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칸의 큰집이 필요할까

  • #3633351
    칼있으마 73.***.151.16 308

    마눌은 매사에 급했다.

    채근하고 지적하고,
    시시때때로 몸이 달아 부아를 내곤 했다.

    선천적이라기보다는
    나와 결혼을 하고 나서 습득된
    후천적 성격이라고 봄 맞겠다.

    건 친구들 영향이 컸다.

    누구누구라고
    알 수 없는 친구들을 들먹이며

    그 친군
    방이 몇 개, 몇 스퀘어피트로 이살 가고
    찬 람볼기니에
    가방은 뭐니에
    목과 손가락에 끼운게 뭐니에
    남편이 얼말 벌어 몹시도 유능한 사람이며
    학교다닐 때 공부를 나 보다 못 했는데
    시집 잘 가 잘 산다며

    내 꼬라지 덕에
    자기 꼬라지 또한 내 꼬라지가 되었다며

    오로지 날 탓하는 걸로
    나와의 결혼생활을

    유지

    하려는 것 같았다.

    우리도 서둘러 빨리빨리 하루속히 돈을 모아서
    큰 집으로 이사가자, 차바꾸자, 가방사달라 뭣사달라.

    내키진 않았지만,
    걸 또 좋아하진 않지만

    등살에 못 이겨
    방 하나 딸린 조그만 집을 하나 장만해서
    이민생활 99 년 동안
    1년에 한 칸 한 칸씩 늘려갔더니

    지금은 우리집 방이
    99칸이나 되었다.
    .
    .
    .
    .
    .
    언뜻언뜻 들여다 보는 타동네에

    남들한테 욕을
    나만큼이나 얻어먹는 이가 있었는데

    내 보기엔
    욕하는 그 누구보다도
    몇 밴 재미있는 사람이어서
    가금씩 그의 글을 보곤 했었는데

    하룬 그의 글을 읽곤
    몹시 크게 웃다 몹시 큰 충격을 먹곤
    웃던 입을 다물었다.

    왜 사람들은 큰 집을 선호할까.
    다 호기지 않냐면서
    부모님을 모셔왔는데,

    부모님 두 분이 사시면서
    방이 서너 개에 앞뒷뜰이 있는데
    그럼 뭐하냔 거다.

    1년에
    한 번 들어가 보는 방이 왜 필요하냐면서
    중요한 건
    그의 부모님께선
    아직도 한 번도 안 밟아 본 땅이
    밟아 본 땅 보다 훨씬 많다는 거에 풰꼽을 잡다가

    옳거니 싶어

    (올커니
    옳커니

    하지마 이?

    옳거니로 쓰고
    올커니로 읽는겨 이?)

    그날 이후로 방을 한 칸 한 칸 줄이다 보니
    지금의 우리집은
    부부가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밟아가며 살기에 최적화된
    방 한 칸 짜리 집이다.
    .
    .
    .
    .
    .
    이곳에 놀러온 지 버얼써 99년.

    방이 99칸이나 되어
    잘 못 들어섰다간 길을 잃곤
    갈팡질팡 우왕좌왕하게 되는데,

    놀러 오는 이들을
    천 명, 만 명, 억 명으로 예상하곤
    99칸의 방을 만들었겠지만

    99명도 오지 않는 이 곳에의 99칸짜리 저택은
    사실 있으나마나한 불필요한 방들이기에

    한 칸 한 칸 줄여가며
    알뜰살뜰해지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99년이나 이곳에 머물면서도
    아직도 난
    96칸의 방은
    문도 안 열어 봤으니 말이다.

    아녀아녀아녀
    칼님이 모르는 소려.

    이곳에 사람 겁나게 많이 와.

    란 걸 보여주기식인 지

    어제도

    “나이 50먹고 빡센 곳으로 이직을 해야하나 ”
    “시작 부터 상사랑 불화.. 떠나야 하나요? ”
    “오퍼 거절해야할까요? ”

    한 사람이
    저렇게 제목만 바꿔 세 글을 써 댄다고

    아, 사람이 퍽 많이오는구나.

    랄 사람도 없고,

    자가발전기 돌려서

    조횟수 올려놓는다해서

    안 올 사람이
    마악 오는 것도 아녀서

    96칸의 방은 쓸데없기에
    살처분해야는 게 나을 것 같단 소리다.
    .
    .
    .
    .
    .
    달님러버님께서

    “오늘 저녁 메뉴?”

    란 글을 올리셨는데

    걸 보며 침을 삼키다 문득,

    버스터미널 앞 식당 문에

    99 종류의 메뉴가
    빼곡히 쓰여있는 곳은

    웬지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나는 이윤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 brad 24.***.244.132

      우리 아내는 업고 다녀야 겠네요….

      지난 22년간 단 한번도 뭘 요구한 적이 없음.

      솔직히 제가 부자가 된 것의 30% 정도는 아내덕입니다.

      • brad 24.***.244.132

        우리 집에 차가 없어도, 티비가 없어도 아무 불만이 없고….

        돈은 척척 잘 벌어서, 제가 생활비를 한번도 준적이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술, 담배 안하고 돈을 차곡차곡 모았는데….

        제 투자가 성공하고, 재산이 늘어가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것 같더군요.

        아내는 정말 저축 말고는 아무것도 안하는데,
        위험한 짓거리 하는 남자를 보면서 대리만족….?

        투자를 남성적인 매력으로 보는것 같음.

    • 223.***.251.120

      니가 글 쓰는 스타일인
      99줄의 긴줄글이 필요할까?
      그것을 생각하면 답을 찾을 것임
      염병성 사고도 좀 생각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