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off 의 시대- 주절주절

  • #3774393
    미국직장인 163.***.248.50 3363

    최근 다니는 회사에서 약 7-10%정도의 인력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나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기도 하다. 반도체 미국회사 2번째, 20년 경력. 그동안 4번의 대규모 (10% 이상) Layoff 경험하고 아직까지 당한적없음.

    30대때는 실력도 있고 헤드헌터한테 연락도 많이오고 갈곳도 많으니 layoff 하려면 해라. 대상자들보면서 일좀 잘하지 하는 맘…
    40대때는 그래도 일하는데 중심이고 나름 고과도 잘받으니 Layoff 는 내일이 아니다. 나가는 사람들은 좀 측은하네…
    50이 되니 Layoff 가 나에게 닥칠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이제 VP 들도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많고 연봉수준도 높은 편에 속하게 되고 HR 에서 low level 은 가급적 keep 하려한다하니 10% layoff는 내 레벨에게는 거의 30-40% 수준이라 볼수도 있겠다. 다행히 이번에는 넘어가는것 같고 layoff 대상자들과 (Retirement Package 받은동료들) 술한잔 하려한다. 몇년후에는 대상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 나이로 Layoff를 결정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급여가 높다보니 나이가 중요한 변수이긴 하다. 주변에서 대부분 50대에 회사를 나가게 되고 60 넘어 계시는 분은 10% 이하인것 같다.

    마음이 초조해지고 급하게 나의 Financial 상황도 체크해본다. 50 되면 바로 은퇴한다고 10년전부터 되뇌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아무리 계산해도 답이 뾰족히 없다. 만약 Layoff 되면 다른 곳에 가보려고 알아봤는데 경력이 이제 General managing 형태가 되어 쉽지 않은것 같다. 다시 현업의 세부적인 부분을 파려해도 골치가 아프고 , 더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막혀있으면서 사방의 벽이 점점 가까이 오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러다가 점점 조여들어 터지겠지….

    나중에 터지기전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이번 Layoff 대상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Plan A,B,C 를 생각해본다. 젊었을때는 이사님이라 하면 떵떵거리며 살며 돈많이 받고 일도 안하고 띵까띵가 노는것 같았는데 지금 그위치에 서있어보니 젊었을때가 훨씬 맘이 편하고 즐거웠던것 같다. 가진게 많아지고 욕심이 많아져서일까… 욕심을 내려놓고 Minimal Life 로 살고자 하면 Contractor 든 Part time 이든 일하고 그간 모아논 돈으로 사는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것 같은데 마음이 왜이리 불안한지,

    Layoff 되면 지금껏 누리며 살던 큰집도 팔아야 할것 같고 누리고 있던 많은것들이 사라질것 같은… 가진걸 놓기가 힘들어 오늘도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며 회사에 필요한 인간이란걸 보여주려하다. 이번 Layoff 넘기면 3-5년정도 수명연장… 개미같은 내인생… 하지만 돌이켜 봐도 난 더 잘하기 어려웠다. 지금 여기까지 온것도 열심히 살아온 결과이다. 더나은 인생 어쩌고저쩌고가 아니라 울자식들 대학 졸업할때까지는 지원해줘야, 버텨야 하는게 최소한의 아빠로서 의무이기도 한것 같다.

    5년후에 멋지게 은퇴를 하든 말든 Layoff 에 마음 조리지 않게 지금 이순간 더 준비를 해야 겠다.

    • 12345 73.***.142.145

      모든 직장인들, 특히 50대 또는 근처의 사람들의 고민이 아닐까요? 저도 50을 바라보고 있는데, 60까지만 버텨보자는 생각이 늘 강합니다.

    • 174.***.209.11

      남 얘기 같지않아 졸라 공감된다.
      아주 오래전에 들었던 노래가 생각나네..

      • 73.***.94.238

        가장의무게ㅠㅠ

    • D 47.***.245.230

      지극히 공감.
      젊었을땐 용기하나로 버텼는데, 늙으니 그게 안됨.
      내 생각도 비슷.
      걍 욕심을 버리고, 좀 더 낮춰서 오래가야할듯…
      결국 회사도 돈때문에 저러는거니까…

    • rui 71.***.82.71

      Thanks for sharing! This board needs more quality posts like this.

