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박 50일 좌충우돌 유럽 생환기8 – 캣츠… 그리고 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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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만기 24.***.74.254 4734

    영국에서의 일정중 특별한 기억은 많지 않다. 바로 전 글에서 얘기했던 코벤트가든 일화말고 또다른 특이한, 그당시 다른 배낭 여행객들이 잘하지 않던 경험을 한 기억 중 하나는 지금 이야기하려고 하는 뮤지컬 관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물론, 나도 배낭 여행하면서 런던에서 뮤지컬 봤는데… 이런 분 계시리라 믿는다.
    그래도 어쨌든 내가 보러 갔을 당시에는 정말 배낭메고 뮤지컬 보던 분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배낭 여행하면서 런던에서 뮤지컬 챙겨보신 분들…
    그런 분들은 정말 뮤지컬에 관심이 많던가 아님 사전에 여행 준비 많이 해가신 분들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만기… 이미 전 글에서 주구장창 강조했다시피 사전에 아무 준비없이 갔었던터라…

    (뮤지컬의 본 고장 런던에 왔으니 뮤지컬을 한편 때려야겠다…)

    뭐 이런 생각 당근 해본적 없다.

    자… 사설이 또 길어어지기 전에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2박 3일간의 패키지 여행을 마치고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홀로 옥스퍼드를 다녀왔다는 기억은 있는데 바로 아래에 같은 방 쓰던 친구를 다시 만난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인지 @@@@@@
    어쨌든, 그 친구를 다시 만나 친구가 런던까지 왔으니 ‘오페라의 유령’을 꼭 봐야겠다며 극장(확실하진 않지만 Her Majesty’s Theatre로 기억됨)을 향하고 있는 상황…

    ‘형… 그나저나 형은 오늘 영국 떠나실거라면서요? 다음은 어디로 이동하실 거예요?’
    ‘글쎄… 어디로 갈꺼나?… 일단 극장 가서 시간보고 그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하지 뭐…’

    오늘부터는 진짜 혼자라는 생각에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였으나 역시 우리의 만기…
    두둑한 배짱과 무대뽀정신으로 오늘도 아무 대책없이 나보다 더 날 걱정하는 같은 방 친구에게 담담히 영국에서 대륙으로 가는 방법은 뮤지컬을 보고 난 후에 결정할 일이라며 일단 할일부터 하자고 맘 편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워낙 유명한 공연이라 예약을 해서 보려면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하고 지금 가도 반납표 외에는 표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마침내 도착한 극장…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너무 한산한 것이 비가 오려는 지 약간 어둑해진 날씨와 맞물려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뭐야? 여기 맞냐?’
    ‘어? 여기 맞는데… 이상하네… 잠깐만요 형… 제가 가서 좀 알아보고 올께요…’
    ‘그래… 빨리와’

    매표소를 향했던 친구가 약간 숨을 몰아쉬며 돌아와서는…

    ‘나~원~참~ 형… 다음주까지 극장 공사해서 공연이 취소되었다는데요…어떡하죠?’
    ‘뭐… 별 수 없지…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
    ‘형… 그래도 우리 다른 뮤지컬이라도 보러가요… 이왕 보기로 했는데…’
    ‘그럴까? 그럼…’

    그 친구와 함께 그리 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뉴런던극장(New London Teathre)으로 향했고 거기에서 우리는 공연중인 캣츠(Cats)를 보기로 하고 표를 구하기 위해 매표소를 찾았다.

    ‘형… 어떡하죠? 표가 없다는데… 예매를 하지 않고 당일표를 구하기는 어렵데요… 그래도 혹시 반납표 들어올 지 모르니까 기다려 볼까요?’
    ‘에이… 언제까지 기다려… 그냥 차표 파는데로나 가서 시간보고 바이바이 런던이나 해야겠다…’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그럼 넌 기다렸다가 보고 오든지… 난 갈래’

    매정하게 돌아서며 오는 길에 보아 두었던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Victoria Station: 실은 기억이 나지 않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나오더군요)으로 향하던 내가 안쓰러웠는 지 어느새 뒤따라온 친구가 투덜거린다.

