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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항상 생각해왔던건데 밑에 잠깐 얘기가 나와서 글 써봅니다.
의사들이 환자가 말하는거 안 좋아하고 환자가 질문하는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찰 받으러 가면 되도록이면 말 안하려 하고 묻는 말에만 간단명료하게 답하는걸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횡설수설 중언부언 시간 잡아먹을터이니 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보통 진료받으러가면 의사 본인이든 간호사를 통해서든 가족력, 술담배, 직업 등등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을 먼저 묻습니다.
물론 머리가 아픈지 발이 아픈지 하는 정도는 당연히 묻고 답하게 되겠습니다.
그 사정 뻔히 다 이해하면서도 아쉬운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조금만 더 깊숙하게 파고드는게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겁니다.
좀 더 캐물어보면 단서가 되는게 나오고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언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냐는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면 할말 없지만 그게 안 중요한가? 어리둥절 했었습니다.
오랜 수련과 경험을 통해 핵심 포인트를 딱 잡아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는데 환자에게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 수집하는거 보면 솔직히 경험 수련 그런거 다 필요없고 오로지 물리적 검사 결과만 중요하다는거 같아 보입니다.
환자로서 항상 불안불안합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런 화두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