    • 1234 174.***.3.97

      이거 누가 소설쓴것 같은데… 미국 반도체회사에 이사급? 레이옵대상자들과 술? 이사급이 주말에 일을한다? 메니징하던 사람이 컨트랙으로 뭘한다고?

    • a 45.***.136.55

      반도체 미국회사 <— 이게 답입니다. 왜 레이오프를 걱정해야 하는지

      반도체는 불황이 아니라 거품이 빠지는 중인겁니다.

    • 상남자 172.***.175.17

      야 시끄럽고 가서 쥐포나 구워와라. 형아 간만에 쇠주한잔하자.

    • 오우 24.***.133.16

      제가 이럴까봐 25살때부터 401K 멕스로 넣었고, 부모님께 미리미리 상속받아서 한국에 서울이랑 수도권에 재건축 2채, 신축 1채 가지고 있고, 회사에서 받은 RSU도 하나도 안 팔고 다 가지고 있답니다 🙂 아끼고 아껴서 미국에서 작지만 방3개 화장실 2개 집도 샀네요!! 헤헿..! 50살 되려면 20년 남았는데.. 부자 되서 이런 고민
      안하고 살겠뜹니다!! >_<

    • 가장 174.***.193.118

      제 얘긴줄 알았네요. ㅎㅎ 공감 가는 글입니다.

    • Kjheirh 172.***.49.85

      힘내세요 저도 40대중반인데 60까지 일하는게 목표입니다

    • e 76.***.207.158

      그냥 니 능력껏 하면 안되겠냐?

      자식들도 왜 학비 비싼 미국대학에 꼭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나는 우리 부모님한테 대학학비 부담안줄려고 노력많이 했고 실제로 부담안드렸다. 내 모자란 능력으로 노력해서 미국유학와 엔지니어 박사까지 마쳤다. 근데 내 자식넘만 보더라도 지가 할 도리를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지가 공부안하는걸 보모가 어쩌겠나? 지난 학기에 알아듣게 그렇게 설명했어도 또 씨를 받아왔다. 씨가 뭔가? 이 수준낮은 미국학교에서 씨라니…. 지가 잘하면 장학금이라도 받고 대학을 들어갈수있을것을… 공부를 왜 하루에 1시간씩이나 해야 하냐고? 그래서 설명해주었더니…나중에 내탓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난 너한테 지금까지 죄선을 다했다. 나도 맘아프지만 그냥 내가 해줄수있을만큼만 해줄수있을 뿐이다. 내가 무슨 수퍼맨도 아니고. 나도 이 미친 망할넘의 나라 미국사는거에 지쳤다. 니가 미국살아 그런지 입만 살아서 니 하고 싶은건 하면서 해야할것은 안하드라. 지금 나이정도엔 스스로 알아 할때도 되었는데…입만 살은 미국이라서 그런건지… 그리고 독하게도 이기적인 느기 엄마한테도 지쳤다. 이여자는 여자에게 미국이 천국이라 지가 하고 싶은거 다하며 꽃뱀짓도 마다않고 잘먹고 잘산다. 이죄명이처럼 죄책감없는 소시오패쓰들은 참 좋기도 하겠더라. 조구기처럼 강철멘탈들이고. 그 소시오패쓰들의 강철멘탈들이 부럽다. 뭐 내사마 앞으로 신경 안써도 되는것들은 신경 안쓰려 노력하며 살아야 할거 같다. 독거노인아 우리 한국가자. 65살 넘으면 미국이 아파트주고 먹여살려줄거 같으냐? 아서라.

      • 104.***.117.158

        아들놈이 마눌의 악행을 다 따라하는데 백날 설명해봐야 소용없음.
        즉, 등에 빨대꽂고 호의호식하는 꼴을 이미 다 봐버렸음.
        너무 서운해마삼. 그런 남자들 엄청 많고, 나도 그런 부류임.
        난 그냥 대충 은퇴까지만 일하다가, 은퇴하면 돈 들고 도망가려고… 진짜다.

      • sdfasdf 97.***.42.88

        상도 아들 50억 받고도 잘 살고, 영수네는 100억 받아도 기본 조사도 안하고 이런거 보니까 박탈감 느꼈나보죠. 조구기네는 부인이 4년 감옥살이라도 하고 있지만, 누구 부인은 주가조작혐의 제대로 수사도 안되고… 간첩조작사건을 해도 높은 자리 가서 잘만 살고, 노인네들은 후진국일때 자라서인지 뭐가 더 잘못된 죄인지 감도 없고… 그러면서 중국 욕은 하는데, 나라가 검사 왕국되는게 중국 공산당 독재 통치랑 뭐가 다른지도 모르고… 이게 왜 무서운 건지도 모르고… 사실 파악하는 법도 잘 모르고 이상한 유튜브만 보다보면 그렇게 다같이 골로 가는 거죠.