    ** 여기서 잠깐 참고말씀 **
    이번에 검색하면서 보니까 영국에서 대륙으로 가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더군요. 그 중 유로스타라는 기차편이 있던데… 제가 여행하던 당시에도 있었는 지 모르지만… 어쨋든, 시도 해볼만한 것 같았습니다… 혹시 여행가실 분 있으시면 참고하시고 미리 알아보시길…
    **************************

    어느새 도착한 버스역(?)에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배낭을 멘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었고 배낭을 메고 있던 사람이라고는 달랑 우리 둘밖에 없었던 극장앞과 대조가 되어 새삼 (아~~아 나도 배낭여행중이지…)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어쨋든, 갈곳을 미리 정해놓지 않았던 나는 한국인들로 보이는 배낭 멘 사람들이 많이 있던 매표소에 일단 줄을 섰다.
    몇일 안되는 여행중 한국인으로 착각하고 몇 번 다른 동양인에게 실례를 했던 적이 있던 터라 바로 앞에 있는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분이 한국사람이길 바라며 그 친구에게 좀 큰소리로…

    ‘이거 어디로 가는건지 좀 알아봐 줄래?’
    ‘네… 형… 잠시만요…’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아가씨…

    ‘저… 한국분이세요?’
    ‘아~~~ 네 한국분이시군요…’
    ‘네… 이 줄… 암스테르담가는 표파는 줄이에요…’
    ‘그렇군요… 근데 앞에 보니까 한국분들 많으신것 같은데…’
    ‘네… 한국 사람들은 주로 영국여행 끝나면 런던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건너가는 코스를 택해요…’
    ‘왜?…’

    그 아가씨 나를 좀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며…

    ‘배낭여행 필독서 (유럽을 간다) 안 보셨어요?’
    ‘읽어본 적 없는데요…’

    더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거기에 보면 영국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건너가서 대륙 위에서 부터 아래쪽으로 어떤식으로 여행하라고 설명해 놨거든요… 그래서 배낭족들은 대부분 그 책에 나온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데…’
    ‘아!!! 그렇군요… 그럼 저도 뭐 사람들 많이 가는데로 일단 따라가면 되겠네요…’

    여행중이라 그런지 원래 성격이 그런지 무척이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이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서는 내심 (버스 옆자리에 같이 타고 갔으면 좋겠다) 뭐 이런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고 있던 만기…
    갑자기 어깨를 툭 치는 친구녀석때문에 무르익던(?) 상상의 클라이막스가 깨어져 약간 까칠해져서는…

    ‘왜?’
    ‘형… 이 사람이…’

    언제부터인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옆에는 키 큰 백인 신사가 서 있었다.

    ‘… 우연히 아까 극장에서부터 여기까지 같이 왔다는데요…’
    ‘그런데?’
    ‘표가 있다는데요?’
    ‘뭔 소리여? 무슨 표?’
    ‘캣츠…’
    ‘뭐…? 그래서…’
    ‘자기한테 2장 있는데 사겠냐고 물어보는데요…’
    ‘야~~~ 사기 당하는 거 아니냐?’
    ‘아닌거 같아요… 표도 확인해 봤는데 오늘 하는 거 맞고…’
    ‘근데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가 누군줄 알고 우리한테 팔려고 한다니?’
    ‘아~~~ 원래 같이 볼 사람이 있었는데 못보고 되서 반납하려고 극장갔다가 내가 표 못사는 거 봤데요…’
    ‘근데?’
    ‘그냥 극장에서 환불하려다가 우리가 배낭 메고 있는 거 보고… 우리는 오늘 못보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우리한테 팔려고 따라왔다는데요?’
    ‘그~으~래?’

    친구의 말을 들으며 다시 그 분(?)을 힐끔보니 암표상이려니 하고 선입견을 갖고 보았을때와는 확실히 사람이 달라보였다.

