는 걸 고려하겠다고 해서 인터뷰를 봤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에 봤는데 다음날 acqu-hire가 안됐다는 소식과 함께 월요일에 individual offer가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좌절과 희망 고문으로 오늘까지 잠 못자고 아주 피말리는 며칠을 보냈습니다.그리고 오늘, CEO가 우버랑 통화를 한 뒤 합격 소식을 전해듣고 우버 리크루터한테 전화해서 확인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를 extremely 잘 봤다면서 5명 인터뷰어 전부 아주 좋은 평점을 줬다고 홈런이라고 했습니다.CEO 입장에서는 여긴 포기하고 다른 회사와의 딜에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는 걸 보고 착잡한 심정이 들었을 겁니다.
투자자들은 회사 팔라고 압박하고 남은 사람은 5명밖에 안되는데 한두명이 빠져나가버릴 게 눈에 보이니깐요.
아마 그중에는 그래도 제가 제일 비핵심 멤버일 겁니다. 다들 시니어 데이터 엔지니어고 저는 2년 경력 generalist라..CEO는 제가 가고 싶은 데 가는 건 막을 수 없겠지만 다른 딜이 진행되는 8월 말까지는 결정을 보류해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꽤 큰 회사가 하나 있는데 ($1 billion에 팔린), 만약 거기서 돈도 더 주고 회사에서 중요한 팀으로 들어간다면 제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저는 이미 우버로 마음을 굳힌 상태라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 회사에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South bay에 있는 다른 큰 회사 온사이트가 하나 예정돼있고 구글도 한 번 도전해볼까, 그래서 오퍼 받으면 leverage할까 생각했었는데, 인터뷰 공부할 시간에 그냥 업무에 도움되는 공부나 하고 마음 편히 좀 놀고 싶습니다.그냥 우버 가고싶다고 확실히 밝히고 빨리 오퍼를 받아버리고 집도 알아보고 차도 팔고 마음 편히 있고 싶은데, 8월 말까지 지금 회사에 고용된 상태로 월급을 받기로 돼있는데 그냥 짤라버릴까봐 좀 불안합니다.
해외 여행도 가고 싶지만 혹시 보복성으로 해외 나가있는 동안 짤라버릴까봐 좀 무섭고…아무튼 힘들게 구한 인턴 삽질 하도 많이해서 리턴오퍼 못받고 졸업후 1년간 취직 준비해서 유니콘 스타트업에 스톡옵션 많이 받고 조인할 뻔 하다가 cheating한 거 마음에 찔려서 그냥 자백하고 못들어갔는데, 그 후로 들어간 첫 직장도 금방 망하고 두번째 회사도 망해가서 좀 힘들었습니다.
그냥 자백하지 말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 유니콘 스타트업 기사 볼 때마다 가슴이 저려왔었습니다.
그래도 정직하게 살고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야 다시 오겠지 하면서 만족하고 일해왔는데 이렇게 정말 가고 싶은 회사에 합격하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면 그 회사에서도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