    • 애플비 68.***.239.178

      반도체회사 다니고 내년에 40인데 52까지 10mil 모아서 은퇴하련다. 앞으로 7mil 더 모아야뎀

      • eecg 98.***.12.161

        52살에 모아놓은 10mil 70살 되면 1mil 가치도 안됨. 아무리 많이 벌어도 은퇴하고 나면 돈 순식간에 없어짐.
        그냥 일주일에 2~3일 출근할 수 있는 곳 찾아서 80까지는 일 할 생각 해야 함.
        내가 주변에 돈 벌만큼 벌었다고 은퇴하는 사람들 수십명을 봐 왔지만, 그중에 은퇴 후 수입 없이 10년 이상 돈 넉넉히 쓰고 사는 사람 못봤음. 반 이상은 5년 안에 회사로 돌아오고, 나머지는 진짜 아끼면서 20년 된 차 문짝 찌그러져도 고치치도 못하고 탈 정도로 궁핍하게 살고 있음. 20년 전에 산타클라라에 집 20만불이면 사던 시절에 50만불 벌었다고 은퇴하는 사람 많았는데 지금 가치로 생각하면 10mil정도 였겠지. 그런데 50만불 들고 20년 전에 은퇴한 사람이 지금 10mil로 자산을 불린 경우는 거의 없지.

        • 애플비 68.***.239.178

          음. 일단 현실적인 조언 감사. 나도 안해봐서 모름.
          그런데 지금 10mil이 인플레이션 계산기 돌려보면 20년전(2003)에 6밀정도임.
          앞으로 18년간 10mil이 1mil밑으로 떨어지려면 CPI가 매년 평균 13.65% 이상 증가한다는건데 이것 또한 가능성 없어보임.
          돈가치가 20년 지났다고, 드레곤볼 중력처럼 10배 20배로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임. 많이 잡아봤자 2-3배? 생각함
          10mil 모으면 5-10%만 현금화하고, 내가 좋아하는 부동산 6-8개쯤 가지고 렌탈인컴 (이미 2채 렌탈 돌리는중)과 주택상승(레버리지), 나머지는 인덱스와 맘에 드는 주식, 배당주 성장주 골고루 넣어놓고, 돈 굴리면서 사는 플랜임

          • 104.***.117.158

            돈많이 버는것보다, 은퇴후 씀씀이를 대폭 줄여야 가능해짐.
            은퇴하고도 지금같이 쓰겠다??? 준재벌이상 아니면 거의 불가능.
            아니면, 집을 담보로 잽히고 그거 다 쓸 작정하고 살던가…

          • ee2 98.***.12.161

            > 그런데 지금 10mil이 인플레이션 계산기 돌려보면 20년전(2003)에 6밀정도임.

            이거 단순히 인플레이션만으로 계산할 수 있는게 아님. 인플레이션 지수는 생필품 몇개 꼽아서 그거 가격 변동 추이로만 계산하는건데, 그렇게 인플레이션 계산 후보에 들어가는 생필품들은 정부가 강제로 가격을 못올리게 해서 상대적으로 심하게 가격이 덜 올라감.
            예를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수 척도로 사용되는 생필품에 계란, 감자, 우유 등이 있는데, 이런 생필품들은 정말 딱 인플레 만큼만 올랐음. 그런데 그에 비해 다른 상품들이나 집값, 학비 등은 10배~20배까지 오른 항목들이 많음.

    • 무교동 65.***.68.3

      미국 직장인 원글님의 글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시간이 있으시면 연락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832-2팔구-19이이

      감사드립니다.

    • Fact 172.***.132.133

      이렇게 좋은글에 똥같은 댓글들이..
      지금 30대 중반인데 많은 생각 들게하네요. 딱 말씀하신 그대로 찬바람 불지만 젊으니까 내 일 아니니까 난 괜찮지 이런 생각 하는데
      50대가 되면 정말 다를 것 같네요

    • Plan b 73.***.212.53

      불확실한 상황에선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된다 – 이말이 저에게는 많은 힘이 되더라구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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