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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리크루팅 시즌이 되니까 이곳에 KPMG Korean Practice에 대한 질문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는군요.
게시판 특성상 회계쪽에 관심 가지시는 분들이 많고, 그러다보면 빅포를 보게되고, 그러면 당연히 Korean Practice가 눈에 뛰죠.
뭔가 이미지상으로는 되게 안좋을것 같고, 차별받을것 같고, 한국적일것 같고, 걱정스럽지만 또 그냥 지나치기에는 자꾸 눈에 걸리죠. 어떤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많이 궁금한데 정보는 별로 없고….
저도 겪어봤습니다.
그래서 한때 이 조직에 몸담았었던 사람으로써, 이 곳이 어떤곳인가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장문을 써보려 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수없이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가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audit에서 일을 하였기 때문에 audit쪽만 설명드리겠습니다)
1. 조직구성
KPMG 내의 다양한 audit practice (Financial Services, Asset Management, Japanese Practice, Non-Profit/Governmental 등등) 의 하나로써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audit service를 제공합니다. LA, New York, Atlanta 총 3군데의 오피스에 소속되어있고, 총 인원은 tax 쪽 까지 두루두루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100명정도 될것입니다. 여기까지는 KPMG 웹사이트 가보시면 비슷하게 나와있습니다.
2. 클라이언트
한국 대기업, 은행, 그리고 조그마한 한국계 중소기업이 주 클라이언트 입니다. 그중에는 GP랑 비교해도 revenue size가 꿀리지 않을만한 대규모 기업도 있고, 정말 로컬 firm에서 만져야될 수준의 조그만한 기업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SEC 클라이언트는 KP가 전담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어짜피 미국에서 영업하는 한국관련 기업중에 SEC 클라이언트는 최근 합병한 은행들 빼고는 없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문화
팀이 한국사람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당연히 GP랑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한국말 많이쓰고, 한국적인 분위기 있습니다. 한국사람들 모아놓고 그런 분위기 없는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다만 그게 여기 사람들이 경멸하는 군대+꼰대적 한국 문화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미국회사이고 HR이 존재하기때문에 한국회사나 한국계 로컬 펌에서 볼수있는 그런 이해할수없는 문화는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못봤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사람들만 모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GP쪽 보다는 서로 본딩이 더 잘되고, 챙겨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회식도 한국음식 먹으면서 할수 있고 아무튼 여타 자신이 좀 한국적이라서 한국적인 문화를 원한다면 긍정적으로 볼 문화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적인 문화하면 당연시 따라오는게 회식+야근이죠. 먼저 야근은 KP가 GP보다 무조건 많이 일한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일이 많이보이는 이유는 KP는 연초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인원으로 많은 클라이언트의 데드라인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시즌때는 정신이 없습니다. 1~2월 한정으로 치면 KP가 회사내에서 제일 바쁜 팀중 하나일겁니다. 다만 KP는 12/31 Fiscal YE 클라이언트만 끝내고 나면 일이 널널합니다. (노야근+점프 스타트) 그래서 여름에는 GP잡으로 나가던가, 몇주씩 PTO/Sabbatical 을 쓰던가, tax/advisory잡으로 많이 로테이션을 나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습니다. GP 애들이 10-Q나 3/31,6/31 Fiscal YE 클라이언트에 불려가는거랑 비교하면 비시즌은 KP가 정말 널널하죠. 그래서 결국 Year-round utilization 비교해보면 KP가 GP에 비해 일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회식은 한국 클라이언트 분위기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아예 안하는 회사도 있고, 정말 시도때도 없이 오디터들이랑 술마시고 싶어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습니다. 이건 클라이언트와 팀분위기에따라 복불복이기 떄문에 어떻다.. 라고 단정지을수 없습니다.
4. exit option
KP도 어쨌든 KPMG 출신들이고, KPMG 오딧을 하기때문에 경력인정 못받는건 없습니다. 다만 SEC 클라이언트 경험이 없기 떄문에 그점은 문제가 될 소지는 있다고들 합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KP는 결국에는 한국 기업으로 밖에 못빠진다” 이 소리는 개소립니다. 정말 다양하게 네임밸류 높은 대기업 어카운팅 부서로 다들 빠집니다. 오히려 한국 기업들의 X같은 점들을 외부인으로 두눈으로 접하기떄문에 죽어도 한국 기업으로는 안가려고 하더군요. 제가 본 사람들중에서는 대부분이 private으로 빠지되 가끔씩 career change하시는분들 꽤 봤고, 한국으로 가시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KP는 결국에는 한국 기업으로 밖에 못빠진다” – 이말이 적용되는 경우는 Sr. Manager 윗급인것 같습니다. 스태프/시니어 레벨에서는 KP출신이라는 타이틀이 해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5. 차별대우
KP라서 차별대우를 받는건 없는것 같습니다. 연봉,보너스,베네핏 이런거에서 다를수는 없고, KP라서 firm wide 이벤트 못가고 뭐 이런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있을수가 없잖아요. KPMG 소속인데 어떠한 차별을 얘기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영어 못하고, 외국애들이랑 못어울려서 차별받는거라고 생각하면 그건 KP라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문제인 거구요.
결론
일 배우는거나 경력인정은 GP랑 비슷하고, 자신의 성격에 따라서 분위기가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다.
난 한국적인게 죽어도 싫다! 이러면 어짜피 적응 못할거고, 난 그래도 장단점있는 한국문화가 좀 곁들여진게 완전 생 미국회사에서 일하는것 보다 좋다! 싶으면 되게 즐거운 일도 많을겁니다.
여기가 최고다!! 라고 완전 추천 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들리는 비정상적인 얘기들은 사실이 아니다… 정도로 끝내고 싶네요.
KP로 시작하나 GP로 시작하나 결국엔 비슷하니까요.제가 글을쓰게 된 이유는 이 게시판에 너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KP에대해 유언비어 터뜨리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여기 게시판 특성상 어떤식으로든 한국이랑 엮이면 낮게 보고, 깔보는 문화가 기인한것 같고, 웬지 그럴것 같더라 라는 생각으로 그게 사실인냥 글쓰는 온라인 게시판의 한계인것 같아요. 아니면 자기가 찔러보고 떨어져서 악플 다는사람들도 있는것 같구요.
(KP가 특성상 경쟁률은 정말 쎄거든요. )그래서 게시판에서 그런 소리만 듣고 넘겨짚은다음에 recruiting event와서도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그런분들이 객관적으로 참고할수있는 글을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는데, 현직때는 쓰기 조심스럽잖아요.
좋게보자면 아시안으로 빅포 들어와서 당당하게 파트너까지 (정말 먼 얘기지만) 바라볼수 있다는점도 메리트인것 같고, 한국 기업 오딧하면서 황당한일도 많지만 재밌는일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경험이였던것 같습니다.
더 궁금한점 있으시면 댓글로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