    ‘뭐… 확실한 거 같으면 사겠다고 해 보던가?’
    ‘네… 잠시만요…’

    친구가 그 분(왜 이런 존칭을 쓸까~요? 알아 맞혀 보시길…ㅋㅋ)을 향해 돌아서서는 기~이~인 물결표시를 날려준다.
    그 분 역시 기~이~인 물결표시로 대답…
    이렇게 물결들이 파도를 이룰때쯤 나를 돌아보는 친구…

    ‘형~~~ 이 분이 이 표 팔려는게 아니고 그냥 주겠다는데요?’
    ‘으~잉!!! 왜?’
    ‘그냥… 뭐 배낭메고까지 뮤지컬을 보려는게 좋아보여서…’
    ‘그럼… 어서 받아야지… 빨랑 고맙다고 하고 받어… 저 분 맘 변하기전에…ㅋㅋ’

    그 분에게 표를 건네 받으며 인사를 하는 친구…
    가볍게 목례를 보내는 만기…
    그렇게 표를 주고는 어디론가 멀어져가는 그 분…
    표에 가격이 적혀 있었는 지, 아니면 표에 있던 좌석번호와 극장에서 가져온 좌석안내표를 비교해서 알았는 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생각보다 엄청 고가였던 표가격에 놀라움 가득한 표정으로 환호작약하던 그 친구와 나…

    한참을 그렇게 알고 있던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그 분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하던 우리를 보던 내 앞에 아가씨…
    약간 부러움의 시선을 우리에게 날리며…

    ‘근데… 몇시표에요? 암스테르담가는 거랑 시간이 맞을 지 모르겠네요?’
    ‘헉… 그렇지… 야… 몇시에 쇼 시작이냐?’
    ‘음… 6시…’
    ‘그럼… 쇼 끝나고 나면 암스테르담가는 버스는 없을건데요!!!’
    ‘그래요… 허~어~참… 그러면 암스테르담 가는 거는 생각 좀 해 봐야겠네…’

    줄에서 이탈하는 나를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 (혼자만의 오해여~었 던 가 요? : 아 우리 유재하님…)
    어쨋든, 나는 그녀를 거기에 홀로(?) 남겨둔 채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으니…ㅋㅋㅋ

    ‘형… 그러면 형 오늘 쇼보고 나서 여기서 어디 묵을 곳 알아봐야죠?’
    ‘에~이 숙박비도 아까운데 뭐 그럴거 있나… 끝나고 나서 밤에 대륙으로 건너가는 다른 표 있나 알아보면 되지… 그나저나 빨리 가야 제때에 쇼 볼 수 있겠네… 서두르자…’

    이리하여 만기는 밤 11시에 런던에서 출발하여 파리로 향하는 버스표를 사게 되었는데…
    여기서 또 잠깐… 사실 위에서 기술한 시간들은 정확한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왜냐? 아시면서… 이 놈의 저주받은 기억력…ㅋㅋ

    어쨋든, 위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래와 같다.
    1. 표를 구했다. (원하는 뮤지컬표를…)
    2. 표를 못 구했다. (음… 뮤지컬 안보고 만일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표 샀었으면 그 아가씨… 으메…^^)
    3. 속 깊고 친절했다. (그 키 큰 백인아저씨… 세상에 이런 사람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4. 급하게 표를 구했다. (암스테르담 대신 파리가는 표… 쇼타임에 늦을까봐 서둘러서…)

    배낭을 보관소에 맡기고 쇼타임에 늦지 않기 위해 열심히 극장을 향해 뛰는 만기와 친구… (요부분 기억난다… 그 친구와 둘이서 겁나게 뛰었다… 마치 꿩잡을때처럼…ㅋㅋ -> 무슨 말인지 이해 안가시는 분은 이 게시판에 쓴 만기의 전작 “목숨을 걸면 꿩이 보인다”를 참조하시길…ㅋㅋ)
    가뿐 숨을 고르며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한 극장… 아까도 얘기한 바와 같이 무지하게 좋은 좌석이었다. (기억으로는 그 극장 좌석중 첫번째로 좋은 섹션의 좌석이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
    .
    .
    막이 내렸다.

