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와의 대화는

  • #3932322
    MED 98.***.100.163 574

    평소에 항상 생각해왔던건데 밑에 잠깐 얘기가 나와서 글 써봅니다.

    의사들이 환자가 말하는거 안 좋아하고 환자가 질문하는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찰 받으러 가면 되도록이면 말 안하려 하고 묻는 말에만 간단명료하게 답하는걸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횡설수설 중언부언 시간 잡아먹을터이니 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보통 진료받으러가면 의사 본인이든 간호사를 통해서든 가족력, 술담배, 직업 등등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을 먼저 묻습니다.

    물론 머리가 아픈지 발이 아픈지 하는 정도는 당연히 묻고 답하게 되겠습니다.

    그 사정 뻔히 다 이해하면서도 아쉬운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조금만 더 깊숙하게 파고드는게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겁니다.

    좀 더 캐물어보면 단서가 되는게 나오고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언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냐는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면 할말 없지만 그게 안 중요한가? 어리둥절 했었습니다.

    오랜 수련과 경험을 통해 핵심 포인트를 딱 잡아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는데 환자에게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 수집하는거 보면 솔직히 경험 수련 그런거 다 필요없고 오로지 물리적 검사 결과만 중요하다는거 같아 보입니다.

    환자로서 항상 불안불안합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런 화두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 조언 104.***.40.169

      혹시 본인이 영어가 미숙해서가 아닌가요?
      전 의사와 대화를 잘 합니다.
      궁금한것도 물어보고 작성지에 대충 쓰고 대화 때 소상히 말하죠.ㅋㅋㅋ
      안썼다고 야단 쳐도 씨익 웃고 맙니다.
      근데 실력이 없거나 일하기 싫은 의사는 듣기만하고 제대로 질문도 진찰도 안하더군요….
      의사를 다른분으로 바꾸다 보면 좋은 의사를 만나시겠죠

      • 글쎄 75.***.105.84

        님은 의사들 10분 진료본다는 주장을 하더니 이젠 또 의사랑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하나요?
        그게 바로 대부분의 (저는 전부) 의사들 진료 방식이죠.

        원글님, 미국의사들은 진료 시간 길어지는 것에 대해 다들 잘 감내합니다. 걱정 마시고 질문하세요.
        제가 아주 잘 아는 한 신참 의사는 진료와 상관없는 개인적 얘기까지 하는 환자들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런 것도 중간에 끊기 참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미국 의사들은 교육할 때 환자들 얘기 잘 들어주는 것으로 교육을 받는 것 같아요.

    • 지나가다2 209.***.195.1

      한국 병원인가요? 미국 병원은 귀찮을 정도로 말걸던데…

    • 7854566 136.***.82.169

      한국 대학병원 이야기하시는 듯.

    • 70.***.180.217

      ”의사들이 환자가 말하는거 안 좋아하고 환자가 질문하는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어.

    • 떠벌이 의사 68.***.165.48

      저의 주치의는 전형적인 백인으로, 제가 거주하는 곳을 기준으로 볼때, 아마도 동양인은 저 한명일 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엄청 떠들고, 미주알 고주알 엄청 이야기 많이 해요.

      심지어 혈압 재던 간호사분도, 저를 어디서 봤다고 마구 우기더니, 결국은 알아 냈어요. 짐에서 저 운동 하는 것 봤데요. 그것도 바로 옆 타운에서요. 거짓말이 아닌게요. 그땐 그 타운에서 일 때문에, 그 짐을 다녔거던요.

      누구는 백인이 너희는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말하는 걸, 인종 차별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요. 저에겐 너희들 다 똑같이 생겼잖아. 이런 이야기가 절로 나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