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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은 CPA메리트 없다 하십니다. 공급 과잉이라고도 하시죠.
헌데 CPA를 염두에 둔 학생들 혹은 30-40대에 접어든 분들은 나름 절박해서 그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거에요.
딱히 오래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거든요. 백그라운드에 회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카드를 보는겁니다.
아예 백그라운드가 없으면 시험 조차 볼 수 없으니 해당 사항이 없고
그냥 제 경험을 조금 공유할 께요.주립대 경제학과 졸
한인회사 작은 미국회사 전전… 경제학과를 살릴만한 챈스가 별로 없더군요.
회사에서 경력쌓아서 연봉올려 이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전하다보니 몇년간 연봉도 제자리…미래도 안보이고
전형적으로 게으르게 학교생활 하다 망한 케이스죠.졸업전에 만지작 거리던 cpa 시험을 무작정 봅니다. 독학으로요. 사실 미국에서 대학 졸업했으면 독학으로 가능합니다.
시험 자체 난이도는 높지 않아요… 한번에 다 붙을 확율은 현저히 낮아요.일하며 어찌어찌 일년여만에 시험 다 패스합니다.
여기저기 넣어봅니다. 빅포도 넣어봤죠…연락 안옵니다. 당연하죠. 경력자도 아니고 신입도 아니니…정말 말그대로 레쥬메 한통 잘 써서 뿌렸습니다…근데 별로 쓸것도 없더라구요 말그대로 여기저기 전전했으니..
그냥 자격없이 cpa 시험 다 패스했음 포함해서 썼죠.구직 사이트에 올라있는 포스팅에 다 돌리고
구글에 어카운팅펌 쳐서 지역 어카운팅 펌에 다 돌렸습니다.
결과는요 인터뷰 몇번해서 유대계 중소규모 어카운팅펌에 입사를 하게됩니다. cpa가 한 스무명에 비cpa preparer가 서른명 정도인…제가 딱 레쥬메를 냈을 때 결원이 생겼던거죠.대표가 하는 말이 경력이 수년 있으나 무관하므로 $37,000준대요. 포지션은 택스. 가끔 오딧을 할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여기저기 몇년 굴러서 60K는 받고 있었거든요. 그 자리에서 45K은 줘야 먹고산다. 경력이 있어 일은 금방 배우고
시험도 통과했으니 기본 지식이 있다고 우겼(?)죠….. 택스는 해본 일이 없는데… 다행이 받아줬고 일 시작.첫날부터 좌충우돌. 유대인들 빡쎕니다. 한국인들하고 조금 다르게 빡쎄요. 눈치껏행동하고 최대한 일을 봐줬네요.
클라이언트들도 대개 유대인들 혹은 유대인들이 하는 비지니스 파트너들…
그렇게 일년…처음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애들보다 양적으로 꽤 많은 일을 했습니다. 빌링을 철저히 하기때문에 변호사들처럼 내가 한 일의 양이 보입니다.
첫해에 리뷰에 5K를 인상받았습니다. 협상이랄 것도 없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5K올려줄께…넌 아직 아무것도 몰라 하고 넘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았죠…사실 맞는 말이기도하고…또 개처럼 일년 열심히……
한 2년차가 되니…보이더라구요 다른 애들이랑 비교했을때 내가 일을 좀 깔끔하게 한다. 이제 좀 알겟다…그리고 제가 하는 일의 양이 공공연하게 다른 애들의 거의 1.5~2배정도가 된다는걸다시 일년이 지나고 두번째 리뷰…대표랑 앉아서 이야기 합니다. 30K를 올려줘라. 난 그만큼 받을 자격이 있다. 봐라 내가 일년간 한 일이다. 작년 리뷰 이후 진행한 모든 일을 서머리해서 보여줍니다. 이것만큼 한 직원이 있냐고 묻습니다. 다른 직원들 월급 수준을 우연히 알게된 후 좀 화가난 상태였거든요…좀 언저리로 맞춰야한다고 생각해서 미친척하고 30K를 올려달라했습니다.
50K에서 30K…안되면 그만이란 생각으로 불렀습니다. 유대인들 유명하다싶히 돈에 연연합니다. 1센트에 연연해요 얘들…근데 생각해보겠답니다. 엄청 구겨진 얼굴을 하고 생각해보겠답니다….미친척 불렀는데 생각해보겠다네…허허..일주일 뒤 대표 오피스로 부르더군요. 더 일하고 싶다. 블라블라블라…넌 일 열심히 하고 꽤 많이 (?) 한다…라고 하며 30K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10K는 가능하다…이게 한번에 올려줄 수 있는 맥스다…. 심각하게 이야기하더군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10K 여전히 큰돈이거든요. 그리고 혼자 60K면 그럭저럭 먹고 살수도 있습니다. 근데 무슨 오기인지 밑져야 본전이지…10K 더 올려라 열심히 할께…라고 했습니다. 바로 고개를 끄덕거리네요. 그래서 연봉이 삼년차에 70K가 됩니다. 그리고 CPA가 됩니다. 대표가 싸인을 해주었죠.