    내심 극장에서 또 엄청난 일화내지는 만기의 오바를 기대하셨던 분들… 진심으로 죄송하다…
    캣츠…
    ~~~Memory~~~All alone in the moonlight~~~ 요런 가사의 Memory라는 곡외에는 잘 알아듣진 못했어도 무지 재밌게 봤다.
    하지만 뭐… 표를 구하는 과정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는 것 외에는 극장에서 특별한 일화는 없었다.
    죄송한 마음에 위에 극장사진 올려드려본다.

    자… 이제 극장을 떠나보기로 하자…

    생각보다 쇼가 늦게 끝난 탓에 우린 어쩔 수 없이 버스역(?)까지 또 꿩잡기를…(아까 말씀 드렸죠!!! 이해 안가시면…ㅋㅋ)
    늦게 도착했음인지 이미 승객들은 거의 탑승을 완료하고 출발 대기 중인 버스…
    헐레벌떡 버스로 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하고는 내 배낭을 보관소에 찾으러 간 친구를 기다리는 만기…
    역시 헐레벌떡 내 배낭을 들고 뛰어오는 친구…
    짐 칸에 내 배낭을 실어주는 운전사(맞나?)…
    그 친구와의 아쉬운 작별…
    승차…
    내 착석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출발하는 버스…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드는 친구…

    그렇게 몇 분이 흐르자 주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없었다.
    어딜가나 늘 당연한 것처럼 보이던 배낭족… 하나도 없었다.
    만원인 버스에 동양인이라고는 달랑 나 하나…
    순간 당황스러웠다.
    처음 아무 준비없이 와서 걱정스러웠던 나는 몇일동안 패키지 분들과 다니면서 나름대로 여행에 자신이 생겼었다.
    그 자신감은 어딜가나 마주쳤던 배낭족, 그중에서도 특히 많았던 한국분들에게 필요한 것, 모르는 정보등을 언제든 얻을 수 있었기에 생긴 것이었는데 막상 버스안에 덜렁 혼자 동양인이다보니 파리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이 버스에 오른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버스에서 틀어준 영화에서는 그나마 조금 알아듣던 영어가 아닌 불어가…크어억…
    엎친데 덥친격으로 갑가지 엄청난 허기가…
    그렇다. 쇼타임에 맞춰 이리 뛰고, 버스시간에 맞춰 저리 뛰느라 미처 저녁을 챙겨 먹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배고픔과 불안감에 떨며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몇번인가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려 했던 말…
    (버스가 어떻게 파리까지 가나? 영국은 섬인데… 다리가 연결되어 있나? -> 한심하죠… 근데 그때는 진짜 몰랐답니다.)
    (파리에는 몇 시에 도착하나? ->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느라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 지도 모르고 탔었답니다. 진짜 무대뽀라니까요…ㅋㅋ)
    쪽팔림을 무릅쓰고 몇 번의 물결을 날렸으나 돌아오는 주위의 대답은… &%$&%$(불어랍니다…ㅋㅋ)

    그렇게 불안에 떨며 2-3시간이 지나고 자정을 넘긴것으로 기억되는 어느 시점…
    갑자기 버스에 꺼져있던 불이 꺼지며 자고 있던 승객들이 하루 둘씩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무슨일이지? 벌써 파리에 도착했나? 바다는 건너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하던데로 따라 커튼을 열었다.
    그리고 보았다.
    까만 밤바다위를 버티고 선 채 주위를 밝히며 거대한 입으로 앞에 선 차량들을 낼름 낼름 삼키고 있는 큰 배…
    꽤 많은 수의 차량이 차례를 기다리며 일렬로 서서 배로 들어가는 광경에 압도되어 잠시나마 피곤함과 불안감을 떨치고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신 쏟아냈다.

    이윽고 내가 탄 차가 배로 올라갔고 그리고 얼마가 지나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음… 물론 나도 아무 생각없이 사람들을 따라 내렸고 그들이 가는 데로 따라갔다.

