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e Causal-Effect

  • #3618351
    ㄱㄱ 108.***.76.127 693

    오늘은 시황과 좀 무관한 얘기좀 해볼까하네요. 최근 한 동안 시장이 전강후약의 행태를 보여왔는데요. 가령 2021년들어 SP500지수는 오전거래 (9:30-1PM)중에 평균 9%상승한데 반해 오후 거래(1PM-4:00PM)동안에는 5% 하락했죠. 이런 전강후약이 옵션거래때문이라는 주장을 실은 기사가 흥미로와 공유합니다. https://www.barrons.com/articles/how-options-trading-is-driving-up-stocksand-driving-them-down-51626987387

    Susquehanna Financial Group의 파생 상품 전략 공동 책임자인 Chris Murphy라는 분의 주장인데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옵션 단타매매(day trading) 를 하는데 보통 오전에 상승에 베팅하기위해 콜을 사고 (call buy to open) 이에 따라 시장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당일 오후에 팔아 치우기(call sell to close)때문에 시장이 하방압력을 받아 지수가 흘러내리는 경향을 보인다는게 그분의 주장입니다. 일례로 어제 애플 (AAPL)의 오늘 금요일 만기 $146 콜옵션 거래량이 122,000 개였지만 당일 open interest는 고작 18,000개 계약만이 증가, 85%의 오픈포지션이 당일에 청산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말을 이해하려면 잠깐 설명이 필요할듯합니다.

    거래량과 open interest간의 관계가 좀 어려울 수 있겠는데요. Open interest 는 청산되지 않은 계약의 수라고 보면 됩니다. 가령, 철수가 어떤 주식의 콜옵션계약을 샀고 (buy to open) 계약이기때문에 분명 상대방 누군가(영희)는 콜옵션을 팔았겠죠 (sell to open). 간단히 말해 이 계약에서 매수자는 철수, 매도자는 영희가 됩니다. 그런데 철수가 계약이행전에 매수권리를 개똥이한테 팔면 어찌될까요(sell to close). 이렇게 되면 이젠 본 계약서상의 매수자는 개똥이, 매도자는 영희가 되죠. 어라? 그럼 철수는? 철수는 저 계약서상에서 완전히 빠져나왔기에 (포지션 청산) 권리도 의무도 없게되죠. 이경우 거래는 2개 (철수와 영희, 그리고 철수와 개똥이)지만 청산되지 않은 계약(open interest)은 거래가 늘어도 여전히 1개가 되는 셈입니다. 때문에 당일 거래가 많이 늘어도 open interest가 크게 늘지 않는 다는 건 철수같이 당일에 포지션을 취하고 청산까지하고 나오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고 그래서 Chris Murphy가 앞서처럼 주장한겁니다.

    궁금한건 콜옵션의 매매가 어떻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인데요…. 안타깝게 주장만 있지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더군요. 사실, 주식 옵션가격은 이론적으로 해당주식 (underlying stock)의 주가, 만기까지의 시간, 이자율, 주가의 변동률 그리고 행사가격에 의해 결정되거든요. 때문에 옵션가격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라 반대로 주가가 옵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거라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옵션을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하죠. 만약, 글쓴이가 말하듯 옵션이 주가에 영향일 미친다면 뱀의꼬리가 뱀의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 말할수 있겠네요.ㅋ

    그럼 현실세계에선 진짜로 이론대로 옵션가격이 주식가격에 영향을 못주는 걸까요? 굳이 이를 합리화하고자 한다면….스포츠 도박을 예로 들어보죠. 프로축구도박에서 어느날 서울FC와 전북FC경기를 앞두고 엄청난 사람들이 전북FC가 이기는 쪽에 베팅을 걸었다고 해보죠. 그렇다고 그게 전북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까요? 구단이나 선수들이 그 도박에 이해관계가 없기에 당연히 안그렇겠죠. 그런데, 만약 이해관계가 있다면? 그럼 얘기가 달라집니다. 경기자체보단 경기외적인 요인이 경기결과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때문이죠. 스포츠 도박과 관련한 승부조작(manipulation)이 그런 한 예가 아닐런지요.

    콜옵션 예에서 보면 옵션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걸 합리화해 설명하려 한다면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도자입장(보통 브로커 헷지펀드)에선 이를 역이용하기 위해 주가를 떨어뜨려 이득을 취하려는 이유가 생길테고 이게 오후에 주가하락을 초래하며 다른 한편으론 거래 상대방의 콜매도를 촉발, 매도포지션 위험커버를 위해 주식을 사들여야 하기에 오전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시장의 전강후약을 이런식으로 설명하기보단 차리리 반대로 주식시장의 전강후약 패턴이 오전에 강한 콜매수가 당일 오후 콜매도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이해하는게 더 이론에 부합하고 게다가 좀더 합리적일듯합니다. 게다가 주가와 옵션가격간의 “인과관계 (causal-effect)”와도 부합하는거겠죠.

    오늘 실업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은 약세로 출발했으나 오후들어 상승반전하면서 오름세를 보인끝에 결국 상승마감. 시장이 그래도 굳건하게 꾸역꾸역 오르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포트에 포함된 코어주식들의 활약과 지수의 오름세 덕분에 오늘로서 제 포트들의 밸런스는 전고점을 회복한 상태. 주요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다음주가 다가오니 꽤나 흥미진진해지는군요. 그렇지만 한편으론 어닝시즌이후 8, 9월은 또 어찌 보낼지 그건 좀 따분할 것같네요. ㅋ

    • brad 24.***.244.132

      다우는 많이 올랐지만, 제 포트폴리오는 $800불 정도 올랐던데….

      그냥 덮어두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 brad 24.***.244.132

        PBI 익절하기 전에는, 제 포트폴리오가 항상 – 여서 자꾸들여다 보는것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3-4만불 +이니,
        여유있게 덮어두는게 나을것 같음.

    • brad 24.***.244.132

      2 Step authentication을 걸어둔 이유가, 도둑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자꾸 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그래야 하는 이유가 더 큼.

      제가 아래에서 말했듯,
      주식은 자꾸 체크하는 사람에게서 가만히 놔두는 사람에게로 돈이 넘어가는 과정임.

    • 174.***.83.119

      ㅎㅎㅎ 친한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