또 일년간 일을 그 페이스로 진행합니다..주 업무는 90% 택스입니다. 리턴 준비하는거죠. 대표랑 파트너들 엄청 꼼꼼해서 빡쎈테 배울것이 많습니다. 학교다니는 기분이 들정도로 리뷰/피드백이 돌아옵니다. 매일을 배우게 됩니다. 3년차 복잡해보이는 일들 비지니스 리턴들도 슬슬 돌아갑니다.
그리고 딱 삼년을 채우고 다시 리뷰기간. 리뷰는 매니저급과 진행 후, 대표와 점심을 하면서 진행합니다. 작년 리뷰처럼 일년간 한 일을 정리해서 가져갑니다. 대충 얼마를 벌었는지도 가져갑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작년에 내가 30k를 요구했는데 당신은 20k를 주었고 난 받아들였다. 그때 20k는 나름 파격적이었는데…(대표는 이렇게 인상을 해본적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진짠지는 모르지만) 어떠냐. 후회하는가라고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대답은 후회 안한다입니다. 그러면 올해는 30k를 올려줄 수 있는가라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이쪽 적성이 맞긴한건지 똑 일년간 일을 엄청배웠거든요…사실 시즌엔 주에 80시간 이상 개처럼 일했습니다. 그래봐야 일년에 넉달정도죠. 나머지 기간은 아주 널널하게… 어쨌든.. 20k 후회 안했으니 30k 올려주어도 후회는 없을 꺼라고 단언했지요.
대표 얼굴을 보는데 표정이 웃깁니다. 아니 웃고 있네요. 저보고 대단해대요…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답니다.
참나 3년만에 100k를 찍게된겁니다. 일반회사 연봉인상률이 3~5%되나요? 그나마 안정적인 회사나 그렇게 오르는데…
나름 이쪽에서 인정받은 기분이 좋더군요. 이제 곧 다시 리뷰 기간입니다. 몇년있다보니 자신도 생기고 해서 다른 큰 펌 경력직을 두리번 거리고 인터뷰도 몰래보고 했거든요…근데 문제가 저 연봉/베네핏을 맞추기가 어렵다는거예요. 어자피 장기 목표는 개인 오프시 개업혹은 파트너쉽으로 오피스 개업이니…반드시 빅펌을 갈 필요는 없는데 뭔가 체계적으로 일을 배워보고 싶어서 가고 싶어도 이젠 연봉 못맞춰서 못갑니다…. 올해 리뷰에선 적당히 20k정도 부르고 실제론 10k정도만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대표에게 그정도 원한다고 흘려놨으니 그렇게 될겁니다.이 글을 쓴 이유는…개인 경험을 공개하는 이유는 자랑하려는게 아니고요…사실 자랑할 것도 없죠…엔지니어들 시작이 100k라는데…휴우 🙂
cpa하면 그저 패배주의적으로 보는시선들이 팽배합니다. 특이 이곳에선요. 그런 시선이 안타까워서요. 근데 경력이나 비전공자도 이 일에 적성이 맞으면 들어와보시라는겁니다. 시험도 준비해서 보시고 한인cpa만 전전마시고. 저 영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요. 떠떠거리면 어찌어찌 해결보는 수준입니다. 영어가 안뛰어나면 일 양으로 밀어붙이거나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면 고마워들합니다. 회사에 불합리하게 시간이 걸리는 프로세스를 단순화 시켜주는 솔루션 제안해주면 고마워하고 그런게 실제 implement 되면 기분도 좋습니다. 기회가 많아요. 여기서 잘못된 정보로 그런 기회들을 못보는 일이 없었음합니다.
요는 해보시란거예요. 난 영어 못해 전공자도 아니니 회계를 해봐야 한인cpa밑에나 갈 수 있어…이러지 마세요.
이름없는 로컬에 작지만 아주 짭짤한 펌들이 도처에널려있어요. 최근에야 안것이지만 이런 작지만 스페셜라이즈된 펌들에서 연봉이 더 쎄다는 것, 빅훠보다 연봉이 후하다는 것 물론 베네핏은 딱 스탠다드합니다. 보험에 401k 끝.
그리고 이런종류에 펌에서 빅훠 경력으로 가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일을 빡세게 배워서 가서도 경력으로 부딪힐 만해요. 빅훠에 목적이 있다면 이런 루트로도 가능합니다. 오딧으로 스페셜라이즈된 중소펌들도 많아요.뜻이 있으면 목표 정하시고 그 목표까지 일단 가세요. 이곳 게시판이나 소문으로 cpa박봉…이런 인식으로 휘둘리면 암것도 안되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없으면 안되요. 모르면 배우겠다. 배워서 제대로 해내겠다. 이렇게 무대포로 들이대는게 생각보다 통합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 같아요. 꼼수는 몇번 통할진 모르지만 장기적으론 절대 안되요. 실제 일을 통해 어필하니 통합니다. 제가 운이 좀 좋은 것도 없진 않은거 같은데…이런 펌들 꽤 존재합니다. 계속 시도하면 됩니다.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