    (아!!! 이렇게 배로 바다를 건너가는 거구나…)
    조금전에 가졌던 의문이 풀리며 다른 사람을 따라가던 나는 매점(?)처럼 보이는 곳을 발견하고는 미친듯이 달려가 일단 줄을 섰다.
    이때가 딱 그 시점이었다…. 아사직전…ㅋㅋㅋ
    안되는 영어로 어렵사리 빵과 우유(만기… 우유 안먹는다. 먹으면 설*해서… 그래도 어쩌랴? 생각나는 단어가 Milk밖에 없었으니… 왜 Water는 생각이 안났던지…ㅜ.ㅜ)를 산 만기…
    우선 허기를 어느 정도 채우고 나자… 다시 이런저런 걱정이 밀려든다.

    (몇시에 파리에 도착할까? 너무 일찍 도착하면 어디서 자야하나? 도착해서는 어디로 가야하나? 설마 도착하면 다른 배낭족들도 있겠지?)
    (배낭족? 맞다… 아까 다른 버스들도 많던데 분명 배낭족들이 어디 있을꺼야!!! 빨리 찾아봐야지…)

    혹시하는 마음에 한참을 이리저리 다니던 나는 끝내 단 한명의 배낭족도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당시에 영국에서 여행을 시작한 배낭족은 누구나 암스테르담을 통해 대륙여행을 시작하는 일종의 불문율(?)같은 것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당시 유행하던 “유럽을 간다”라는 책자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1994년 여름에 유럽 배낭 여행가셨던 분은 경험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어쨌든, 정말 단 한명의 배낭족도 없었을뿐 아니라 그 큰배를 이리저리 돌아다녀봐도 심지어는 동양인도 아무도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배낭족 찾아 헤매고나자 밀려드는 불안감만큼이나 시장기또한 커져 갔으니…

    다시 매점(?)으로 향한 만기…
    또 빵과 우유를 사 드는 만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밤바다가 보이는 커다란 유리창을 향해 터벅터벅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만기…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막막한 기분이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오만가지 걱정때문에 빵과 우유를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게 먹고나서 물끄러미 도버의 밤바다를 보며 멍~

    ‘여름인데도 밖에는 바람이 차네요…’
    ‘네… 그러네요…’

    후~와~아~악…->만기 동공 커지는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천상의 목소리…
    아름다운 우리나라말… (여러분… 국어사랑합시다!!!…)
    정말… 정말… 예쁜 여자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환청은 분명 아닌데… 그 어디서도 동양인은 찾을 수 없었는데… 대체 어디서?)

    이런 생각으로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던 만기…
    아!!! 저기…
    화~알~짝 -> 만기 입 찢어지는 소리…

    그렇다… 만기는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만기가 무사히 여행에서 생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 중 두명의 여인들…

    아!!! 도버의 밤바다는 아름답기도 하여라!!!


    요즘 일이 좀 바빠져서 글쓸 짬을 내기가 어렵네요…
    혹시라도 제 글 기다려주시는 분들 계시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49박 50일 좌충우돌 유럽 생환기9 – 파리의 여인들… 길상사… 로 이어집니다.
    다음 글도 아마 빨리 올리기는 힘들것 같구요… 다음주를 기약해 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


    • 생환기팬 66.***.206.162

      도버의 밤바다, 저도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 기다림 12.***.58.231

      만기님 글에는 여인들이 많이 등장하네요? 부럽기도 하고 누가 과연 만기님 부인으로 간택(?)이 되었을까 궁금하네요. 암스테르담 가는 여인은 아닐것 같고… 파리로 간 두 여인중 하나일까… 아님 첫 비행기의 스튜어디어스… 아님 단체배낭여행에서 영국 불량배들과 맛짱을 뜨던 그 용감한 처자… 정말 궁금하네요. 다음 주 기대할께요.

    • 만기팬 71.***.72.187

      파리의 연인들 기대 됩니다. 바쁜일이 얼른 끝나시기를.. ^^

    • eb3 nsc 76.***.232.250

      저의 영주권 진행기도 나중에 웃으면서 올릴 날이 있을란지…. 그 당시는 참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참 재미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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